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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베스트 - 내 직업은 방에 감금된 여자를 지켜보는 일이다 part4.

익명
10시간전
35
뭐라도 해야했다. 그것도 지금 당장. 멜라니가 가짜라면 그들이 보낸 것일 터였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를 내게 보냈다면 모든걸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림속의 메시지도, 내가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도. 그러면서도 어떤 버튼도 누르지 않았다는 것도.

공포와 두려움으로 심장이 조여와 숨 쉬기가 힘들었다. 패닉에 빠진 채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날 도와주기를, 이제 뭘 해야할지 알려주길 바라며 모니터 속 레이첼을 틈틈이 힐끔거렸지만 그녀는 침대에 누워버린 뒤였다. 카메라를 등진채라 확신할 순 없었지만, 울고있는 것 같았다.

이 모든걸 바로잡아야 한다. 그녀를 구해야한다. 더 나은 계획이 없다면 이미 가지고 있는 계획을 실행하면 된다.

천장에 달린 카메라의 빈틈없는 시선을 느끼며 관제실을 나와 다시 락커룸으로 들어갔다. 핸드폰이 락커안에 있었다. 처음엔 번호를 잘못 맞췄지만 결국 락커 문을 열고 폰을 꺼내 꽉 그러쥔채 자연스럽게 들고 있으려 노력했다. 그래봤자 소용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들이 모든걸 알고있다면 나 역시 무엇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노력해봐야 하고, 빨리 움직여야 했다. 내가 잡히기 전에 레이첼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폰 카메라를 켜고 다시 관제실로 들어가며 녹화 버튼을 눌렀다. 작게 삑 소리가 났고, 녹화가 되고 있다는 게 확인되자 카메라를 내 쪽으로 돌렸다.

" 내 이름.. 내 이름은 토미입니다. 토마스 칼훈 입니다. 내 직업은 방에 갇힌 여자를 지켜보는 일입니다. 이건 장난도 아니고 영화 같은것도 아니예요. 이건 현실입니다. 3년 동안 이 방안에 앉아있는게 내 일이였어요." 카메라로 방 안을 천천히 훑으며, 화장실 문과 정수기, 모니터와 키보드와 버튼 박스가 놓인 책상을 담았다. " 여기서 어딘가의 침실에 갇혀있는 여자의 영상을 봤어요." 책상쪽으로 가까이 다가가 모니터 속 레이첼이 선명하고 정확하게 보이는지 확인했다. "처음엔 그녀가 죄수처럼 갇혀있다는걸 몰랐어요. 아니면 스스로를 속였겠죠 벌이가 좋았으니까요. 어쨌든 지금은 그녀가 갇혀있다는 걸 압니다. 그녀도 나도 위험한 상황이예요"

모든 디테일이 다 포착될만큼 충분히 시간을 들여 그녀의 모습을 촬영한 후 화면을 내 쪽으로 돌렸다. 서두르지 않으면 용량때문에 전송이 빨리 되지 않을수도 있었다. 침착하려 애썼지만 말을 이어갈수록 눈물이 차오르는게 느껴졌다. 나는 또박또박 말하려고 노력했다. "제발 그녀를 도와주세요. 그녀가 어디에 갇혀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내가 누굴 위해 일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누가 그녀를 가뒀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쁜사람들인건 압니다. 그녀가 안전하지 않다는것도요."

"내가 아는 건 내가 일하는 건물이 산 안토니오 바로 외곽에 있다는거예요. 여기와 관련된 사람들 중 내가 이름을 아는 사람은 단 두명뿐입니다. 날 고용한 솔로몬씨와 나랑 같은 일을 하는 것 같은 찰리 제퍼스..아니 제퍼스가 아니라 제프리스 같네요. 그 사람들이 진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제 말은 그게 본명인지 모르겠다는거예요. 제발요. 전 미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들릴지는 알지만 그냥 여기와서 이 방을 직접 봐주세요. 그녀가 어디있는지 찾아내서 도와주세요. 그리고..."

락커룸으로 통하는 바깥쪽 문이 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와 녹화를 멈추기 위해 미친듯이 폰을 더듬거렸다. 어떻게 전송하지? 아 안돼, 어떻게... 아 여깄다. 나는 공유하기 버튼을 눌렀고, 다시금 공포가 솟아오르는걸 느꼈다. 누구한테 보내야하지? 내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이라곤 몇명 되지도 않았고 나는 그 모두를 선택했다. 그 중 한명이라도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여 도움을 요청해 줄 지 모르니까. 내 뒤에 있는 관제실 문이 열리는 걸 듣는 순간, 전송버튼을 눌렀다.

데이터 서비스나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연결 후 재전송해주세요.

뭐라고? 안돼 안돼 안돼...

뒤돌아보니 솔로몬씨가 보디가드쯤으로 보이는 거구의 남자들을 양옆에 거느린채 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가 손가락을 들어 날 향해 흔들었다.

"여긴 신호가 안 잡혀요,토마스. 하지만 규칙만 잘 따랐다면, 여기서 통신이 필요할 일은 없었겠죠.."


그들은 너무 쉽게 날 제압했다. 화장실로 도망쳐 문을 닫으려 했지만 두명의 가드가 날 막아서더니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들이 내 손과 발을 그.. 뭐더라?  케이블타이 같은걸로 묶고 머리 위로 검은 자루를 씌우더니 방 밖으로 옮기는게 느껴졌다. 아마 빌딩 바로 앞에 주차해놨을 밴의 뒤쪽에 던져졌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는 얇은 카펫 아래로 단단한 금속이 느껴졌다.

누군가 나와 함께 밴에 타는 소리가 들려서 어디로 가는거냐고, 나는 데려가고 레이첼은 풀어주라고 애원했다. 머리 위쪽에서 짧게 웃는 소리가 나더니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 설명해주겠다는 솔로몬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 지금은 진정하라고 그는 말했다. 갈 길이 머니, 쉬어두는 게 좋을 거라며.

뭔가를 더 말하려고 했지만 목 부분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그들이 날 찔렀다. 아 안돼.. 주사를 놓은 모양이다. 정신이 흐려지고 있지만 깨어있어야만 한다. 도망쳐야만 한다. 반드시 도망ㅊ..


" 또 보네요 토마스."
눈을 깜박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이 바짝 마르고 머리가 아팠지만 그 외에는 괜찮았다. 더 이상 묶여있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병원에서 흔히 보던 쿠션이 깔린 진찰대 위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여긴 병원이 아니다. 커다란 방에는 진찰대 말고도 작은 침대와 모니터가 올려진 책상, 의자 두어개가 있었고 그 중 하나에 솔로몬씨가 앉아있었다.

나는 그를 향해 눈을 깜박이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 레이첼 어딨어요? 레이첼 괜찮아요?"

그가 미소지었다. " 당신도 참 보통 사람은 아니군요, 토마스. 방법도 제대로 모르면서 영웅 노릇을 하려 하다니. 그건 인정해주죠." 그는 입술을 핥으며 앞으로 살짝 몸을 숙였다. " 사실 그 점을 높이사서, 내가 허락받은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내 동료들은 이런식의  접근을 못마땅해 하겠지만 엿이나 처먹으라고 해요. 이건 내 프로젝트고, 난 당신이 전말을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 위에 태연히 올려두고 있던 총을 들어 올렸다. " 자세히 들어가기전에 레이첼을 만나보겠어요?"

나는 테이블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다 넘어질뻔한 몸을 추스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뭘 주사한건지 몰라도 내 다리는 여전히 후들거렸지만 그것마저 거의 느껴지지도 않았다. " 네. 제발요. 만나게 해주세요. 진짜 레이첼이요."
솔로몬씨가 작게 웃으며 가까운 문 쪽을 향해 손짓했다. " 그래요. 진짜가 항상 최고인 법이죠. 레이첼은 옆 방에 있어요."

나는 휘청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걷는동안 상태가 나아지기 시작했고 문 손잡이를 잡으니 쉽게 돌아갔다. 문이 그녀의 침실로 연결될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있던 방과 비슷한데 다른 물건들로 채워진 방이 나왔다. 이상한 기계들이 벽을 따라 늘어서 있었고 뒤쪽에는 거대한 아쿠아리움 같은 뭔지모를 원통형 유리 구조물이 있었다. 내 키보다 더 큰 거대한 실린더 안에는 알수없는 회색 액체가 가득 차 있었고 액체 안에 어떤 형태가 보였다.

" 어서 가봐요, 토마스. 얼마든지 봐도 돼요. 그럴 자격 있다니까요." 솔로몬씨의 말 속에 담긴 악의에 뱃 속이 꽉 조이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한번 다리가 무거워졌지만 이번엔 약물 때문이 아니었다.

발을 질질끌며 가까이 다가가니 그 형태는 사람이었다. 아, 안 돼. 사람이라기보다는 시체였다. 그냥 한번 보기만 해도 그 사람이 죽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아주 잘 보존되긴 했지만 피부가 기묘하게 늘어지고 군데군데 부풀어 있는게 보였다. 오 안돼 안돼 안돼 내가 유리 앞에 다닿을쯤 시체의 얼굴 앞쪽으로 해초처럼 나부끼던 머리카락이 천천히 옆으로 떠밀려 갔고, 레이첼이 유리 너머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 이 살인자!" 몸을 돌려 솔로몬을 향해 달려가자 그가 날 쏘았다. 한순간 나는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런 나를 향해 솔로몬이 천천히 걸어왔다.

"걱정마요, 토마스. 그걸로 죽진 않아요. 한동안 못 움직이긴 하겠지만." 몸의 경련이 잦아들기 시작할 때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려왔다. "일으켜. 저 방으로 데려가."

진찰대로 다시 옮겨져 앉혀지는 동안, 나는 거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내가 떨어질까봐 우려해서인지 그들은 벨트로 나를 진찰대에 묶었다. 움직일 수 있는 곳이라곤 머리밖에 없었고, 그저 아주 조금 움직일 수 있을 뿐이었다. 눈물 때문에 흐려진 시야를 뚫고 내 앞에 앉는 솔로몬의 형체가 희미하게 보였다.

"질문하기 전에.. 뭐 다시 질문을 할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맞아요. 저건 레이첼입니다. 가짜 레이첼도 아니고 시체 모형도 아니고 속임수 같은것도 아니예요. 아까 말했듯이 이제부터는 진실만을 얘기하죠."
그가 살짝 찌푸린 얼굴로 말을 이었다. "토마스,  이런식으로 레이첼의 시신을 보여주는게 아주 잔인하게 느껴지리란건 알아요. 지금은 내가 밉겠죠. 그렇다고 해도 이해해요. 하지만 날 살인자라고 칭하는건 정황상 좀 불공평하네요. 난 레이첼을 죽이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내가 이 프로젝트에 가담한건 7년밖에 안됐어요."

그는 그의 뒤에 있는 문을 향해 손짓했다. "레이첼이 죽은건 8년도 넘었구요."


마치 내 눈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눈이 커지는 게 느껴졌다. 또 거짓말이다. 또 속임수다. 전부 다. 아 세상에.. 그래야만 한다.

"원격투시가 뭔지 알아요?"  그가 눈을 굴렸다. "미안. 지금 말 못하죠. 모른다고 가정하죠. 원격투시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통칭하는 단어예요.  평범한 오감으로는 알 리 없는 것들을 알게 되는 능력이죠.  어떤 사람들은 그걸 초능력이라고 설명하지. 물론 그것이 어떻게, 왜 작동하는지를 두고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그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원격투시는 진짜예요. 공식적으로는 늘 사이비 과학이니 어리석은 미신이니 하며 조롱당하지만, 정부부처나 사설조직에서는 오랫동안 연구해왔어요. 현실은, 어떤 사람들은 그런 능력을 타고난다는 거예요. 선천적이라는 건, 그냥 자연스럽게 된다는 뜻이죠. 어떻게든 다른 장소를 볼 수 있는 능력 말이예요."

"레이첼이 그런 사람 중 하나였어요. 그녀가 처음 이 프로그램에 들어온건 17살때였죠. 피험자들에게 보수 후하게 쳐주는 심리검사인것처럼 꾸며서 오디션을 열었거든. 마침 레이첼은 돈을 벌 방법을 찾고 있던 때였고. .우수한 후보자로 판별된 지 석 달 뒤, 레이첼은 사실상 납치가 된거죠. 그리고 초기 적응 기간을 거친 뒤에는 고분고분하게 우리의 '자산'이 되주었고, 덕분에 빠르게 우리 인재풀의 최상위권으로 올라섰죠."

솔로몬은 무릎위에 손을 포갰다. " 레이첼을 많이 아꼈다는거 알아요 토마스. 그러니 듣기 힘들겠죠. 감금 되어있다는 사실이나, 가끔 있는 테스트가 좀 불쾌할 순 있었겠지만 레이첼을 거칠게 다루진 않았어요. 사실 우리 모두 레이첼을 아꼈다고 할 수 있죠. 원격투시 뿐 아니라 아티스트로서도 대단히 재능있는 사람이었거든요. 자기가 본 걸 그렸던거라는건 알고있죠? 그림을 그릴때는 거의 최면에 빠진 사람 같았잖아요. 다 그리고 나면 이미지랑 단어가 담긴 그림을 우리한테 주는거고.. 뭐 아주 귀한 정보였죠."
그가 키득거렸다."궁금했을텐데 그 때문에 그림이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던거예요.'

바지자락을 만지작거리며 그가 말을 이었다. "레이첼의 재능이 워낙 대단해서 그녀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는 새 프로그램에 투입하기로 했죠. 그녀의 몸에 뭔가.. 외부물질을 주입한거예요. 처음엔 아무 변화도 없는듯했어요. 변화가 있다면 원격투시 정확성이 떨어진건데, 그녀에게나 우리에게나 그게 문제가 됐죠."

"하지만 곧 우리가 새 그림을 잘못 해석했다는걸 알았어요.  사실 레이첼은 그 어느때보다 선명하게 보고 있었던거죠. 이제는 현재의 사건을 넘어 시간대를 초월한 시야를 갖게 된거예요. "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는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드라마틱함을 위해 끊어가기 까지 하며 재미있어하는 꼴을 보니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다. "때문에 당장 유용하게 쓰긴 어려웠지만 그림을 해석할 수 있게되자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값어치가 올라갔죠.  한동안은 모든게 우리 바램보다 잘 풀려가는 듯 보였어요."

그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가 그림을 카메라에 보여줬죠."

"제발 도와주세요 토마스 라고 써있더군요.  바로 온갖 종류의 적신호가 다 켜진거죠. 카메라에 그림을 노출해선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와 소통까지 하려고 한다?  레이첼의 루틴을 방해하진 않았지만 그녀가 말을 거는 상대가 누구인지 집중적인 조사가 이루어졌죠. 핸들러인가? 기술자인가? 과거의 지인인가? 하지만 그 누구도 아니었어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을 잇는 솔로몬의 얼굴 위로 자부심이 엿보였다. "그녀가 의도했든 아니든 알고있었든 아니든간에 미래의 누군가를 보고 말을 걸었다는 생각을 처음 해낸게 나였어요. 당시에 난 여전히 외부 자문일 뿐이었지만요. 그때를 기점으로 그녀가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두번째 그림의 메시지는 '그 여자는 내가 아니다' 였죠.  내 이론이 맞는듯 했지만 곧 큰 장애물에 부닥쳤어요."

"외부물질 주입이 우리 바램만큼 매끄럽지 못했던거예요. 이식 후 거의 3년동안 안정적이었는데도 말이죠. 감정기복과 스트레스가 심해진탓인지, 단순히 시간이 흐른 탓인지 알 수 없지만 갑자기 그녀의 상태가 악회되기 시작했어요. 몸 상태가 나빠질수록 그녀의 작업도 더 불규칙해지고 해석하기 어려워졌죠. 그녀의 건강을 면밀히 모니터링 했지만 소용없었어요. '그 여자는 내가 아니다'그림을 그린지 5일 뒤 그녀는 갑자기 심정지에 빠졌고 사망했어요. 우리도 그녀를 소생시키지 못했어요."



그가 한숨을 쉬었다. "큰 손실이었어요. 내 이론에도 수정이 필요했죠. 우리가 알고있는 바로 추정했을때, 그녀가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다는건 여전히 아귀가 맞았어요. 카메라 접근권한이 있고 이름이 토마스일 확률이 높은 누군가.. 내 예상대로 미래에 토마스가 그 카메라 영상을 보게 된다면 곧 미래에 우리와 함께 일하게 될거라는 거였죠." 그가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래가 정해져 있든 아니든, 나는 그 미래가 그렇게 흘러가도록 손을 보태는 쪽이에요..”

"7년전 내가 토마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그 기간 동안 나는 여러 장소에서 토마스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 43명을 선별하고 고용하는 일을 감독 했어요.  모두에게 주어진 임무는 단 하나, 아주 구체적인 일이었죠.  이식 직전부터 사망 시점까지의 레이첼을 지켜보는 것."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도 안 된다고, 또 다른 속임수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어쩌면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속임수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점점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핵심은 영상을 보는 행위 자체가 아니었어요. 그걸 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그 반응이 과거 레이첼의 행동과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중요했죠."

"13퍼센트가 첫날 그만뒀어요. 38퍼센트는 도움을 요청하며 자기 이름을 언급한 첫 번째 메시지를 본 뒤, 빨간 버튼이나 초록 버튼 중 하나를 눌렀죠.  22퍼센트는 ‘멜라니’가 등장하는 단계에 이르기도 전에 경찰에 연락하려 했고요.." 그가 머리를 살짝 흔들었다. "멜라니의 등장이 내 아이디어였으면 좋았겠지만 그걸 제안한건 다른 사람이었어요. 우리는 ‘그 여자는 내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근거로, 어느 시점에 레이첼의 대역 같은 존재가 당신 앞에 등장한다고 추정했어요. 아마 당신을 죽이거나, 단념시키거나, 당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겠죠. 하지만 그 설정이 충분히 정교해졌다고 느끼기까지는 몇 차례의 시도가 필요했어요. 아까 말했듯이, 거기까지 도달한 사람은 27퍼센트뿐이었죠. 하지만 전부 다 그 다음 테스트에서 떨어졌죠." 그가 날 가리켰다.
"바로 그녀의 이름."
"당신이 지켜봐 온 그 소녀, 재능 있고 경이로웠던 그 아이, 지금 옆방에 시신이 보존되어 있는 그 아이의 이름은 레이첼 도노반이었습니다. 레이첼이 당신을 그냥 지켜보기만 한건지 아니면 당신들 둘 사이에 어떤 연결이 있는건지 항상 궁금했다니까. 당신이 멜라니를 레이첼이라고 불렀을때 우리가 마침내 진짜 토마스를 찾았다는걸 알았죠. 우리의 레이첼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바라보고 있던, 저 멀리 있는 한 점의 빛이라는 걸요."
가까스로 침을 삼키던 나는 약간이지만 혀에 감각이 돌아왔다는 걸 느꼈다. 어눌한 발음으로 겨우 한마디를 뱉어냈다.
"왜?"

솔로몬은 놀란듯 보였다. "이 정도면 명확하지 않나요? 당신은 우리가 가진 가장 귀중한 보물 중 하나와 이어진 유일한 연결고리니까요.. 어쩌면 당신도 비슷한 능력이 있을수도 있고 아니면 레이첼이 오로지 자신의 재능과 의지로 연결을 만들어냈을수도 있죠. 어느쪽이든 당신은 중요한 존재고, 아직 할 일이 남았어요." 그는 일어서서 테이블위에 놓인 모니터를 켰다. 모니터가 켜지자 레이첼의 방이 나타났다. 내가 보다가 멈춘 부분에서 일시정지 되어있는듯했다. 다시 나를 돌아본 그의 표정은 엄숙했다. 
"남은 부분을 다 봐야합니다. 레이첼이 죽기전에 당신에게 그림을 더 남겨놨어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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