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HBC 새벽마당] 정유선 아나운서의 홈쇼핑
(밝고 경쾌한 시그널 음악. '새벽마당 특가관'이라는 로고가 나타나며, 세트장으로 카메라 줌 인.)
쇼호스트: 네, 안녕하세요 여러분! HBC 새벽마당 특가관, 정유선입니다. 오늘도 좋은 상품으로 찾아왔습니다!
(박수.)
쇼호스트: 자, 오늘 상품 보여드리기 전에 가격부터 딱 공개할게요. 화면 보시죠!
(화면 사이드에 '오늘의 특가 79,000원'이 표시된다. 그 위로 빗금이 쳐진 '정가 240,000원'이라는 회색 글자가 나타난다.)
쇼호스트: 네, 이 가격... 믿겨지시나요? 이야, 지금 객석 여기저기서 놀라는 소리가 마구마구 들려오는데요! 어때요, 백화점가 절반도 안 되죠? 여기다 오늘 무이자 7개월에, 사은품까지 얹어드려요. 이건 진짜 오늘 방송 아니면 못 만나세요~!
(쇼호스트 옆에, 상품 진열용 탁자가 비치되어 있다. 탁자 위 상품은 벨벳의 천에 덮여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쇼호스트: 구성도 알차요. 본품에 전용 받침이랑 덮개, 충전 어댑터, 리필까지 풀세트로 들어갑니다. 설치는 기사님이 댁으로 직접 가서 다 해드리고요.
쇼호스트: 자, 수량 많지 않습니다? 화면 우측에 남은 수량 보이시죠? 지금 막 빠지고 있어요. 망설이면 늦어요. 전화기 옆에 딱 두시고, 지금 바로 주문 주세요.
쇼호스트: 자, 그래도 직접 써보신 분 얘기가 제일 믿음 가시죠? 오늘 오래 애용해 주신 고객님 한 분 모셨습니다. 윤귀숙 고객님, 나와 주세요!
(힘찬 박수.)
(밝은 미소의 60대 여성 게스트 입장,)
게스트: 안녕하세요. 네에, 안녕하세요.
쇼호스트: 어서 오세요 고객님. 자아, 이거 사용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게스트: 한 몇 년 됐어요. 처음엔 반신반의하면서 하나 샀는데, 쓰다 보니까 너무 좋아서 계속 쓰고 있죠. 예.
쇼호스트: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셨어요?
게스트: 일단 집에 두면 마음이 그렇게 편해요.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영감이랑 둘이 사는데, 적적하던 차에 이게 있으니까 든든하고. 밤에도 안심이 되고.
쇼호스트: 아유, 그러셨구나. 손주분들도 있으세요?
게스트: 있죠. 가끔 오는데, 우리 손주가 이걸 그렇게 좋아해요. 오면 옆에 딱 붙어서 안 떨어지더랬죠.
쇼호스트: 어머, 맞아요 고객님. 요즘은 애들이 더 좋아하죠. 자, 사용법도 간단하다면서요?
게스트: 간단해요. 꽂아두고 두기만 하면 돼요. 나같이 기계 잘 모르는 사람도 쓰는데요 뭐. 호호.
쇼호스트: 자, 그럼 직접 한번 보여주시겠어요?
(게스트가 상품을 들고 보여준다. 카메라는 게스트의 상반신만을 잡고 있어, 상품은 앵글에 잡히지 않는다.)
(게스트는 행복하다.)
게스트: 자, 이렇게... 하면 돼요. 봤죠? 별거 없어요. 오호호.
쇼호스트: 어머, 진짜 간단하네요. 보셨죠 여러분? 누구나 다 하실 수 있어요.
쇼호스트: 자, 지금 주문 들어오는 거 보세요. 어유, 벌써 이만큼. 수량 얼마 안 남았어요, 서두르세요! 전화 주문도 받고 있습니다. 연결해 볼게요.
(게스트, 고개를 우측으로 기울여 쇼호스트를 바라봄.)
(통화 연결음.)
(덜컥.)
고객 1: 여보세요.
(70대 남성의 쉰 목소리.)
고객 1: 어 여보세요. 새벽마당이지유? 나 좀 빨리 보내줘요. 열 개. 아니 그냥 있는 거 다.
쇼호스트: 어머 고객님, 열 개나요? 많이 쓰시나 봐요~
고객 1: 많이 쓰지. 근데 자꾸 모자라. 사도 사도 모자라요. 빨리 좀 보내줘어!
쇼호스트: 아아, 고객님, 단골이시구나. 바로 잡아드릴게요.
고객 1: 단골은 무슨. 끊을라 그래도 안 끊어져, 이게. 한 번 시작하면 못 끊어. 암튼 냉큼 보내요!
쇼호스트: 호호, 그러니까요. 자, 열 개 접수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자, 지금도 주문 막 밀려들고 있네요! 바로 다음 분 연결할게요.
(게스트, 상품에 눈을 대고 눈을 깜빡임.)
(통화 연결음.)
(덜컥.)
고객 2: 여보세요?
(들뜬 60대 여성의 밝은 목소리.)
고객 2: 어머 정유선씨, 나 또 전화했네. 헤헤.
쇼호스트: 어머나 고객님, 또 주문 주시는 거예요? 감사해라.
고객 2: 응, 자꾸 사게 돼. 이번엔 우리 며느리 줄 거 하나, 옆집 줄 거 하나, 경로당 갖다 놓을 거 두 개. 거기 어르신들이 우리 집에서 보고는 다들 갖고 싶다고 난리야.
쇼호스트: 어유, 인심도 좋으셔라. 다들 좋아하시겠다.
고객 2: 좋아하지. 한 번 들이면 다들 손에서 안 놔. 우리 며느리도 그래. 요새 친정도 안 가고 그것만 봐. 효녀 다 됐어. 호호.
쇼호스트: 어머, 그럼 고부 사이도 좋아지셨겠네.
고객 2: 좋아졌지~ 말을 안 하니까. 둘이 나란히 앉아서 그것만 보고 있으면 돼. 싸울 일이 없어.
쇼호스트: (웃으며.) 어유, 그게 평화죠. 뭐 다른게 더 있겠어요?
고객 2: 그럼. 우리 영감도 이젠 그것만 찾아. 나보다 그걸 더 좋아해. 밤에도 나 말고 그거 옆에서 자. 근데 뭐 어때, 코는 안 골아서 좋아. 흐흐흐.
쇼호스트: 호호. 자 그럼 오늘은 몇 개 드릴까요?
고객 2: 음... 일단 다섯 개. 아니, 경로당 어르신이 몇이더라... 자꾸 늘어서. 갈 때마다 사람이 더 많아져. 처음엔 일고여덟이었는데 요샌 앉을 데가 없어. 그냥 넉넉히 열 개 줘요.
쇼호스트: 어유, 북적북적하니 좋네요. 열 개 잡아드릴게요.
고객 2: 응. 아 참, 근데 하나 물어볼 게. 그게 원래 이름표 같은 게 붙어 나와요? 우리 집 거에 자꾸 이름이 적혀 있어. 모르는 이름이. 누구 건가 했는데, 며느리 거에도 옆집 거에도 다 다른 이름이 적혀 있더라고.
쇼호스트: 아유, 그건 정품 인증이에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고객 2: 아 그래? 다행이네. 난 또 누가 우리 집에 자기 거 두고 갔나 했지. 호호. 알았어요. 열 개, 빨리 좀 보내줘요.
쇼호스트: 네 고객님, 열 개 감사합니다! 자 여러분, 들으셨죠? 온 동네가 함께하는 상품이에요. 사은품도 잊지 마시고요. 자, 한 분 더 연결할게요.
(통화 연결음.)
(덜컥.)
고객 3: 여보세요.
(조심스러운 40대 여성의 목소리.)
고객 3: ...저, 거기 상담도 되나요? 산 건 만족하는데, 좀 여쭤볼 게 있어서요.
쇼호스트: 그럼요 고객님, 편하게 말씀하세요.
고객 3: 이게요, 자꾸 자-자리를 옮겨요. 분명히 어제 거실 구석에 뒀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안방 문 앞에 와 있어요. 딱 제가 자는 방 문 앞에. 제가 옮긴 적이 없거든요. 혼자 사는데...
쇼호스트: 아유, 알아서 척척 따라다닌다니까요. 부지런하죠.
고객 3: 그게 좀... 한두 번이 아니라서요. 어떤 날은 부엌에 가 있고, 어떤 날은 화장실 앞에. 가만 보면 제가 가는 데마다 미리 가 있어요... 제가 다음에 어디 갈지 아는 것처럼요.
쇼호스트: 어머, 고객님 동선을 다 외웠나 보다. 그만큼 정들었단 거예요.
고객 3: 정이요...? 전 아직 이게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요...? 한 번도 똑바로 안, 아니, 못 봤어요. 괜히 보기가 싫어서. 그냥 구석에 두고 안 보려고 하는데, 안 보려고 하면 더 신경이 쓰여요. 등 뒤에 있으면 자꾸 돌아보게 되고...
쇼호스트: 자, 그러지 마시고 그냥 같이 지내세요. 보면 또 예뻐요. 그죠 여러분?
(방청객들의 열렬한 환호.)
고객 3: ...그, 음... ㅇ-예쁜진 모르겠고... 밤에 소리가 나요. 가끔이요! 처음엔 시계 소린가 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숨소리 같기도 해요. 느리게.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
쇼호스트: (크게 숨을 들이마쉬고는,) 어유, 고객님이랑 합이 잘 맞네요.
고객 3: (잠깐 말이 없다.) ...그게 정상이에요?
쇼호스트: 그럼요. 다들 그래요. 처음만 좀 낯설지, 곧 그 소리 없으면 잠을 못 주무세요.
고객 3: 그런가... 하긴, 요샌 그 소리 들어야 잠이 오긴 해요. 없으면 허전하고. 어, 근데 그럼 이거 무서워할 거 아니죠? 안 무서운 거 맞죠?
쇼호스트: 그럼요 고객님. 하나도 안 무서워요. 좋은 거예요.
고객 3: 알겠어요... 그럼 믿고, 두 개만 더 주세요. 숨은 많이 쉬고 싶으니까.
쇼호스트: 네 고객님, 두 개 더. 잘 생각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자, 다음 분 연결할게요.
(통화 연결음.)
(덜컥.)
고객 4: 여보세요. 여보세요?
(신경질적인 젊은 남자의 목소리. 빠르고 갈라지고 숨이 차다.)
고객 4: 거기 사람이에요? 사람 맞아요? 진짜 사람이에요 거기?!
쇼호스트: 네 고객님, 정유선이에요. 말씀하세요.
고객 4: 오늘 며칠이에요? 며칠째냐고요. 나 며칠을 못 잤는데 며칠인지를 몰라... 달력이 자꾸 없어져 떼도 떼도 또 붙어 있고 어제가 어젠지 오늘이 어젠지... (한숨.) 그게 자꾸 세요. 내 옆에서.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밤새. 나를 밤새 세 자꾸. 내가 몇 개? 세 개?
쇼호스트: 어머, 고객님 너무 무리하셨다. 좀 쉬셔야겠어요.
고객 4: 쉬긴 뭘 쉬어 눈 감으면 더 가까이 와 눈 뜨면 천장에 붙어 있어 내 위에. (웃는다.) 아니 아니 들어봐요 내가 분명히 하나 샀거든? 딱 하나. 근데 이게... (운다.) 이게 나를 보는데 보는 데가 없어 눈이 없는데 보는 게 느껴져 ㄱ-그-그게 내 이름을 아는데 내가 내 이름을 까먹었어 걔는 아는데 나는 잊어 어떡해 나 이름이 뭐였지... (잔숨.) 여보세요. 내 이름 알아요? 주문할 때 적었잖아, 거기 적혀 있죠? 내 이름 거기 있죠?!
쇼호스트: 고객님, 진정하시고요. 댁에 지금 몇 개 있으신지만 말씀해 주실래요?
고객 4: 몇 개... (웃는다.) 몇 갠지를 누가 알아 셀 수가 없는데 자꾸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이제 나보다 많아 나보다 많아졌어 집에 내 자리가 없어 내가 들어갈 데가 없어 다 차지했어... (운다.) 살려줘요 제발...! 나 좀 나 진짜 며칠 못 버텨 나 이제 진짜... (가쁜 숨소리.) 숨을 못 쉬겠어 위에서 눌러 자꾸 위에서 눌러 가슴을-
쇼호스트: (밝게.) 아유 고객님, 그렇게 정이 깊으세요? 외로우셨나 보다. 제가 오늘 하나 더 챙겨드릴게요. 덜 외로워요. 자, 다음 분!
고객 4: 안 돼 안 돼...! 보내지 마 제발 더 보내지 마! 하나 더? 더? 더면, 더면? 나 진짜 죽어 진짜 죽는다고...! 여보세요 듣고 있어요?! 듣고 있냐고 사람이냐고 거기 사람-
(뚝.)
쇼호스트: 어머, 또 끊겼네. 연결이 자꾸 고르지가 못하네요. 자, 사은품 행사도 얼마 안 남았어요. 다음 분 연결할게요.
(통화 연결음.)
(덜컥.)
고객 5: 여보세요...
(느릿하고 멍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
고객 5: ...어. 제가 왜 전화했죠? 잠깐만요...
쇼호스트: 천천히 하세요 고객님. 주문 도와드릴까요?
고객 5: 네... 아, 주문. 주문... 그래요, 그거. 그거 하나... 아니, 더 있나. 모르겠어요. 집에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겠어요. 분명히 있는 거 같은데, 보면 또 없는 거 같고. 요새 뭐가 있는지 없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쇼호스트: 어유, 정신없으셨나 보다.
고객 5: 저는요, 그게... 음... 아무것도 안 해요. 그냥 앉아 있어요. 정신 차려보면 그 앞에 앉아 있어요. 아침인 줄 알았는데 밤이고, 밥을 먹은 거 같은데 배가 고프고... 하루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그 앞에 앉아 있으면 시간이 그냥...
쇼호스트: 어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신다니, 그만큼 좋다는 거죠.
고객 5: 그런가 봐요... 근데 요새는 둘 다 가만히 있는데, 누가 누굴 보는 건지. 어떨 땐 내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거 같고... 거기서 나를 내다보는 거 같고...
쇼호스트: 그렇게 푹 빠지셨다니, 정말 뿌듯하네요. 자, 하나 보내드릴까요?
고객 5: ...내가 시키는 거니까, 내가 말해야겠죠? 내 생각이니까요, 그렇죠...? 아, 아... 음, 으음. 주문을, 그러니까, 주문을...
쇼호스트: 네 고객님, 잘하고 계세요. 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
고객 5: 주문하겠습니다. 입금 완료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빠른 배송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쇼호스트: 네 고객님, 두둑하게 챙겨드릴게요. 늘 감사합니다. 자, 한 분만 더 연결할게요.
(통화 연결음.)
(덜컥. 덜컥.)
고객 6: 여보세요.
(한 사람의 목소리가 반 박자 겹쳐 있다.)
고객 6: 여보세요. 여보세요. 우리도 하나 주세요.
쇼호스트: 네 고객님, 몇 분이서 쓰시게요?
고객 6: 여섯.
쇼호스트: 어유, 식구가 늘었네요. 좋으시겠다.
고객 6: 일곱.
쇼호스트: 네, 다 같이 쓰시게 넉넉히 잡아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쇼호스트: 자, 여러분. 이렇게 많이들 찾으세요. 수량 정말 얼마 안 남았어요. 자, 고객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큼직하게 보여주시겠어요?
(게스트가 다시 상품을 들고 보여준다.)
게스트: 자... 이번엔, 크게.
(방청객의 박수.)
(게스트의 상반신이 180도 회전하며 우드득 소리가 세트장을 가득 채운다.)
(여전히 상품은 앵글에 잡히지 않고, 카메라는 게스트의 웃음을 향해 크게 줌 인.)
쇼호스트: 어머, 완벽하세요! 보셨죠 여러분? 이렇게 좋습니다.
쇼호스트: 자, 이제 정말 마감 임박이에요. 수량 거의 다 빠졌어요. 지금 안 하시면 다음은 없습니다. 전화 지금 바로요!
쇼호스트: 네, 매진입니다 매진!! 다 나갔어요 여러분! 어유, 이렇게 빨리. 정말 감사합니다!
쇼호스트: 오늘 못 받으신 분들, 너무 아쉬워 마세요. 내일 또 준비할게요.
(전화벨이 울린다.)
(덜컥.)
쇼호스트: 어라.
고객 7: 여보세요...?
(낮고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
고객 7: 저 환불 안 해주셔도 되니까요. 그냥... 이거 눈 좀 어떻게 해주세요. 눈 때문에 며칠째 못 감았어요. 잠깐만... 헤헤, 잠깐만 감게 해주세요. 제발...
쇼호스트: 고객님, 이미 사용하신 제품이라 환불이 안 되세요. 너무 아쉬워 마시고, 내일 또 봬요!
고객 7:
쇼호스트: 자 여러분,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늘도, 준비했습니다. 내일도-
(쇼호스트가 말을 멈춘다. 입을 한 번 다시고, 혀로 잇새를 더듬더니, 다시 환하게 웃는다.)
쇼호스트: ...내일 또 만나요. 다들 또 오실 거죠?
(말끝이 조금 샌다. 아래 앞니 하나가 툭 떨어져 테이블의 벨벳 천 위로 굴러간다.)
쇼호스트: 어유, 오늘 성말 슬거워서요. (후둑,) 내일은 서 많이 훈비하헤요. 서 마히요.
(이가 후두둑 쏟아진다. 위아래로 한 움큼씩, 벨벳 천 위로 흩어지며 자잘하게 부딪는 소리가 난다. 쇼호스트는 환하게 웃고 있다.)
(쇼호스트가 잇몸만 남은 입으로 환하게 웃는다. 웃음이 폭소로 번진다.)
쇼호스트: 히, 히히, 학학학학, 이학학학학학학학.
쇼호스트: 히, 히이, 후히- 하. 아, 후히, 아녕히 헤헤요. 내이 소 마나요... 케엑,
(말하던 쇼호스트가 무언가 목에 걸린 듯 켁, 켁 기침을 한다. 입에서 이 하나가 톡 튀어 천 위로 떨어진다. 쇼호스트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웃는다.)
쇼호스트: ...흐이이이헉헤아호훼야훼호후허학학흐흐흐흐흐흐흐흐흐후, 흐후휘혀형용불가의솟고아득한꿈이여. 아, 아-
(다시 시그널 음악이 흐른다. 스튜디오 조명이 하나씩 꺼지기 시작한다.)
(전화벨이 한 번 더 울린다.)
(덜컥.)
고객 8: 여보세요?
(갓 잠에서 깬 듯 밝은 젊은 여성의 목소리.)
고객 8: 있죠, 저 방송 보다가요, 너무 좋아 보여서 처음 주문해보려고요. 이거 진짜 괜찮죠?
쇼호스트: (어둠.)
고객 8: 그쵸? 하나 주세요. 아니, 사은품도 준다니까 두 개로 할게요. 호호.
쇼호스트: (어둠.)
(어두워진 무대에 게스트가 그대로 앉아 정면을 보고 웃고 있다.)
(화면이 다음 방송 안내로 전환된다.)
(방송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