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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MOS.Q (프롤로그)

익명
2026-09-30 16:01

“선배.. 정말 이게 옳은 선택일까?”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연구복을 입은 여성이 두려움에 가득찬 얼굴로 투명한 유리관속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것들을 유심히 바라본다.

“진보를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한 법이야. 우린 옳은 일을 하는거라구.”

여성의 뒤로 다가온 남성이 양손으로 여성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리고는 한 손에 들린 비커를 흥미로운 표정으로 보고는 유리관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 확고한 태도에 여성은 이를 악물고서 남성이 갖고 있는 비커를 가만히 바라본다. 녹색의 액체가 부글거리며 연한 수증기가 끊임없이 비커의 위로 기화해간다. 이어 남성이 비커를 유리관에 연결된 호수로 갖다 대려는 순간 여성이 그것을 저지했다.

“뭐지?”

남성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여성을 빤히 바라본다. 여성은 이를 악물고서는 고개를 저었다.

“선배. 이건 아닌 것 같아. 정말 이래야겠어?”

남성은 연하게 웃으며 한쪽 손으로 여성의 머리카락을 옆으로 넘기며 말했다.

“아주 오래전 행해졌었던 CODE-C 기억해?”

여성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성은 만족한다는 듯 씨익 웃으며 말했다.

“설명해봐.”

“..설명?”

“그래. 그 연구 결과로 얻은게 과연 뭘까?”

“그건..”

여성이 우물거리며 고개를 숙이자 남성이 그런 여성의 턱을 위로 올리며 두 눈을 지긋이 바라보고는 말했다.

“붉은 눈과 검은 피부가 전부지. 그건 진보가 아니야. 얕은 수를 부린 댓가를 치른 것이라고. 언제까지나 이런식으로 살아갈 수 없어. 봐.”

남성은 연구복 안쪽 주머니에서 꾸깃한 사진 한 장을 꺼내 여성에게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인 여성은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그들의 색이 지금 자신과 다르다는 것이다. 여성은 그것을 가만히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런 모습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 가엾은 것. 잊은거냐? 몇 년 후면 이 지구가 망한다는 것을?”

“거대한 운석..”

“그래. 그 운석에 맞서 어떻게 살아남을거지? 이런 미개한 몸으로? 그 엄청난 재난 속을 버텨보겠다고? 잘 생각해. 이건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야.”

남성의 열띤 말에 여성은 힘없이 비커를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뒤로 물러났다.

“제대로 된 실험조차 하지 않고서..”

“그러기엔 너무 늦어. 너도 알잖아? 그 망할 본부장새끼도 내 말엔 들은척도 안하는걸. 제발 나를 믿어줘. 너만 조용히 하면 돼. 이건 사람들을 위한 일이라구.”

여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멍하니 유리관 속에서 빠르게 날아다니는 것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남성은 옅게 웃으며 유리관 옆 호수에 비커를 가까이 밀착시키고는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취이익-

비커에 있던 녹색의 액체들이 서서히 호수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남자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것을 가만히 보고는 유리관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투명하고 꽤 큰 유리관 속에 서서히 녹색의 수증기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한다.

위이잉-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며 수증기들을 피해보려고 발악하는 ‘그것’들은 점차 죄여오는 수증기를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유리관 바닥으로 추락해가기 시작한다. 어느새 초조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여성은 남성에게 다가와 팔을 꽈악 잡았다.

“걱정 마. 이 정도 오차는 예상해둔거야.”

남성은 이어 다른 스위치를 누른다.

쉬이잉-

유리관 내부에 신선한 공기가 주입되면서 수증기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그것’들을 서서히 섞기 시작한다. 빠르고 느린 속도로 유리관 내부를 휘젓기 시작하는 ‘그것’들. 이내 서서히 날갯짓을 시작하며 하나둘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남성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고는 큰 소리로 웃었다.

“크하하하하하하!”

그 광기어린 모습에 여성은 유리관속에서 빠르게 날아다니는 ‘그것’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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