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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위쪽은 보이지 않는다.

익명
03-17
207

불을 껐다. 주변이 어두워지자 청각이 예민해졌다. 메마른 초침 소리만 들리던 그때.

침대 맞은편, 붙박이장 문이 덜 닫혀 있었다. 손가락 세 마디 정도의 틈.

아래쪽에 희끄무레한 것이 보였다. 셔츠가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어둠에 적응할 쯤 선명해졌다.

복숭아뼈. 창백한 피부 위로 푸르스름한 핏줄이 엉킨 머리카락처럼 얽혀 있었다.

바닥에 닿지 않았다. 그것은 두꺼운 책을 딛고 서 있을 정도만큼 떠 있었다.

붙박이장은 옷가지로 꽉 차 있다. 사람이 서 있을 틈 같은 건 없다. 발목 위쪽은 롱패딩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미동도 없고 흔들림도 없다. 마네킹 발목만 떼어낸 것처럼. 방 안에는 날 선 초침 소리뿐이었다.

마른침을 삼켰다. 목젖이 움직이는 소리가 적막을 긁었다.



그것이 반응했다.



공중에 뜬 발목이 천천히, 느리게 제자리에서 움직였다. 발뒤꿈치가 사라지고 발등이 정면을 향했다.

발가락이 없었다. 발등 끝이 녹은 밀랍처럼 매끈하게 뭉툭했다.

틈새에서 바람이 새어 나왔다. 오래된 옷가지 냄새. 그리고 며칠 감지 않은 머리카락 냄새.

쇳가루 긁히는 소리가 났다.

문틈이 두 마디 정도 더 벌어졌다.

은색 경첩 위로 혈흔이 번지듯 순식간에 녹슬어 퍼졌다.

바닥으로 붉은 가루가 쏟아졌다.

아직 위쪽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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