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와》 #1 교토 오래된 료칸으로 시집왔는데 다들 말은 안 해주고 웃기만 함 ㅋㅋㅋ
이게 내가 예민한 건지 뭔지 아직도 헷갈림
남편은 그냥 내가 예민하대 ㅋㅋㅋ
시어머니는 맨날 웃기만 하고
근데 최근에 좀 쎄한 일 있어서 한번 써봄
나 한 달 전에 교토에 있는 오래된 료칸 집안으로 시집옴
료칸 이름은 마쿠와임
처음 대문 앞에 섰을 때부터 좀 이상했음
료칸 이름이 ‘참외’라니 ㅋㅋㅋ
보통 료칸 이름은 유노하나라든지 아카리라든지 분위기 잡는 이름이잖아
근데 참외는 이 동네 특산품도 아니고
그래서 남편한테 물어봄
“왜 하필 참외예요?”
남편이 잠깐 생각하더니
“옛날부터 그랬대”
끝 ㅋㅋㅋ
어느 날 아침 식사 끝나고
내가 손님들한테 차 내드렸거든
아직 손에 안 익어서 좀 떨렸고
그중에 노부인 한 분이 나 보더니 웃으면서
「젊고 아름다운 며느리가 들어오니, 마치 꽃밭에 나비가 앉은 것 같네요.」
나 그때 칭찬인 줄 알았지
그래서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했는데
그 순간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짐
다들 웃긴 웃는데 분위기가 하나도 안 즐거움
그날 밤에 시어머니한테 물어봄
“오늘 손님이 한 말 무슨 뜻이에요?”
시어머니가 웃으면서
「좋은 뜻이랍니다.」
“어떤 좋은 뜻인데요?”
「아름답다는 뜻이지요.」
또 끝임 ㅋㅋㅋ
며칠 뒤에 오래 일한 나카이상이 몰래 말해주더라
“그걸 밟으셨잖아요.”
“뭘요?”
“꽃밭이요.”
그때서야 알았음
다다미 가장자리에 비싼 비단 쓰고 가문 무늬도 들어간다는 거
그 꽃밭이 다다미 가장자리 비단이었고
나비가 나였던 거임
그러니까 그 말이
내가 예쁜 나비 같다는 소리가 아니라
예쁜 나비가 꽃밭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고 있다는 말이었음 ㅋㅋㅋ
그날 이후로 교토 사람들 말이 좀 무서워짐
화도 안 냄
설명도 안 해줌
그냥 웃음만 지음
비슷한 일 계속 있었음
내가 참외를 가로로 잘랐더니 주방장이
「젊은 분들의 발상은 정말 신선하네요.」
가이세키에 간장 좀 많이 쳤더니 시어머니가
「이타초(주방장)께서 안심하겠네요. 이제 무슨 맛인지 확실해졌으니까요.」
다실 문을 모르고 세게 닫아버렸더니 단골손님이
「오늘은 다실이 평소보다 넓게 느껴지네요.」
처음엔 다 칭찬 같아 들리거든
근데 꼭 그 뒤에 사람들이 나 피함 ㅋㅋㅋ
제일 이상했던 건 벽화였음
복도 안쪽에 손님들이 잘 안 가는 쪽에
오래된 병풍 같은 벽화가 하나 있더라
갑옷 입은 남자가 서 있고
그 앞에 죽은 너구리가 있음
근데 남자 얼굴이 검게 칠해져 있었음
그림 아래에 글씨도 있었고
「また逢う日まで」
* 「다시 만나는 날까지」
시어머니한테 물어봤지
“저 사람 누구예요?”
시어머니는 또 웃음만 짓고
「손님들은 다 알고 계세요.」
“가족은 모르는 건가요?”
그 말 하니까 시어머니가 잠깐 조용해지더라
그리고는
「가족이니까요.」
이게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음 ㅋㅋㅋ
어제 밤엔 그 벽화 뒤에서 목소리도 들었음
여자 목소리였고
진짜로 이렇게 말했음
“이번에도 기다리게 할 거야?”
난 아직 벽 뒤는 안 봤음
적어도 아직은 ㅋㅋㅋ
## 댓글
u/nanasi88
참외, 너구리, 얼굴 지워진 갑옷 남자
나만 떠오르는 사람 있음?
u/nanasi14
꽃밭에 나비는 칭찬 아님
진짜 싫다 저런 말 ㅋㅋㅋ
u/nanasi36
왜 너구리를 죽이는 그림인데 남자 얼굴을 지웠지?
u/OP
댓글 보고 하나만 더 적음
그 벽화 아래 글씨 있잖아
가까이서 보니까 최근에 다시 덧칠한 느낌이었음
오래된 글씨 위에 새로 쓴 것처럼 보이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