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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베스트 - 내 직업은 방에 감금된 여자를 지켜보는 일이다 part1.

익명
1일전
34
3년 전 온라인 지역 구인광고를 보다가 정보가 너무 단촐한 구인 하나에 눈길이 갔다. 
최대한 기억해 보자면 " 직원 구함. 페이 높음. 복지 없음. 비밀유지 필수."라는 글귀에 메일 주소 하나가 전부였다. 그때 난 레코드 샵 매니저였는데 다음 해 안에 폐업예정에 다른 지점으로 이동 또한 어려울 거란 루머가 파다했다. 며칠간 우울하게 구인사이트를 뒤적이던 중 그게 처음으로 눈에 띈건 난 너무 지루했고 그 구인은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일을 보냈다.

30분 후 도착한 답장에는 부자동네에 위치한 한 빌딩에 정확한 시간에 방문하여 "심사"를 받으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로비에서 몇 분간 기다린 끝에 사무실로 안내되어 일련의 양식과 질문서를 작성했고, 곧 연락을 주겠노라는 대답을 받았다.

한달 뒤 2차 심사를 받으라는 전화가 왔을때는 그 일에 대해 거의 잊은 상태였다. 이번에도 주소와 시간을 고지 받았고 (지난 번 방문한 빌딩에서 20마일 떨어진 세련된 오피스 지구였다)미스터 솔로몬이라는 남자를 만났다. 그의 안내로 의자와 책상이 있는 넓직한 방으로 들어갔는데 책상 위에는 커다란 2개의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그리고 큼지막한 빨강과 초록 버튼이 하나씩 달린 볼트로 접합한 금속 상자가 있었다. 

미스터 솔로몬은 내가 취업제안을 수락하면 이것과 똑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될거라며 내가 할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주 7일 6시간씩 근무하게 될 것이며, 업무는 단순하다. 10분 일찍 출근해 관제실 바깥에 있는 락커룸으로 간다. 지정된 개인 락커에 소지품을 모두 보관하고 지급받은 근무복으로 갈아입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관제실에 소지품을 반입해서는 안되며, 관제실 물건을 반출해서도 안된다.

왼쪽 모니터로 외딴 곳에 설치된 고화질 카메라가 24시간 송출하는 영상을 보는 것이 내 업무다. 한 시간에 한번씩 오른쪽 컴퓨터에 지난 1시간동안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간단하게 일지를 기록하면 끝이다. 펜과 종이는 제공되지 않으며 업무에 관계된 어떤 것도 글로 남기려 해선 안 된다.

빨강버튼은 긴급상황에서만 사용한다. 실시간 영상이나 관제실 내에 외부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만 누를 수 있다. 영상 속에서 유독 눈에 걸리는 장면이 나타나면 초록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어딘가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 적어도 내 판단으로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전해진다. 솔로몬씨는 버튼은 내 재량껏 사용할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할때만 누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 천장에 달린 카메라를 가리키며 실제 근무현장도 똑같을거라 말했다. 내 작업도 감시 될 것이며 누군가가 그 방을 촬영한 비디오를 볼 것이다. 나는 다른 시스템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예비인력일 뿐이라며 예비인력이 무슨 뜻인지 아냐고 히죽거리며 물었다. 

나는 짜증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에 익숙한 편이 아니라 가끔 날 멍청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상관없다. 돈만 많이 준다면 날 어떻게 보든 관계없다.

사실 급여도 쎘다. 시간당 35달러였으니.

그게 걱정스러웠다. 이미 이건 일종의 심리 실험이나 비밀스런 정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야 괜찮지만 앉아서 모니터 보는게 다 인데 그 돈을 준다고? 엄마가 항상 너무 좋은 일은 믿지 말라 했다. 이거야말로 사실이라기엔 너무 좋은 일 아닌가.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되냐고 물었지만 솔로몬씨는 웃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누군가 다치게 되냐고 물었을때도 그는 다시 한번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높은 보수를 주는 건, 직원들이 입은 다물고 프로답게 처신하길 바래서라고 그는 말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고,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일에 대해선 일절 이야기할 수 없다. 만일 일하게 되면 업무에 대해 발설할 시 고소 당하거나 수감될 수 있다는 서류에 서명을 해야만 한다. 지금 그 서약을 어기는 건 이미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일을 하기로 했다.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레코드점은 말 없이 그만둬야만 했다. 미안한 맘도 있었지만 새 직장을 얻어 흥분하기도 했다. 보수도 두둑한데다 좀 지루해서 그렇지 일도 쉬워보였으니 말이다. 뭔가 다른 일도 있을까봐 걱정되긴 했지만 지켜보자며 내 자신을 달랬다. 상상력을 발휘해봤자 좋은 기회를 날리고 꽁무니를 빼는 엔딩밖에 더 있겠는가. 직장 위치를 받아 가보니 몇가지를 빼곤 면접장소와 똑같아 놀라고 말았다. 관제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락커룸을 지나야 했고 관제실 옆에 작은 화장실이 붙어있었다. 구석에 작은 정수기가 있긴 했지만 소지품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근무 전이나 후에만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제일 큰 변화라면 물론 모니터가 켜져 있다는 것이다.

오른쪽 모니터는 영화에서 가끔 보듯이 흑백 텍스트 화면이었다. 일지를 작성할 수도 있었지만 인터넷 비슷한 것도 없었다. 왼쪽 모니터는...

어떤 방을 비추고 있었다. 침대가 있으니 침실이라고 부를수도 있겠지만 다른 가구도 많았다. 티비, 소파, 의자, 테이블 몇개가 널찍한 간격을 두고 늘어서 있었다. 가구 가장자리를 빼곤 거의 모든것이 보이는 걸 보니 카메라가 방의 구석 높은 곳에 설치된 것 같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가구고 뭐고 보이지도 않았다.

내 눈에 들어온 건 그녀뿐이었다.

나보다 살짝 나이가 많아보였고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다. 카메라에서 가장 먼 위치에 있는 소파에 옆으로 누워있는데도 화질이 너무 깨끗해서 그녀가 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를 더 자세히 보려고 나도 모르게 모니터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가 곧 수치심을 느꼈다. 꼭 몰래 훔쳐보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그걸 관음증이라고 불렀었다.

관음증 환자가 되고 싶진 않았지만 멍청한 짓을 할 수도 없었기에 천천히 생각해봐야 했다.

이 정도면 좋은 직장이다. 게다가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없지 않은가? 누굴 해친것도 아니고 여자는 편안해 보인다. 여자의 방도 멋지다. 아마 저 여자도 동의했을거고, 이 모든게 일종의 실험일 것이다.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의자에 앉아 일을 시작했다.

더 많은 걸 이해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레이첼이라고 이름붙인 그녀는 자기 의지로 그 방에 있는게 아니었다. 그녀가 다친 걸 본 적은 없었지만 카메라가 닿지않아 화장실쯤으로 여겨지는 공간에 갈때를 제외하곤 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니 자기 혼자 방을 나간적은 없다고 해야겠지. 내 근무시간에 두어번쯤 괴상한 옷을 입은 남녀가 들어와 그녀를 방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녀도 가끔 저항하긴 했지만 고개를 숙인채 그들을 따라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그녀를 데리고 돌아왔지만 내 근무시간내에 돌아오지 않는게 최악의 상황이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티비나 그림을 보고 있는 그녀를 확인할때까지 걱정이 가지시 않았으니까. 그녀에겐 상처 하나 없었다. 그 사람들이 그녀를 데리고 나갈때를 제외하곤 화가 나 보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그녀가 저항할때에도 항상 젠틀했다.

그래도, 뭔가 잘못되었다는건 알고있었다. 퇴사도 생각해봤고 빨간 버튼을 눌러 누구든 불러서 답을 얻을까 생각도 했다. 아니면 경찰을 불러서 비디오를 보여주던가.

근데 무서웠다. 직장을 잃는것도 그랬지만 내가 고발하면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두려웠다. 내가 입사를 결정했을때 솔로몬씨는 입단속에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도 포함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시받은 것 외에 무언가를 더 하라는 요청도 없었고, 내가 한 일과 본 것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할 수 도 없었으며, 내가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 질문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만들어낸 핑계가 이 모든게 실험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여자는 아프거나 병든거고, 사람들은 그녀를 돕는것이다. 나 처럼 그녀도 업무를 수행중인거다. 그녀가 정말 갇힌거라해도 내가 지켜봄으로서 안위는 확인할 수는 있는 것 아닌가. 만약 누가 그녀를 해치려고 하거나 그녀가 방에 있는걸 확실히 싫어하는 기색이 보인다면 그때 도움을 청하면 된다. 그렇게 나는 그녀를 지켜봄으로써 돕는거라고 자위했다.

내 변명을 누군가 이해해주길 바라지는 않는다. 나조차도 그러지 않으니까. 특히 지금은 말이다. 하지만 하나만 덧붙이자면 상황이 급변했을때 난 그걸 외면하거나 합리화하려 하지 않았다. 뭔가 해야만 한다는걸 알았기 때문이다.

레이첼은 내 오후 근무시간에 항상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그림을 그렸다. 내가 아는 한 방에 창문은 없었지만 시계를 보거나 신체리듬을 이용해 스케줄을 잡는 것 같았다.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는게 좋았다. 그림 자체는 방향 탓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볼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릴때 그녀는 항상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가끔 원하는 대로 그려졌을 때마다 조용히 미소를 띄우는 그녀를 보는게 내 하루의 하이라이트였다.

몇 주 전부터 그녀가 더 자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걸 처음으로 느꼈다. 
그녀는 더 진지하게 집중했고 동작에는 그동안 보지못했던 긴장감이 베어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열심히 그린다 생각했고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몇 주에 한번씩 사람들이 들어와 그림을 치우고 새 캔버스를 두고 나갔다.

하지만 단순한 집중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고 한번 그리는데에도 몇시간씩이 소요되었다. 3일동안 그림 4개가 완성되었다.

그녀의 작업을 보면서 걱정은 점점 커져갔고 4번째 그림이 끝났을땐 이제 그만하고 쉬라고 혼잣말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동안 모니터에 대고 말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내 나름의 방식대로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는 대신 그림을 들어 방 저편의 긴 소파 등받이와 좌석 위에 하나씩 늘어놓았다. 

처음으로 그림을 보게 된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그림을 들고 나갈때에도 카메라를 등지고 있었던 탓이다. 걱정은 여전했지만 그녀의 작업을 마침내 보게되어 기뻤다. 기쁘고 놀랍다고 해야할까.

그림은 아름다웠다. 하나는 아름다운 푸른 숲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래된 돌 우물이었다. 세 번째는 작은 섬 위에 홀로 서 있는 집이었고, 마지막은 옛날식 영화관이었다. 모두 꿈에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색의 선들이 길게 늘어져 서로 뒤섞이며, 마치 바람에 휘말린 나뭇잎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색 배열이 무작위가 아니었다. 그것들은 단어였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데다 그림만 놓고 보면 어떤 의미가 있어보이지도 않았지만, 각 그림마다 유령같은 모습의 단어가 보였다. 다른 것들에 묻혀 있으면 알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모니터에 바짝 다가가 단어를 읽으려 했다. 마침내 단어를 조합했을땐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눈을 비비기도 하고 깜박이기도 하며 다시 들여다봤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제발"
"날"
"도와주세요"
"토마스"

나는 모니터에서 물러나 손으로 입을 막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그녀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내 이름이 토마스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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