토토사이트, 꽁머니, 사이트 홍보, 구인구직 중심 종합 커뮤니티 | 올블랙
올블랙보증업체후기게시판

유머게시판

(공포) MOS.Q (part.4) 5편은 내일

익명
2026-09-30 16:28

윤지후는 자신의 행동이 과연 잘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했다. 그래도 김창수에게는 악감정이 남아 있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 고작 자신의 증오를 풀기 위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 약간은 경솔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김창수가 있으면 자신의 행동을 바로 옮길 수 없는 노릇. 윤지후는 애써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백미러 사이로 꿈틀거리며 일어나려는 이윤희를 보자마자 윤지후의 눈빛이 다시 차갑게 식어들었다.

“기분이 어떤가.”

먹이를 노리던 매의 눈처럼 매섭게 눈이 빛난다. 그런 윤지후의 말을 듣고도 못 들은 척 가만히 누워 있는 이윤희. 윤지후는 재밌다는 듯 한쪽 입꼬리가 스윽 올라가며 말했다.

“지금에라도 널 여기에 버릴 수 있어.”

“그럼 왜 하지 않는 거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윤지후를 노려보는 이윤희. 그 모습에 윤지후는 아무 말 없이 씨익 웃었다. 그 악마스러운 모습에 이윤희는 치를 떨면서 말했다.

“미친놈.. 그래서 창수씨를 그렇게 거리에 두고 온거야?”

윤지후는 유들거리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말을 안 듣더군. 게다가 널 위해 뭔짓을 할지도 모르는 위인인데 애초에 두고 오는 편이 좋았지. 뭐, 지금은 모기들 뱃속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야. 크크큭.”

“미친새끼..”

그 말에 살짝 고개를 틀어 손을 젓는 윤지후.

“아~ 안심해. 도착하는대로 죽여줄테니까.”

그 여유넘치고 가증스러운 태도에 이윤희는 무언가 결심한 듯 이를 악물고는 다시 운전을 시작하는 윤지후의 목을 양손으로 꽈악 조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윤지후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이윤희의 공격을 풀어내려 했지만 운전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매우 힘들어보였다.

“크.. 크윽. 이 미친년이 진짜..”

끼이이이익.

그 탓에 자동차는 옆으로 크게 돌아버리며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윤지후는 점점 조여오는 숨통을 애써 참으며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

끼이이이익.

엄청난 중력의 힘과 함께 주욱 떨어져나가 듯 두 사람의 몸이 앞으로 강하게 쏠렸다.

“꺄아악!”

천장에 머리를 강하게 박은 그녀는 괴로운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고 안전벨트 덕에 큰 화를 면한 윤지후는 자신의 폐로 들어오는 공기를 느끼며 안전벨트를 빠르게 풀고는 운전석에서 내려 뒷문을 바로 열었다.

“허억.. 죽일년.. 넌 여기서 허억.. 죽여주지.”

그 목소리를 들은 이윤희는 우악스럽게 뻗어 오는 윤지후의 손을 피해내려 했지만 워낙 빠르고 강인한 탓에 피해내지 못했다. 그대로 머리끄덩이가 잡힌 그녀는 한가닥 얇은 비명을 지르며 차 안에서 끌려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손에 그대로 딸려 오는 연약한 이윤희를 바닥에 그대로 패대기쳐버리는 윤지후.

“꺄아악!”

직접적으로 바닥에 닿는 통에 그녀의 무릎에서는 시뻘건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 고통이 상당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그녀를 가만히 보던 윤지후는 그녀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히고서는 손을 뻗어 미약하게 떨고 있는 그녀의 턱을 들어올렸다.

“넌 집에서 그대로 죽어야 했어.”

일말의 동정도 느낄 수 없는 차가운 눈빛. 그 속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낀 이윤희.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생각했는지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윤지후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

아무 말 없이 콧잔등에 흐르는 침을 닦는 윤지후. 덕분에 눈 쪽을 향해 파고드는 날카로운 공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크악!”

눈 쪽에 가해지는 엄청난 고통에 한쪽 눈을 부여잡으며 살짝 자세가 틀어진 윤지후의 몸을 강하게 옆으로 밀어낸 이윤희는 지체 없이 수풀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절뚝 거리며 빠르게 달리는 이윤희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던 윤지후는 눈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여자라고 방심하고 있던 것이 불러온 결과였다. 윤지후는 한쪽 눈을 찡그린채로 수풀 틈으로 들어간 이윤희를 바싹 쫓았다. 만약 이대로 돌아가 길거리에 있을지도 모르는 김창수를 만나게 된다면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 일반인과는 다른 김창수의 호신술이나 사격술이라면 그에게도 꽤나 부담되는 일임은 틀림 없었다.

부스스.

어른의 키만큼이나 자라 있는 수풀들을 해치며 그 속을 들어가는 윤지후.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도로에 서있는 차 방향 쪽에서 여러 마리의 거대 모기들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하아. 하아.. 하아.”

이윤희는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애써 고르며 자신이 숨을 만한 곳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보이는 거라고는 징그럽게 큰 수풀들과 그 사이에서 크게 뻗어 있는 소나무들이 전부였다. 이대로 적당한 위치에서 수풀 사이에 몸을 숨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윤지후 그 사람은 어디에 있던 간에 자신을 꼭 찾아낼 것만 같은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크흑..”

양 무릎에 느껴지는 통증에 금방이라도 주저 앉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저 끝없이 펼쳐진 수풀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 그녀가 가진 유일한 비상구였다.

“창수씨..”

문득 자신을 구해주었던 김창수의 얼굴이 떠오른 그녀는 눈가가 시큰거리는 것을 느끼고는 급하게 심호흡을 했다. 자신에게 인간다운 대접을 해준 남자는 그가 처음이었다. 물론 자신이 하는 일은 밝히지 않았지만 그라면 충분히 자신을 이해해줄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김창수를 구해주던 날. 그녀는 자살을 결심하던 차였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나 곧 다가올 지구 종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정말 우연한 계기에 바깥을 나돌아다니는 거대 모기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쫓기고 있던 김창수를 발견한 것이다. 솔직히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창수가 바로 옆집에 산다는 사실과 밖을 돌아다니는 괴물들을 생각하니 차마 김창수에게 차마 손을 뻗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그녀의 양심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계기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던 중에 평소에는 받지 못했던 인간의 대우를 받으며 어렴풋이 작은 희망이 생기기도 했다. 어쩌면 자신을 이해해줄 남자일지도 모른다고..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남은 여생 행복하게 살지도 모른다고.. 자살을 결심하던 그녀의 마음을 크게 돌린 것도 모두 김창수 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윤지후의 등장으로 모든 것들이 틀어져버렸다.

부스스. 부스스스.

수풀들을 해치며 나아가는 이윤희. 곧 그녀의 체력이 바닥난 듯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 앉아 버린다. 감기가 완전히 낫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꽤나 무리한 일이었다.

“하아.. 하아.”

금방이라도 자신이 오던 수풀 쪽에서 윤지후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불안감에 이윤희는 최대한 옆으로 기어서 움직였다. 바닥에 깔린 자잘한 자갈들이나 흙이 그녀의 몸을 서서히 덮기 시작한다. 그러나 인간의 살고자 하는 의지는 상당히 강했다.

“하아.. 하아.”

5미터 정도를 기어서 간 그녀는 바닥에 누운채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른.. 이 상황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맑은 하늘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끝없이 펼쳐진 수풀 사이를 해쳐나간다. 잠시라도 멈출 수가 없다. 차 안에서의 마지막 표정의 윤지후. 혹여 이윤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 수도 있다. 그 생각에 김창수는 걸음을 쉬이 할 수가 없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운이 많이 따라주었던 김창수. 여러 차례 거대 모기들이 그의 위를 지나갔지만 수풀 사이에 있는 그를 발견하지는 못했었다. 이 모든 것이 어서 그녀를 도우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인 김창수는 끝 없이 펼쳐진 수풀 사이를 해치며 걷는다.

부스스. 부스스.

하지만 평범한 길 위를 걷는 것보다 체력의 소모가 심한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후우..”

이대로 가다가는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힘을 제대로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김창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아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조용하고 거대한 수풀 사이에서 거대 모기가 나타날 것 같은 불안함이 스멀스멀 그의 마음을 지배해간다. 문득 고라니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르는 김창수는 고개를 저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후우.”

너무나 푸르고 깨끗한 하늘이었다. 김창수는 고개를 뻗은 그대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가만히 새겨 넣기 시작했다. 그 짧은 시간도 잠시 어느 정도 숨이 안정된 김창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빠른 속도로 수풀들을 해치며 나아간다.

“조금만 기다려요. 윤희씨.”

“빌어먹을 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풀들을 헤쳐나가는 윤지후.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이윤희 생각에 그는 눈가에서 흐르는 피를 제대로 지혈하지도 못한 채로 무작정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보이는 거라고는 거대한 수풀들뿐. 도망치는 자에게는 정말 최적의 조건이다.

“후우..”

이대로는 안되겠는지 걸음을 멈춘 윤지후는 몸을 낮춰 바닥을 유심히 둘러 보기 시작한다. 마지막 시야에서 사라질 때 피를 흘리던 이윤희의 모습을 감안한다면 아주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

“후우..”

하지만 단번에 그 흔적이 눈에 잡힐 리가 없었다. 윤지후는 침착하게 앞으로 나아가며 수풀들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그러던 중 희미하지만 확실한 붉은 뭔가를 발견한 그는 눈을 빛내며 이윤희가 남긴 것일지도 모를 흔적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본래 가지고 있던 체력보다 크게 무리한 탓에 한 걸음조차 움직일 힘이 남아 있지가 않다. 그러나 여자의 감은 무서우리만큼 예민하다고했던가.. 금세 뭔가를 느낀 이윤희는 이를 악물고서 몸을 일으켰다.

“아윽..”

무릎을 통해 전해져오는 통증에 이를 악문다. 이대로 멈춰서는 안된다고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의 풀리기 직전의 두 눈을 멍하니 자신이 온 수풀 방향을 보던 이윤희는 다시 돌아가는 방향으로 열심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부스스. 부스스.

그러던 중 앞에서 들려오는 자그마한 소리에 걸음을 멈춘 이윤희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가만히 앞을 주시했다. 가만히 소리를 들어보니 상당히 작은 몸집의 생명체가 이리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협이 되지 않을거라고 판단한 그녀는 그 소리를 따라 앞으로 주욱 걸어나갔다.

부스스. 부스스.

점차 가까워지는 소리. 한 걸음. 한 걸음 디딜 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 때문에 신음 소리를 흘리는 그녀에게 다가오기라도 하듯 그 소리가 바로 지척이다.

부스스.

마침내 수풀 사이를 뚫고 나온 검고 작은 생명체. 뾰족한 귀와 붉은 눈.. 산토끼였다. 산토끼는 뜻밖의 낯선 생명체의 등장에 겁을 먹었는지 그 자리에 멈추고는 이윤희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지 아니면 지금 도망가야하는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에 작은 한숨을 쉰 이윤희가 말했다.

“안심해.”

“....”

빤히 이윤희를 올려다보는 산토끼. 이윤희는 그 상황에 오래 대치하기 싫었는지 느리게 걸음을 옮겨 산토끼 옆을 지나쳐갔다. 그 순간에도 그녀의 다리를 물거나 도망칠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산토끼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키이이-

순간 그녀의 귓가에 울리는 날카로운 소리.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 소리. 그제서야 그녀는 왜 산토끼가 가만히 서있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바로 근처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옆으로 몸을 최대한 작게 숙이고서 주위를 살폈다.

키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들려오는 소리다. 두근거리며 뛰는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듯 소리가 점차 커진다. 이대로 제발 지나가기를.. 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이윤희. 이런 상황에 놈들에게 노출이라도 된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람이 헤쳐나가기에는 더딘 수풀.. 결정적으로 그녀에게는 아무런 무기가 없다. 놈들에게 걸리면 바로 죽는 것이다.

“....”

슬쩍 뒤를 돌아보니 산토끼의 작은 뒷모습이 그녀의 눈에 잡힌다. 녀석은 알고 있기라도 한걸까. 새삼 동물의 놀라운 감각에 감탄한 그녀는 문득 생각했다.

‘여기서 멈춘 것은 놈들에게 걸릴지 않을거라는 것을..?’

그 생각이 맞다면 산토끼가 저 자리에 꼼짝 않고 움직이지 않을 리가 없다. 다행히도 그녀의 그런 생각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는지 놈들의 소리가 점차 멀어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는 산토끼. 그 작은 뒷모습에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표시한 그녀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키이이-

바로 근처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윤지후는 헛바람을 삼키며 몸을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이윤희에게 당도하지 못하고 저런 거대한 녀석들에게 피를 빨리며 죽는 것이다. 그럼 애초에 김창수를 버리고 간 것도 이윤희를 차에서 끄집어 낸 것 모두 자신을 고생길로 던져 넣은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크으..”

모두 헛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윤지후는 이를 악물고 그 소리가 멀어지기만을 기다렸다가 다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스스. 부스스.

그리고 앞에서 다가오는 무언가에 걸음을 잠시 멈춘 윤지후는 이내 작은 동물이라고 판단하고서는 빠르게 걸어나간다. 거대한 수풀들을 손으로 헤치며 걷는 도중 조그맣고 뾰족한 귀를 가진 산토끼가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쳇.”

바람에 침을 뱉은 윤지후는 문득 한쪽 땅이 붉게 변해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을 빛냈다. 그리고 몸을 숙여 붉은 것을 머금고 있는 땅을 가만히 만져보던 윤지후는 낮게 중얼거렸다.

“가까이 있군..”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 그 생각을 한 윤지후는 올 때와는 비교도 안될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부스스. 부스스.

거대한 수풀들이 온 몸을 때리듯이 막아서는 것 같았지만 그 작은 충격에 오히려 흥분이 된 윤지후는 걸음을 멈추고는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와 멀지 않은 곳에서 미약하게 들려오는 수풀 소리에 악마 같은 미소를 지은 그는 그 쪽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부스스. 부스스.

여러 차례 수풀들을 걷어낼 때 마다 느껴지는 또 다른 기운. 분명히 이윤희가 맞을 거라고 생각한 윤지후는 괴상한 웃음을 흘리며 빠르게 다가간다. 그런 그의 노력이 닿았는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이윤희의 뒷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큭큭큭..”

드디어 원하는 목표에 다다른 윤지후는 낮은 웃음을 흘리며 빠르게 다가간다. 시야 끝에서 절뚝거리며 수풀들을 헤치고 나아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한 없이 처량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윤지후에게는 하등 상관이 없는 듯 하다. 그 뒷모습을 향해 윤지후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윤희!”

우뚝.

그 소리에 기계적으로 걸음을 멈춘 이윤희는 느리게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윤지후의 눈에 똑똑히 잡혔다. 그리고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볼 때 알게 모를 쾌감을 느낀 윤지후는 권총을 꺼내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 지루한 추격전을 끝낼 수가 있게 되었다.

“후우.. 힘들지도 않냐?”

윤지후의 말에 여전히 두려운 얼굴을 한 채 가만히 서있는 이윤희. 그 속에서 승자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잔뜩 도취된 그는 여유있는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간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수록 윤지후는 뭔가 불안하다고 느꼈다. 앞에 있는 이윤희의 시선은 자신에게로 향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그 시선은 지극히 자신의 뒤를 향해 가있는 것이다. 그 순간에서도 냉철히 머리를 굴린 윤지후는 앞으로 크게 몸을 굴리고는 자신의 뒤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키이이-

역시나 거대 모기 한 마리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마터면 허무하게 죽을 뻔했다. 그 고비를 넘긴 윤지후는 침착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 모기의 대가리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그러자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대 모기. 다 잡은 멋잇감을 놓쳤다는 분한 마음 때문인지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윤지후가 아니었다. 그는 잠시 호흡을 멈추고서 그동안 갈고 닦은 사격 솜씨로 거대 모기의 대가리에 총알을 날렸다.

타앙-

퍼억.

뭔가 단단한 것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퍼덕거리며 이리저리 날뛰는 거대 모기. 대가리를 잃은 탓에 몸의 제어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런 짧은 순간에도 뒤에 있을 이윤희 생각에 다급히 고개를 돌린 윤지후. 그러나 그의 시야에 비치는 것은 거대한 수풀들 뿐이었다. 하지만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상대는 여자고 자신은 남자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우세하다. 더군다나 상대는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운도 좋군. 빌어먹을 년.”

그렇게 중얼거린 윤지후는 빠르게 이윤희가 사라진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지막 윤지후가 보여줬던 순간적인 행동은 이윤희를 절망에 빠뜨리게 했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하고도 날카로운 사격솜씨. 그녀의 시선처리가 불안했던 탓이다. 끝까지 윤지후를 보며 대치하는 상황이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 갈수도 있었을 것이다.

부스스. 부스스.

거대한 수풀들을 헤치며 나아간다. 그와 비슷한 소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온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이대로 잡히는 것은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무슨 방도가 없을까.

“흐윽..”

양 무릎의 통증은 고통스럽다 못해 얼얼하다. 감각조차 느끼기 힘들 정도다. 자신의 무릎이 맞는지 의심스러울정도지만 삶의 갈림길에서는 그런 편한 투정을 부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부스스스.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소리. 지척이다. 이윤희는 힐끗 뒤를 돌아보고서는 이제 완전히 보이는 윤지후의 얼굴을 보고는 허탈한 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여자의 몸으로는 도저히 따돌릴 상대가 아니었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쉬며 자신에게 접근하는 윤지후를 멍하니 바라보는 이윤희. 그 무방비적인 태도에 윤지후 역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일정 거리를 두고 멈춰섰다.

“후우..”

“하아..”

서로 말없이 숨을 몰아쉬기만 하는 두 사람. 생각지 않은 추격전.. 여자 하나를 쫓는 것은 큰 무리가 없었지만 도중에 만난 거대 모기 때문에 오감을 바짝 세우고 추격한 탓에 힘을 거의 소비한 윤지후. 그의 두 눈은 먹이를 노리는 야수의 그것처럼 반짝이기 시작한다. 곧 다가올 죽음을 예감하기라도 했는지 이윤희는 힘 없이 입을 열었다.

“나.. 날 죽여서 얻는게 뭐..지?”

그 말에 윤지후는 차가운 눈을 하고서 고개를 저었다.

“없어.”

“그럼..왜 나.. 날?”

“그저.. 네가 거기서 일했다는 것. 그게 이유다.”

“고작.. 그런 이유로?”

“3년전.. 일어났던 인질극을 기억하나?”

윤지후의 말에 이윤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3년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떠올렸다. 한가로운 유흥거리에 일어났던.. 지독한 혈향이 코를 깊숙이 찔렀던.. 그날의 사건이 어렴풋이 기억나기 시작한다. 아마 그때 이후로 경찰들과의 사이가 꽈배기처럼 틀어졌으리라..

이윤희의 표정을 보던 윤지후가 말했다.

“기억나겠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으니까.”

“그게.. 나랑 무슨 관계야.”

“있어. 거기서 일했던 ‘것’들은 모조리 죽어버려야 해. 그 중에 너도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구. 왜 피곤하게 생각같은 것을 하려고 하지? 넌 그냥 가만히 내 손에 죽기만 하면 돼. 뭣하러 이렇게 체력을 빼면서까지 도망을 가야겠어? 봐, 결국 이렇게 너는 잡혔잖아.”

윤지후는 한손에 들린 권총을 들어 자신을 올려다보는 이윤희에게 겨누며 천천히 다가갔다. 점차 사이가 가까워지자 이윤희는 체념한 듯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 모습에 승리의 미소를 지은 윤지후는 그녀에게 가까이 걸어가 쭈구리고 앉았다.

“어때? 죽기 전의 기분이.”

“....”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윤희. 그 모습에 윤지후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탐스러운 육체를 한번 훑어 보았다. 온갖 흙에 더럽혀져 있는 몸이지만 보통 여자와는 다른 볼륨있는 몸매와 각선미 덕인지 색의 기를 진하게 풍기고 있는 이윤희의 모습에 윤지후는 자동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

놀란 토끼 눈을 하며 윤지후의 손을 쳐내는 이윤희. 그 모습에서 더욱 야릇한 미소를 지은 윤지후는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눈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그녀는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마지막.. 깨끗하게 보내줄 수는 없는거야?”

그 말에 윤지후는 우뚝 멈춰서고는 이윤희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깨끗?”

그리곤 순간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 끄덩이를 강하게 움켜 잡은 윤지후. 그러고는 흙 바닥 위에 그녀의 얼굴을 그대로 내리 꽂았다.

퍼억-

“꺄아악!”

연약한 그녀가 건장한 남성의 힘을 저항할리 만무했다. 볼썽 사나운 꼴로 얼굴이 바닥에 처박힌 이윤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머리를 누르고 있는 단단한 손목을 양손으로 꽈악 잡았다. 버둥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윤지후가 말했다.

“네 까짓게 뭐라고.. 여지껏 걸레처럼 살아온 네년이 깨끗하게 보내달라? 하.. 하하하하!”

그 말이 상당히 자극적이었는지 이윤희를 압박하는 손아귀의 힘이 더욱 거세졌다. 그럴 수록 이윤희가 내지르는 고통의 비명소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한동안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윤지후는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네 말이 맞아. 이왕가는거 탈 없이 보내줘야지. 그래야 저승에서 나를 원망하면서 기다리지 않겠어?”

“끄으.. 흐윽..”

바닥에 엎드린채로 울음을 터트리는 이윤희를 빤히 보던 윤지후는 그녀를 강제로 일으켜 세우고서는 눈을 마주보며 물었다.

“어떤게 좋아? 네가 골라봐. 총? 질식사? 아니면.. 거대 모기의 밥?”

“흐윽..”

그 말에 이윤희는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였지만 강한 윤지후의 손길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 수 밖에 없었다. 잔뜩 찡그려진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보던 윤지후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네가 선택하게 해줄게. 자, 골라봐.”

아무말 없이 울기만 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내 싫증이 났는지 윤지후는 놀고 있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강하게 쳤다. 짜악- 소리와 함께 고개가 휙 돌아가버리는 그녀. 갑작스러운 통증에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한 눈으로 윤지후를 바라보기만 하는 그녀.

“어린애처럼 질질 짜니까 그렇지. 시간 없어. 3초 준다. 그 전에 결정해. 안 그러면 내가 원하는대로 널 맘대로 갖고놀테니까.”

다시 욕정에 사로 잡힌 눈으로 말하는 윤지후를 보자 온 몸에 소름이 돋은 이윤희는 최소 마지막은 인간답게 죽는쪽을 택했다.

“3.”

“....”

“2.”

“..총.”

미약하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소리에 윤지후는 고개를 숙이며 다시 물었다.

“뭐라구?”

“..총.”

다시 고개를 들어 고장난 인형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가만히 보던 윤지후는 권총을 들어 그녀의 뒷통수에 가까이 대었다. 차가운 금속이 닿자 눈에 띄게 움찔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작게 미소 지은 윤지후는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

“없어?”

“..개새끼..”

“뭐?”

“개새끼 나가 뒈져라!”

발악적으로 외치는 그녀의 소리를 한 귀로 흘린 윤지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언젠가 죽겠지.”

철컥.

다음 총알 발사를 위해 장전되는 권총.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이윤희는 멍한 눈으로 땅을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강렬한 저항을 할 힘도.. 그럴 마음도 없는 그녀에게 기다리는 것은 죽음 뿐이었다. 그래도 괴물들에게 당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플까..’

영화를 보면 총알에 머리가 뚫린 사람들은 그 자리에 즉사하곤 했었다. 고통은 없는 것일까? 있다고 해도 아주 짧은 순간에만 느껴지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사형 선고를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윤희. 허나 생각만큼 그 형이 예상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키이이-

그녀를 구원해주기라도 하듯 뒤에서 나타난 거대 모기의 출현에 윤지후는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써야할 총알을 다른 곳에 허비할 수 밖에 없었다. 윤지후는 갑자기 생겨난 거대 모기에 잴 것도 없이 권총을 들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거대 모기의 대가리로 총알을 날렸다.

타앙-

키이이이-

불행히도 그 한 발의 총알이 빗나갔는지 한쪽 대가리가 뭉개진채로 자신을 잡으려고 다가오는 거대 모기의 모습에 베테랑 경력의 윤지후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빠르게 다가오는 거대모기의 신형을 예의주시하며 신속하고 침착하게 다음 장전을 마친 윤지후는 다시 총구를 들어 자신을 금방이라도 먹을 듯한 거대 모기 대가리에 그대로 총알을 날렸다.

타앙-

파각.

대가리가 터진 거대 모기의 생명은 꺼졌지만 그 관성의 법칙으로 인해 남은 거대한 몸은 윤지후를 그대로 덮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빠르고 단련된 신체라고는 해도 이런 상황에서 그것을 완전히 피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크윽.”

순간적으로 몸에 가해지는 엄청난 중압감에 뒤로 넘어간 윤지후는 자신의 몸이 완전히 붉은 액체로 뒤덮인 것을 확인해야만 했다. 이어 역겨운 냄새가 그의 후각을 강하게 찌르고 있어 서둘러 몸을 빼며 나오려고 했지만 버둥거리는 거대 모기 몸체 탓에 그러지도 못했다. 그 날카롭고 단단한 몸체들이 빠르게 발악을 해는 덕에 윤지후의 몸에는 커다랗고 보기흉한 상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빠져나오기 위해 버둥거리지만 그럴수록 더 꼼짝 없이 잡힐 뿐이었다. 그렇게 5분 정도 흘렀을까.. 완전히 움직임을 멈춘 거대 모기 몸체는 그대로 추욱 늘어져버렸고 완전히 탈진한 상태에 윤지후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봐야만 했다.

“....”

그리고 자신의 시야에 가득 잡히는.. 독기 가득한 눈을 한 이윤희가 보인다. 처음 자신을 발견했을 때에 절망한 표정과는 정 반대로 표독스럽기 그지 없다. 자신도 저 여자를 잡을때 저런 표정을 지었던가.

무방비 상태로 바닥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윤지후를 보며 이윤희가 낮게 중얼거렸다.

“개새끼..”

“상황이 웃기는군 그래.”

“개새끼..”

“하하하하.”

이런 상황에서도 정신병자처럼 웃음을 흘리는 윤지후의 모습을 보며 이윤희는 주변에 있는 주먹 크기만한 돌을 집었다. 그 행동을 가만히 보던 윤지후는 여전히 웃음기 가득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복수인가?”

“....”

굳은 얼굴로 양손으로 돌을 강하게 잡은 이윤희는 윤지후에게 다가가 머리 쪽에 털썩 앉았다. 그 행동을 가만히 보던 윤지후는 눈을 감아버렸고 이윤희는 양손에 쥔 돌을 높이 들고 자신이 낼 수 있는 온 힘을 짜내어 아래로 내리 찍었다.

퍼억-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part.5)는 내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