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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몇년 전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익명
2026-08-26 16:36

당시 사촌형의 학교는 남녀공학에 남녀 합반 이었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형은 거칠것이 없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어릴때 부터 단련된 무에타이로 중학교 때 부터 소위 학교 통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언젠가 형이 나를 데리고 놀이터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형의 모습을 보고 다시는 개기지 않았다..

형과 나는 그네를 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어느새 땅거미가 져 왔다...

공부문제, 여자문제 등등 쉴새 없이 얘기하다 보니 뒤에 누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뒤가 하도 시끄럽길래 무심코 돌아보자... 한 서너명의 양아치 같은 놈들이 우리를 야려 보고 있었다...

나이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 머리도 길고 샛노랗게 염색들을 한 것이.. 학교에서 짤린 놈들 같았다..

내가 무심코 바라보자.. 그 중 한명이 다가왔다...

" 뭘 보노 씨X아... 확 눈깔 잡아 째 뿔라..."

"........"

솔직히 쫄아 있었던 나는 욕을 듣자 절로 시선을 내리깔게 되었다...

내가 굴복당하자 그 놈들은 자기네들끼리 웃으며 침을 탁탁 뱉어댔다..

그때까지 얌전히 있던 형이 내 귀에 대고 말했다...

"기원아.. 느그 동네 물이 좀 안좋네........ 잘봐라.."

형은 불쑥 일어나더니 옆에 있는 철봉으로 향했다...

그놈들은 형이 일어나자 또 욕을 해댔다..

"어이 어데를 쳐 기어가노... 니 주디 씨빠빠야.. 귀싸대기 날라간다..."

형은 씨익 웃더니 바지를 걷어 올렸다...

무릎이 드러나게 바지를 올린 형은 철봉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쩡..쩡..."

무릎으로 철봉을 모질게 치자 쩡쩡 울리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쩡..쩡...쩡.."

형은 쉬지 않고 철봉을 계속 쳐댔는데... 나중에야 나는 그것이 로우 킥이라는 걸 알았다..

"씹X끼.. 저게 미쳤나..."

무리 중 한명이 형한테로 달려갔다..

형이 고개를 돌린 순간....

"퍽.."

"으아악.."

형은 그대로 몸을 돌려 놈의 다리를 걷어찼다..

놈은 옆으로 붕 뜨더니 대가리 부터 바닥에 쳐박혔다...

"욕하지마.."

형은 작게 중얼 거린 후 다시 철봉을 찍기 시작했다..

"쩡..쩡.."

내 눈에는 심하게 흔들리는 철봉이 휘거나 곧 부러질 것 처럼 보였다...

"미친...."

나머지 놈들이 어딘가로 전화를 했는데...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았다..

"민재야.. 빨리와 그래...씨X 좆같은 새끼땜에... 쪽팔려 디지겠다.."

"아씨.. 그래 택시비 줄테니까... XXX 로 빨리와.."

놈들의 대화를 듣던 형이 불쑥 외쳤다..

"누구?.. 양정고 차민재?

"......"

"어라... 니가 민재를 알아?"

전화하던 놈이 어이 없다는 듯 물엇다..

"폰 갖고와봐.."

형이 철봉 치는 걸 멈추고 그놈들에게 걸어갔다...

"씨X..."

놈들이 오만상을 찡그리며 폰을 건네 주었다..

"여보세요? 어 민재냐?..

형이 빙글 웃으면서 통화를 시작하자... 놈들의 표정이 뭐 씹은 것 처럼 변했다..

"애새끼들 뭐냐? 친구를 가려 사겨야지... 순 양아치 시다바리 같은 새끼들을...."

"알았다... 얼굴 함 보자. 그래...."

형이 다시 폰을 건네 주자 한명이 재빨리 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어.. 민재야.. 아는 놈이야?.."

"어... 어.. 아 .. 그래 알았어... 미안하다.."

놈이 전화를 끊고 지들끼리 쑥떡 대더니 형한테로 다가갔다..

"미안하다.. 우리 원래 안그러는데...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랬다..."

"민재한테 잘 좀 말해줘.. 미안하다.."

놈들은 사과를 한 뒤 총총 걸음으로 놀이터를 빠져나갔다...

그제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내가 물었다...

" 형 민재가 누구야?"

형이 가볍게 툭 던졌다...

"중학교 때 나한테 졸라 깨진 놈 있어.."

"와... 형 대단하네..."

"지랄.."

이런 대단한 형이 고2 무렵의 일이었다..

형은 교실에서 맨 뒤에 앉았는데.... 공고라서 그런지 공부하는 분위기가 영 아니었다..

그리고 형 반에는 이상한 얘가 한명 있었는데.. 눈이 호랑이 눈이었다..

엄한 선생님이 화를 낼 때의 부릅뜬 눈 이라든지... 연기파 배우가 눈빛연기를 할 때 보여주는 그런 눈...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암튼 보고 있으면 괜히 움츠러 드는 그런 눈이었다..

형은 그 사람(항구)을 보면 일부러 시선을 돌렸는데... 유독 자기를 주시 하더라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5월이 지나가고 6월이 다가왔다..

다들 그렇지만 형의 반도 소위 노는 놈들... 왜 그런 놈들 있잖은가..

실제로 싸우면 큰 차이도 안나지만...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일진이다 뭐다.. 하면서 담배 펴대는 애들..

그런 애들이 형의 반에도 몇 명 있었는데... 그 애들은 무척 장난이 심했다...

흔히 말하는 왕따는 없었지만.. 만만한 애들한테는 거칠게 대했다...

괜히 가서 팔을 친다던지... 가방을 발로 차고.. 넘어 뜨리고...

형은 원체 그런일엔 무신경할 뿐더러... 엎드려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형이 방관하는 동안 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얘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소위 일진 중에 한명이 학교에 오더니 아침부터 흥분해서 떠들었다...

"그래.. 재밌다니까... 내 말대로 해봐.. 안아퍼 새끼야.."

그놈은 평소 자기가 괴롭히던 얘와 얘기하고 있었는데 반 협박이었다...

그 얘는 마지못해 승낙했지만 표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

"좋아 .. 이따 밥먹고.. "

그 날 점심시간에 밥을 먹은 그놈이 신나서 소리쳤다

"야.. 종수야.. 새꺄.. 나와봐 빨리.."

종수라는 형은 마지못해 일어나서 뒤로 나갔다..

형과 다른 친구들이 뭔가 싶어서 바라보자.. 그 놈이 희희낙락 거리며 말했다...

"내가 지금부터 이새끼 기절 시켜 볼게.. 잘 봐라.."

"미친놈.. 지랄하고 있네.."

한놈이 비웃자 그놈이 말했다..

"닥치고 구경이나 해.. 배웠단 말이야.."

그놈은 종수를 벽에 붙이더니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때도 형은 그냥 재밌는 구경이거니 하고 보고 있었다...

"숨을 천천히 들이마셔 일곱까지..."

종수가 숨을 들이마시자 놈이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일곱번째는 숨을 들이 마시고 뱉지말고 멈춰.. 알았지..."

놈은 웃으면서 다시 셌다..

"다섯... 여섯........ 일곱!!!"

"흡!"

종수가 순간 숨을 멈추자 그 놈의 손이 종수의 가슴을 힘껏 눌렀다..

"스르르.."

한순간 움찔하던 종수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말 그대로 기절한 것이다..

"......"

"와...진짜네.."

"봤지..봤지? 봐바 내가 된다 그랬잖아..."

그 놈은 신이 나서 떠들었고 형도 신기 한 듯 바라보았다...

구경꾼이 하나 둘 모이자 여자얘들도 모여들었는데 다들 신기해했다...

그 놈은 의기양양 해져서 소리쳤다...

"잘 보고 있어.. 그리고 비밀이다.."

씩 웃은 그놈은 종수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악.."

여자애들이 소리쳤지만...가지는 않았다..

"흐흐.."

놈은 바지를 다 벗기고 팬티까지 주저없이 내렸다...

"아악.."

여자애들이 온갖 비명을 지르며 야단들이었지만 구경꾼은 점차 늘어갔다...

그 때 한명이 불쑥 나왔는데... 호랑이 눈의 그 형이었다...

"그만해..심하잖아.."

호랑이 눈(항구)이 벗겨진 팬티를 입혀주기 시작하자.. 그 놈이 나직히 말했다..

"항구.. 이 씨X아.. 원위치 해라.. 존말할때.."

"야.. 됐어 그만해..."

형이 말리자 그 놈은 씩씩대며 교실밖으로 나갔다...

바지 까지 입힌 항구는 종수의 뺨을 쳤다..

"야.. 종수야.. 야.. 일어나.."

"으..으.."

눈을 뜬 종수가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하...하하하.."

주변에 온갖 남녀 학생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아.. 내가 진짜 기절했나보네..."

종수가 힘없이 일어나자 형이 주변을 보며 말했다..

"다덜 아갈 다물어라 말하면 죽는다.."

형의 엄포에 다덜 조용해 졌지만 노골적으로 종수를 비웃는 눈빛이었다..

그렇게 그 날이 지나고 며칠이 흘렀다...

형과 친구들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중에는 종수의 팬티를 벗긴 그놈(정식)도 있었다..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말을 걸어왔다..

"정식아..."

"어라.. 너 종수잖아.. 나한테 니가 뭔 볼일이 있냐?"

말을 건 사람은 종수였다..

"정식아... 잘봐... 눈 똑똑히 뜨고 잘 봐... 우린 매일 볼거야...."

종수의 말은 어딘가 이상했고.. 눈빛이 죽어 있었다...

"씨X.. 뭐라는 거야 .. 약 쳐 먹었냐.."

정식이가 어이 없다는 듯 말하자... 종수가 씨익 웃었다..

"잘 보라고 개X끼야... 어차피 매일 볼거지만..."

잠시 멍하니 있던 정식이의 눈빛이 분노로 물들었다..

"씨X 니 오늘 죽었다.. 어이가 없네.."

정식이가 한발짝 앞으로 내디딘 바로 그 순간....

종수가 도로로 뛰쳐나갔다..

"어... 어..."

보고 있던 형과 친구들이 당황해서 소리쳤지만...

이미 달려오던 봉고차 한 대가 종수의 몸에 돌진했다...

부딪히는 순간 종수의 시선은 정식이를 향해 있었는데... 웃고 있었다...

"끼이익..."

차가 급제동 했지만 종수의 몸은 붕 떠 올랐다가 다시 바닥에 쳐 박혔다...

"으아악.."

지나가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하....아.."

형과 친구들은 일제히 스톱 상태가 되어 충격에 빠져 있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앰뷸런스가 오고 경찰차가 왔다...

형과 친구들은 눈앞에 떨어진 종수의 시체를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매우 끔찍했다...

팔다리가 기괴한 각도로 뒤틀려 있었고 머리가 깨져 피가 흥건했다..

눈도 감지 않고 죽었는데.. 부딪힌 충격으로 눈의 실핏줄이 다 터져 피눈물이 줄줄 흐르는 상태였다..

"미..미친..새.. 새끼.."

정식이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뛰어서 도망갔다...

그 날 정식이를 뺀 형과 친구들은 경찰서에서 새벽 1시까지 조사를 받았는데...

다들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눈물과 후회로 파김치가 되어서 집으로 온 형은 씻지도 않고 누웠다....

마음 속으로 종수에게 용서를 빌며 그렇게 형은 잠들었다...

"뎅...뎅..."

집에 있는 벽시계가 두번을 치자 자고 있던 형의 몸이 꼿꼿히 펴졌다...

그리고 두 눈이 번쩍 뜨였다...

.....

천장에 무엇인가가 붙어 있었다.....

"뎅...뎅..."

새벽 두시가 울리자 형의 몸이 꼿곳히 펴지고 눈이 번쩍 뜨였다..

부릅 뜬 눈 쪽에서 말라붙은 눈물 가루가 부스스 떨어져 내렸다..

천장에는 무엇인가가 붙어 있었다...

형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눈도 감아지지 않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본 자세 그대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저..저게 뭐지..'

형이 물체를 자세히 관찰했다..

'헉...저...저건.."

천장의 물체는 사람이었고 교복을 입고 있었다..

팔다리는 기괴하게 비틀려져 덜렁 거리고 있었는데... 등만 천장에 붙어 있어 매우 그로테스크한 모습이었다..

'종...종수....?'

그것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고 눈알은 터져서 피가 흘러 내렸다...

"뚝..뚝.."

그것의 눈에서 흘러내린 피가 형의 이마에 한방울씩 떨어졌다..

'우어...'

그것의 입어 열리자 입에서도 피가 한움큼 떨어져 내렸다...

'으악'

다량의 피가 형의 얼굴 전체를 덮쳤다..

뜨끈뜨끈한 피가 얼굴에 쏟아 지자 형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눈도 감기지 않았다..

형이 고통속에서 울부짖자 그것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그저 형을 바라보고 있기 시작했다..

'종수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형은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지만 그것은 요지부동.. 형을 노려볼 뿐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있던 그순간...

"뎅...뎅..뎅.."

벽시계의 종소리가 세시를 알리자 굳어 있던 형의 몸이 펴졌다...

"으아아악..."

형이 몸을 벌떡 일으키며 온갖 비명을 질러댔다...

곧 집안의 불이 켜지고 온 식구가 깜짝 놀라 달려왔다...

"원교야.. 왜그래!!!"

"오빠... 뭐야.. 뭔데 그래??"

"..........."

형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천장만 바라보았다...

이미 천장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형은 말없이 점퍼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아... 벌 받아도 싸다..'

형은 그 날 피시방서 뜬 눈으로 밤을 샜다..

다음 날 초췌한 얼굴로 학교에 간 형은 또 한 번 놀랐다...

친구들의 얼굴이 평소완 달랐다...

평소 활기차던 교실도 쥐죽은 듯 조용했고.. 모두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형이 자리에 앉자 일진 패거리들이 힘없이 다가왔다...

"원교야... 너도 어제 봤지.."

"........."

"종수 말이야... 천장에 있는 종수...."

"아...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형의 친구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너 뿐만이 아냐.. 어제 사고현장에 있었던 애들은 다 봤어..."

"뭐...?"

형이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자 모두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휴...그렇구나... "

형이 골똘히 생각에 잠기자 한명이 절박하게 말했다...

"원교야... 나 무서워 죽겠어.. 피가 얼굴에 떨어지는데.. 움직이지도 못하고.."

"............."

골똘히 생각하던 형이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우리 모두는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야 해...

종수에게 천번 만번 사죄하고... 종수가 천국에 갈 수 있게 다들 기도해.."

"정말?.. 그러면 종수가 우릴 용서해 줄까..?"

"나도 몰라... 지금으로선 그 방법 뿐이야..."

".........."

"근데 정식이는 어딨어?"

형이 교실안을 살피며 묻자 한명이 대답했다...

"아직 안 왔어..."

'드르륵...'

그때 교실문이 열리며 정식이가 들어왔다...

꺼멓게 죽은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도구나..."

그렇게 모두가 한숨을 내쉬며 자리로 돌아갔다...

이읔고 조례시간이 되자 선생님이 들어 오셨다...

선생님은 침울한 표정으로 나직히 말했다...

"어제 종수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다들...종수를 위해 빌어 주길 바란다..."

그 날 형은 마음속으로 무수히 빌고 또 빌었다...

'종수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곧 밤이 찾아왔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중 피곤한 형은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휴... 종수야.. 미안해 ..용서해줘...'

형은 마지막으로 종수에게 빌고 잠을 청했다...

무의식적으로 형은 엎드려서 잠을 청했는데... 그 자세 그대로 곧 잠에 빠져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뎅.. 뎅.."

'헉...'

새벽 두시가 울리자 마자 형의 몸이 뒤집어 지면서 눈이 번쩍 뜨였다...

'또... 또...'

어제처럼 천장에는 종수가 붙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뻘건 두눈에 핏물이 가득 고여 있었는데... 곧 방울 져서 떨어져 내렸다...

"툭..툭.."

'아악.. 미안해 종수야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형이 온몸을 비틀며 발작적으로 소리쳤지만... 전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종수의 무표정한 눈이 형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던 순간...

"뎅..뎅...뎅"

새벽 세시가 울리자 천장의 종수는 순간 사라졌다..

"으아아악..."

형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얼굴을 만져봤지만 엄청난 땀만 만져질 뿐 피는 없었다...

곧 식구들이 왔지만... 형은 울면서 모두를 내보냈다...

그날도 뜬 눈으로 밤을 새운 형은 낡이 밝자 일찍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하자 이른 시간 이어서인지 아무도 없었다...

형은 자리에 앉아 엎드렸다... 그리곤 곧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주위의 웅성대는 소리에 형이 잠에서 깼다...

형이 살펴보자... 모두의 표정이 심각한 상태였다..

군데 군데 빈자리도 많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여학생도 있었다..

"원교야..."

일진 중 한명이 다가왔다..

"야 대체 무슨 일이야..?"

친구는 더욱 초췌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나.. 나 정말로 열심히 빌었거든.... 근데 어제 또 나타났어..."

친구는 몸서리치며 말했는데 뒤의 말이 형을 충격에 빠뜨렸다...

"근데... 그저께는 우리들한테만 종수가 나타났는데... 어제는 우리반 전체에 나타났어..."

"뭐... 뭐?"

형이 영문을 몰라 되묻자 친구가 손가락을 가리켰다...

"봐봐... 저기 우는 미진이... 그리고 맨 앞자리에 병수까지...다들 어제 종수를 봤어.."

"그럴수가..."

형이 믿기지 않은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봤다...

그 때 울고 있던 미진이란 여학생이 다가왔다...

"야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 이제 어쩔꺼야...?"

미진이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따졌고... 형이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때문이라니..?"

"어제 너네들 얘기 듣고 난 뒤에 종수가 나타났어..."

"............."

"나 뿐만 아니라 그 얘기를 들은 우리반 전체에...."

"............"

"그리고 이 얘기를 해준 다른 학교의 내 친구 한테까지 나타났단 말야... 이제 어쩔꺼야.. 어쩔거냐고.!!"

미진이는 미친듯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 그럴수가.."

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날 여러 수업이 있었지만 형은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군데 군데 빈 자리는 끝내 결석이었다...

얘기는 퍼지고 퍼져 학년 전체에 퍼지게 되었다...

형이 복도를 걸을 때마다 삼삼오오 모여 야단을 떠는 아이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야 너 그 소문 들었지?... 3반 종수 얘기 말야... 그 말 듣는 사람은 새벽 두시에 천장에 나타난대..."

"꺄악.. 안돼.. 나 이미 들었단 말이야..."

"호호... 재밌겠는데.. "

여자애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온갖 법석을 떨어댔다..

그렇게 학교가 마칠 때 쯤.. 이미 전교생 모두가 그 얘기를 알게 되었다...

"내일... 내일이면 알게되겠지.."

형은 불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갔다...

그날 밤 형은 집에 도착해서 바로 잠을 청했다...

자명종 시계를 한시에 맞춰두고 저녁도 안먹고 잠에 빠져들었다...

............

.........

.......

"따르르릉...따르르르릉"

자명종이 요란하게 울리자 형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습관처럼 끄고 다시 자려던 형이 깜짝 놀라 일어났다..

"헛... 큰일 날 뻔 했네.."

형은 침착하게 두시를 기다렸다...

"뎅..뎅.."

두시가 울렸지만.. 이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잠들지만 않으면 된다 이거지..."

형은 안심하고 자리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새벽내내 뒤척이던 형은 아침이 되서야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9시였다...

"앗...큰일났다.."

형은 부리나케 옷을 입고 학교로 향했다...

"헉..헉"

허겁지겁 교실로 들어온 형은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반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

"원교왔냐.... 이제 정말 큰일났다... "

"................"

"전교생의 절반이 등교하지 않았어.."

".............."

남아 있는 아이들 중 일부는 두시에 깨어 있었고... 또 일부는 부모의 협박에 못 이겨 억지로 나온 경우였다..

"이건.. 이건 말이 안돼... 요즘 세상에 이럴수는... 없어..."

형이 절망적으로 말하자 친구 중 한명이 말했다...

"정식이도 오늘 결석했어...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찾아보자...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어떻게?"

"생각해야지... 기필코 생각해 내야지.."

형은 굳게 마음을 먹고 하루종일 머리를 쥐어 짰다...

그 날 형의 학교는 전교생의 절반이 결석이었고.... 이 초유의 사태에 학교측은 무척이나 당황했다...

방과 후 형과 일진 친구들이 카페에 모였다...

형이 하루종일 생각해 논 대안을 꺼냈다..

"지금부터 우리는 흩어져서 피시방으로 갈꺼야..."

"피시방은 왜?"

"내 말 잘들어.. 너희들은 되도록 이면 사람이 많은 사이트에 글을 올려.."

"글..?"

"그래.. 우리 학교 이야기 말야... 종수사건도 적고... 새벽두시에 천장... 이런것도 다 적어..."

"..............."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정을 알 수 있도록말야...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알면 종수의 원한이 조금 희석 되지 않을까?"

".......... 정말?"

"나도 확신할 수 없어... 어쨌든 이 방법 밖에 없어..."

"알았어.. 해보자...."

모두의 표정이 결연해졌고... 엄숙한 분위기 마저 감돌았다..

"가자....."

형은 선두로 친구들이 피시방을 향해 떠났다...

ㅡ XX고 사건의 비밀ㅡ

여러분들은 XX고에 일어난 기묘한 일을 알고 계십니까?

제가 다니는 XX고에 일어난 이 끔찍한 일을 알고 싶으 신 분은 계속 읽어 주십시오...

그러니까 며칠전 X월X일 경이 었습니다...

저희 반에 종수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

.........

......

....

..

.

그 날 하루 형과 친구들이 각종 사이트에 뿌린 글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갔다...

그 시각 제주도...

오늘도 자기 전에 웹서핑을 하는 현민이었다...

"보자..보자.. 오늘은 뭐 잼나는 거 없나.."

현민은 현란한 마우스 클릭으로 인터넷을 헤집고 다녔다..

"어라.. 조회수가.... 삼..삼만..?"

현민은 그 중 엄청난 호응을 얻은 글의 제목을 클릭했다...

"XX고 사건이라.... 공포글인가... ㅋㅋㅋ"

현민은 다 읽고 난뒤 댓글을 살폈다..

압숑바 님의 댓글 : 앗싸 1등이다... 광개토 대왕 자냐??

광개토대왕님의 댓글 : 아... 분하다... 흑흑..

Kjd73df님의 댓글 : 만약 진짜로 나오면 어쩌죠.. 아 괜히 읽었네...

구라치지마님의 댓글 : 지랄들을 떨어요... 다들 낚인거삼.. 이럴 때 내 아디가 자랑스러워..

퇴마사님의 댓글 : 이 글은 저주가 깃든 글로써... 다들 새벽 두시에 깜짝 놀라 실 겁니다..

878sdjksdjs님의 댓글 : 퇴마사님 진짜로 새벽두시에 나타나나요????

지존님의 댓글 : 귀신이 나오면 맞짱 뜨면 되잖아 븅신들아... 겁만 많아 갖고...

노숙자님의 댓글 : 우리 집엔 천장이 없다.... 고로 비추..

피시방죽돌이님의 댓글 : 피시방 야간 아르바이트다... 고로 비츄...

dskd387riw님의 댓글 : 아 무서워... 잠자긴 글럿네...

가위대마왕님의 댓글 : 짜릿해.. 이번에는 날 만족시킬켜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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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엄청난 양의 댓글이었다..

현민은 배를 잡고 폭소했다..

"ㅋㅋㅋ 대박 웃긴데...ㅋㅋㅋ"

현민은 대충 더 돌아다니다가 컴퓨터를 종료시켰다...

"자볼까.."

현민은 티비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다가 꺼버렸다..

순간 깊은 적막이 찾아 왔고 그렇게 현민도 잠에 빠져들었다...

"뻐꾹...뻐꾹..."

"헉.."

깊은 잠에 빠졌던 현민의 몸이 순간 일자로 경직되었다...

눈은 자동적으로 부릅떠지고 시선은 천장을 향했다...

'씨..씨바..'

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스르륵'

천장에서 무엇인가가 꿈틀 대고 있었다...

현민의 눈이 귀신의 눈과 마주쳤다...

'억...억'

엄청난 긴장감에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귀신은 독기 품은 눈으로 현민을 노려 보았다...

"툭..툭"

귀신의 눈에서 핏방울이 현민의 얼굴로 떨어졌다...

'왜... 왜.. 내가.. 뭘 어쨌다고...'

억울한 마음까지 드는 현민이었다...

그렇게 지옥같은 시간이 지나고 세시가 됐다...

"으악.."

한순간 탁 하고 풀려난 현민이 비명을 질렀다...

"씨바..."

땀범벅이 된 현민이 형광등 스위치 부터 눌렀다...

천장의 귀신은 보이지 않았지만... 현민은 사방을 경계했다...

잠시 그렇게 서 있던 현민이 무슨 생각에서 인지 컴퓨터 전원을 눌렀다...

"아씨 왜 이렇게 느려.."

애꿎은 부팅 시간을 욕하던 현민은 인터넷 아이콘이 보이자 빠르게 클릭했다..

그리곤 아까 읽었던 글을 다시 찾았다..

ㅡXX고 의 비밀을 아십니까?ㅡ

.....................

..................

..............

.........

.......

..

.

.

.

커서를 쭉 내린 현민은 댓글부터 빠르게 훑어 내렸다....

"이.. 이런 미친..."

충격이었다...

엄청난 혼란이 댓글로 쏟아져 나왔다...

해당 사이트는 두려움을 호소하는 누리꾼들로 렉 까지 걸릴 판국이었다...

글을 읽은 수천명의 사람들이 가위를 경험 했고.... 다들 현민처럼 경악해 하고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다음 날 형이 학교에 가자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 들었다..

"원교야.. 인터넷 봤어? 봤어?"

"못봤어... 반응이 어때?"

형이 되묻자 한명이 흥분해서 대답했다..

"지금 난리야 난리... 완전 다들 미쳐서 날뛰고 있어..."

"뭐? 그럼 딴 사람들도 종수를 봤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그것도 새벽 두시에서 세시까지도 똑같아..."

"그렇군..."

형이 눈빛을 반짝이며 다음 말을 이었다..

"근데 어제 두시에 잠든 사람 있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들 두시에 깨어 있었나 보군...피곤할텐데.. 눈 좀 붙이자.."

"안 그래도 눈알이 뻑뻑한게 아프기 까지 하다..."

다들 자리로 돌아가서 엎드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조례시간에 담임이 들어 오셨다...

등교한 학생이 삼분지 일로 줄어 있었고.. 그나마 온 학생도 대부분 엎드려 자고 있었다..

"쯧쯧... "

잠시 혀를 차던 담임은 분필을 들고 칠판에다 큼지막히 뭔가를 적었다...

ㅡ 자 율 학 습 ㅡ

평소 같으면 다들 좋다고 난리 였겠지만.. 지금은 보는 사람 조차 없었다...

담임이 나가자 형이 고개를 들었다...

"자.. 생각하자... 분명 해결책은 있어.."

형이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에 빠진 형의 뒤로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

"스윽.."

검은 그림자는 형의 어깨에 천천히 손을 뻗어갔다...

"헛.."

무언가 감촉을 느낀 형이 기겁을 하며, 본능적으로 무에타이의 기수식을 취했다...

"나야.. 항구.."

"아아.. 깜짝이야... "

검은 그림자는 항구 였고 예의 그 무서운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형이 경계하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과는 달리 항구는 별로 무서워 하지 않았고..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항구가 주위를 한 번 스윽 둘러 보더니 형에게 말했다...

"종수 말이야.. 나한테 해결책이 있어.."

"뭐??"

"내가 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고..."

"정..정말이야?"

형의 표정에서 오랜만에 희망의 빛이 나타났다..

"잘들어... 종수는 지금 너희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원독을 품고 있어..."

형이 침울하게 대답했다.

"그렇겠지...."

"이 일을 해결하려면 너희들의 희생이 필요해..."

"희생..?"

"그래... 너희들은 핏값을 치뤄야 해.. 그렇다고 죽는 건 아니야... 하지만 재수없으면......."

항구가 뒷말을 흐리자 형이 재촉했다..

"재수없으면... 뭐?"

"재수없으면 죽을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만 제대로 하면 그럴 일은 없어.."

잠시 항구를 바라보던 형이 되물었다..

"그런데.. 너는..어떻..."

"어떻게 아냐고?"

항구가 형의 말을 잘랐다...

"내 눈...."

"니 눈?"

"그래.. 내 눈 말이야...."

항구의 호랑이 눈이 더욱 매서워졌다...

"나는 열한살 때 천안이 트였어..."

"천..안? 그게 뭐야?"

"영안 이랑 좀 다른건데... 너 평소에 내 눈 보고 무슨 생각을 했지?"

"글쎄.... 약간 무섭기도 하고....."

"그거야... 내 눈은 귀신따위가 함부로 보지 못해"

"내가 바라보면 귀신은 기겁을 하고 도망가버려..."

항구가 재차 말을 이었다...

"죽은 이의 눈에는 내 눈이 사지가 오그라 들만큼 무섭게 보일거야.. 그게 천안이니까..."

"아....."

형이 나직히 탄성을 내뱉었다...

잠시후 항구가 펜과 종이를 들고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서두르지 않으면.. 너네들.. 다 위험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들어.."

'꿀꺽'

형이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키고 항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 일은 오직 너희들만이 해결할 수 있어... 사고를 목격한 바로 너희들 8명만이...."

"그래..."

"준비물을 적어 줄께... 이것들을 모두 구해와 오늘 중으로...."

"알았어.."

항구는 뭔가를 적어 갔고.. 형은 묵묵히 기다렸다...

이읔고 항구가 다 적자 형이 종이를 건네 받았다...

"준비물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리고 오늘 밤 9시.. 이곳 학교서 만난다... 너희들 8명 모두 빠짐없이...

물론 나도 올거야..."

"알았어..."

항구가 온다는 말에 형은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안도감도 잠시 형은 곧 종이를 주의 깊게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방과 후... 형을 중심으로 모인 6명의 친구들이 긴장감에 몸을 떨고 있었다...

"다들 나눠 준 종이에 적힌대로 자기파트는 목숨을 걸고 구해와야 된다... 명심해.."

"그래.."

"알았어.."

"응.."

다들 종이를 받아 품속에 갈무리 했다....

"근데 학교까지 와야 돼?"

한명이 겁에 질린 음성으로 묻자.. 형이 단호히 대답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코.. 와야 돼... 우리가 뿌린씨는 우리가 거둬야 돼.."

"하지만 항구 그 새끼를...뭘 믿고 ......"

"믿어야 돼.. 믿지 않을 수 없어..."

형이 다시금 결연한 표정을 보이자 모두의 고개가 끄덕여 졌다..

"정식이는 내가 데려간다... 9시까지 한 사람도 빠지지 마라..."

말을 마친 형이 먼저 학교를 빠져나갔다...

"우리도 가자.."

남은 6명도 뿔뿔히 흩어져서 각자의 준비물을 구하러 떠났다..

지금 시각 오후 다섯시 오십분...

형이 정식이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잠시 뒤 기운없는 정식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정식이냐.? 나야 원교... 문 열어봐..."

"철커덕.."

바로 문이 열렸고.. 형은 성큼 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으로 들어서자 정식이의 모습이 보였다...

머리 한쪽이 완전 떡이 져 있었고.. 눈 밑에 낀 다크서클이 공포의 분위기마저 자아냈다..

"왔냐..."

정식이가 힘없이 반겼고.. 형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새끼.. 거의 못 잔 모양이네..."

"그렇지 뭐....."

"낮에라도 좀 자두지 그랬어?"

형이 묻자 정식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원교야 정말 이상하지? 낮에는 잠이 안와... 수면제를 몇 알씩 먹어도 젼혀 잠을 들 수가 없어..."

"............."

"그래.. 이상하게 들릴거야... 헌데 그렇게 멀쩡하다가도 새벽 두시만 다가오면 졸음이 쏟아져..."

"미친듯이 졸려... 정말 이상하지? .. 나는 안 잘려고 물속에도 들어가고 불로도 지져봤어..."

정식이가 내민 팔에는 불로 지진 모양의 흉한 자국이 드러나 있었다...

"................"

"그래.. 알아.. 내 책임인 거... 병신같이 내가 그 짓만 안했어도..."

정식이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괜찮아.. 산 사람은 살아야지... 따라와 갈 데 가 있어.."

형이 말하자 정식이의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어..어딜?"

"학교로 가자... 해결 할 방법이 있어.."

"미..미쳤어? 내가 거..거길 왜 가..."

"가야 돼.. 오늘 가서 깔끔히 해결하자.."

"안 가... 때려 죽여도 못가..."

정식이가 오들오들 떨면서 고개를 마구 저었다...

형이 한참을 설득했지만 정식은 오로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새끼.. 너 정말 맞을래?"

마침내 형이 폭발했다..

"그래.. 제발 때려줘... 실컷 때려도 좋으니.. 날 여기 내버려둬...제발.."

정식이가 오열하며 형의 바지를 잡아 끌었다...

"새..새끼..."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문든 벽시계를 바라본 형이 깜짝 놀랐다

"벌...벌써..."

시계는 어느새 7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9시까지는 한시간 남짓의 시간만이 남아 있었다...

"정식아.. 일어나... 이 자리서 나한테 죽기 싫으면...."

형의 표정은 무섭게 차가웠고... 억양은 소름끼치도록 건조했다...

'흠칫'

달라진 형의 분위기에서 겁을 먹은 정식이 마지못해 일어났다...

"철커덩"

현관을 나선 두 사람은 곧 학교로 향했다...

"빨리 걸어.."

형의 발걸음 과는 달리 정식의 발걸음은 점점 뒤쳐졌다...

"가고 있잖아.."

정식이 볼멘 소리로 대답하자 형이 정식의 멱살을 잡았다..

"새끼야.. 빨리 와 진짜 죽는다..."

"간다고.. 간다잖아..."

그렇게 정식이 마지못해 빨리 걸었다...

그렇게 몇 분을 걸어가니 멀찍이 학교가 보였다...

학교가 보이자 정식은 거의 속도를 내지 않았는데.. 형이 거의 끌고 가다 시피 했다..

눈 앞에 골목이 보였다..

이제 저 골목 모퉁이만 돌면 바로 학교 정문이 나타날 터였다...

형이 온갖 욕설을 퍼 부으며 정식을 끌고 골목길에 들어선 순간....

" 어이 학생.... 뭐하나 지금?"

건장한 체구의 어른 세명이 형을 꾸짖듯 바라보고 있었다...

"아.. 저 그..그게.."

형이 우물쭈물하자 정식이 순간 형을 뿌리치고 세명에게 달아났다...

"아..아저씨... 도와주세요....저 새끼가 절 죽이려고 해요.."

"야 이새끼 너...!"

말문이 막힌 형이 말을 못하자 세명이 앞으로 나섰다...

"대가리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벌써부터 폭력이나 쓰고.. 말이야..

"너 .. 잘 걸렸다.. 같이 가자 경찰서로..."

"젠장..."

형이 다급한 마음에 시계를 보았다...

'8시.. 50분...'

"아...."

결단을 내려야 했다...

주위를 둘러 본 형은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미안해요.. 아저씨..."

형은 사과를 하며 아저씨에게로 다가갔다...

"따라와.. 그렇다고 봐주진 않.... 컥.."

형은 말하는 아저씨의 복부를 힘껏 내질렀다...

"턱.."

곧바로 반바퀴 빙그르 돈 형은 정식이를 잡고 있던 한명의 목을 팔꿈치로 찍었다...

"허억..."

순식간에 둘이 나자빠지자 나머지 한명이 달려 들었다

"개X끼가..."

'미안해요..정말..'

형은 달려오는 마지막 한명이 휘두른 주먹을 슬쩍 피했다...

"뻐걱.."

그리곤 한명의 무릎을 발꿈치로 모질게 내려 찍었다...

"으악.."

그렇게 세명이 쓰러지자 형이 정식이를 찾았다..

정식이는 와들와들 떨고 있었는데.. 형이 사정없이 나꿔채서 끌고 갔다..

"뛰어 새끼야!!.. 빨리.. 더 빨리..!!"

형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자 정식의 몸이 미친놈 마냥 껑충껑충 뛰어갔다...

둘이 그렇게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저 멀리 친구들의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가자 그들은 손에 뭘 하나씩 들고 있었는데... 야구 방망이... 각목.. 골프채... 등이었다..

공포로 이성을 잃은 그들이 마구 소리를 질렀다..

"씨X... 가자 .. 죽여 버리겠어.."

"으악.. 보이기만 해봐..."

그들은 형이 나타나자 더욱 광분 했는데.. 그 모습을 항구가 혀를 차며 지켜 보고 있었다..

"전쟁났냐?"

"................."

"................"

"준비물은...?"

"다 챙겼어.."

"나도.."

"나도..."

" 좋아 모조리 준비했군...."

형이 항구를 바라보자 항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심호흡을 한 형이 교실쪽을 노려봤다...

"오늘... 죽자..."

형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자 나머지가 따라가기 시작했다...

성큼성큼 걸어가던 형이 문 앞에서 별안간 걸음을 멈추었다.

"쉿.... 경비 아저씨가 있으니까.. 지금부터는 조용히 움직이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형이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끼이익..."

오늘 따라 유난히 문소리가 신경을 거슬렀다.

모두 안으로 들어가자 형이 항구를 바라보았다.

"3층 우리 교실로...."

항구가 대답하자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금 형을 선두로 계단을 올라갔다.

이읔고 3층에 도착한 일행이 복도 끝 쪽에 정지했다.

맞은편 복도 쪽을 바라보자 컴컴한 적막 만이 감돌고 있었다.

기세등등하게 들어왔던 일행도 복도를 보자 다시금 움츠려 들었다..

"아무리 밤이라지만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군.."

형이 천천히 자신의 반으로 걸음을 옮겼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낯익은 교실이 나타났다.

"부스럭..."

일행이 각자 가져 온 준비물을 바닥에 내려 놓자 항구가 말했다.

"소금...!"

"여기..."

상진이 갖고온 소금 자루를 한 번 들었다 놨다.

"팥..."

"갖고 왔어..."

준오가 가방 가득 담아온 팥을 보여주었다.

"향 하고 초는 내가 준비했어..."

민호가 향과 초를.. 성훈이가 복숭아 가지를 꺼내 들었다.

명환이 갖고 온 가방을 열자... 자극적인 냄새가 확 풍겨져 나왔다..

"난 계피가루..."

마지막으로 경호의 가방이 가장 크고 무거워 보였는데..

경호가 커다란 가방을 열자.. 알루미늄 통이 나타났다..

"이건....."

민호가 궁금한 듯 묻자 항구가 대답했다.

"닭 피...."

"아..... 닭 피...."

"좋아... 다들 빠짐없이 챙겨 왔군... 자 다들 모여봐.."

항구가 일행을 가까이 모으곤 앞으로의 작전을 지시했다.

"................."

".............."

항구의 설명이 끝나자 모두의 표정이 꺼멓게 죽었다.

특히 정식이의 표정이 제일 처참해졌다...

"정...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거냐?"

명환이 간절하게 묻자 항구가 차갑게 대답했다.

"물론.. 내가 하자는 대로 해야 너희가 살 수 있다...."

"다들 미쳤어..."

정식이가 낮게 중얼 거리자 상진이 쏘아붙였다.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씨X.. 니가 그 지랄만 안 했어도...이 고생은 안하잖아..."

"맞아... 솔직히 우리가 뭔 잘못이 있어?.. 다 정식이 때문이지.."

공포로 흥분한 일행이 정식이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만 하자... 앞으로 할 일만 생각해도 머리 아파... 다들 그만해..."

형이 만류했지만 일행의 흥분은 쉽게 가라 앉지 않았다.

"드르르륵. 철커덩.."

순간 멀리서 요란한 철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화가 순식간에 끊어지고 모두 서로를 바라보았다..

3분뒤...

또다시 요란한 철소리가 들렸다..

"셔터야... 경비가 양쪽 셔터를 모두 내렸어..."

"헛........."

"그..그럼.."

"미...미친..."

형의 말에 일행이 다시 공포에 물들었다..

"..자자 다들 흥분하지 말고.. 시작하자..."

항구가 나직히 말하자.. 일행의 표정이 절망감으로 물들었다.

경호가 알루미늄통을 열기 시작하자... 각자가 준비한 재료를 꺼냈다.

비릿한 닭 피 냄새가 무섭게 퍼졌다.

곧바로 항구가 닭피로 교실 바닥에 작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뻘건 피가 복도 바닥에 뿌려지자 정식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원을 중심으로 소금을 북쪽에 초를 남쪽에 향을 동쪽에... 물을 서쪽에 배치했다.

"들어가..."

준비를 마친 항구가 정식이를 바라보았다.

"..으.. 으...."

정식이 덜덜 떨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들어가.. 여기 들어가야 니가 산다..."

마침내 정식이의 몸이 원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는 오늘 거기서 꼼짝도 하지 말아야 해..."

"거기만 벗어 나지 않으면 넌 살아... 그 누가 나타나든지 오늘 밤 거기 그대로 있어..."

"...어..어..."

정식이 달달 떨며 대답하자 항구가 만족한 듯 희미하게 웃었다.

"자 우리도 준비하자..."

항구의 말에 모두의 안색이 찌푸려졌다.

"내가 먼저 하지..."

형을 선두로 모두의 몸에 닭 피가 흠뻑 뿌려졌다..

"읔..."

끈적한 닭피가 몸에 닫자 절로 소름이 돋았다..

닭피가 모두 뿌려지자 항구가 일행의 몸에 계피가루를 뿌려 주었다.

연이은 악취에 적응 된 듯 더 이상 냄새는 맡아지지 않았다.

"지금 시각이 열한시 반이다... 다들 나가자..."

항구가 시계를 바라 보며 몸을 일으켰다.

"드르륵"

교실문이 열리고 하나 둘 복도로 나갔다..

"정식아... 한시간만 버텨... 두시에서 세시까지만 버티면 돼... 할수 있지?"

형이 마지막으로 남아 정식을 위로했다.

"그..그래.. 눈 꼭 감고 죽은 듯이 있을께..."

형이 한 번더 정식을 바라 보곤.. 교실문을 닫았다.

일행이 복도로 나오자 주위는 한 치 앞도 안 보일 만큼 더 어두워져 있었다.

오른손에 복숭아 가지를 든 항구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들어 올 때의 객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서로의 손을 꼭 쥔 채 그들은 묵묵히 뒤를 따를 뿐이었다..

복도의 끝에 도착한 항구가 걸음을 멈췄다.

"여기야... 다들 누워.."

항구가 손으로 가리키자 하나 둘 복도 바닥에 눕기 시작했다.

시뻘건 피가 묻은 채 7명이 나란히 누운 광경은 매우 기괴했다..

"덜...덜.."

날씨는 여름이었지만...

등을 통해 전해지는 묘한 한기에 일행은 몸을 떨었다.

"앞으로.. 한시간 남았다... 한시간 뒤에 오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라..."

"그래.. 움직이지만 않으면 괜찮은 거 맞지?"

형이 짐짓 태연한 척 물었지만.. 말의 끝소리가 떨려서 나왔다.

"그래... 움직이지만 않으면..너희들이 죽은 줄 알고 지나칠 거야..."

"알았다..."

형을 중심으로 일행이 서로의 잡은 손을 더욱 굳게 쥐었다.

"터벅터벅"

항구가 일행과 열 걸음 떨어진 곳으로 걸어 간 뒤 털썩 주저 앉았다.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

그렇게 적막의 시간이 흐르고...

감겼던 항구의 눈이 번쩍 뜨였다.

"한 시 오십 삼분이라.... 다 됐군..... 끙"

항구가 쭈그려 있던 몸을 일으켰다.

"곧 두시지?"

저만치 누워있던 형이 기척을 듣고 물었다.

"그래.. 지금부터.. 너희는 죽은거다... 너희는 시체야...시체가 말을 하면 안 되지.."

항구가 조용히 대답하곤 건너편 복도를 노려보았다.

뚫어 질 듯이 복도를 노려보던 항구의 눈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노려보는 항구의 눈에 무엇인가가 보였다.

잔뜩 웅크린 귀신이 복도 바닥을 천천히 기어오고 있었다.

'종수....'

항구는 준비한 안대로 눈을 가리곤 한쪽으로 비켜섰다.

"스르르..."

귀신은 매우 기묘한 자세로 기어 오고 있었는데... 일행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르..."

귀신이 핏발 터진 눈을 들어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하자... 일행의 몸이 사시 나무 떨듯 떨렸다.

"스르륵..."

이읔고 귀신이 일행의 바로 앞까지 기어갔다.

'오...오.. 맙소사... 제발...'

제일 끝에 누워있던 상진은 공포감에 뇌가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귀신은 새빨간 두 눈으로 상진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덜...덜...덜"

상진의 몸이 더욱 크게 떨렸고... 사정은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 였다.

"크르..."

귀신이 움직였다.

"헉...."

일순 상진의 모든 사고 기능은 정지 되었다.

귀신이 상진의 몸 위로 기어 올라 온 것이다.

상진은 아무 생각도 아무런 동작도 할 수 없었다 ....호흡마저 멈춰 진 채 몸이 빳빳해졌다.

"스윽.."

귀신이 손을 뻗어 상진의 눈을 만졌다... 그리곤 사정없이 벌렸다.

"껌뻑..."

상진의 눈이 억지로 뜨였고... 곧 바로 앞에 귀신을 볼 수 있었다.

귀신은 눈 아래쪽으로 흘러내린 피가 몇 갈래로 나뉘어 직선을 이루고 있었는데...

상진은 기절하지 않는 자신을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

잠시 상진을 바라보던 귀신이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리곤 옆 사람에게 옮겨갔다.

"씨X..살..살았다.. 이제 살았어.. 이런 개씨X 성기같은 새끼야.. 하하.."

상진은 엄청난 감정의 폭풍을 주체 할 수가 없었다.

동시에 명환의 표정이 급격히 빛을 잃어 갔다....

귀신이 명환이 위로 올라간 것이다...

'나..나무 아..아미타불...'

평소엔 절 근처도 가지 않는 사이비 신자였지만...

이 순간의 명환은 그 어떤 고승 보다 절실했다..

'쿵쾅쿵쾅'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릴까봐 극도로 조마조마하던.. 명환이 귀신이 내려가자 힘이 탁 풀렸다.

그렇게 귀신은 일행을 모두 살피고 나자... 다시 되돌아 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항구가 움직였다.

안대를 던져 버리고.. 오른손의 복숭아 가지를 치켜 들었다.

"종수!!! 뭐하는 거야.. 어서 더 확인해.. 다 죽었단 말이야.. 가서 보란 말이야..."

부릅 뜬 눈 에서 불길 같은 노기가 터져 나왔다.

항구를 본 귀신의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한번 더 봐... 니가 납득 할 만큼 관찰해..."

귀신이 항구를 피해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잘 봐둬... 다 죽었어.. 다 죽었단 말이야... 그러니 이제 니가 여기 있을 필요가 없어..."

귀신은 차마 항구를 바라보지 못하고 바닥에 고개를 파 묻었다.

"그래..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복수하고 싶었겠니..

다 알아.. 하지만 다 죽었어... 내가 복수했어..."

귀신이 뻘건 눈을 들어 항구를 올려다 보았다.

항구는 울고 있었다..

귀신이 마지막으로 일행을 훑어 보곤... 자신이 왔던 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스르르..."

사라지는 귀신을 바라보며 항구가 감정을 수습했다.

귀신이 완전히 사라지자 형이 슬쩍 눈을 떴다.

"가...갔어?"

".. 그래 ..."

항구의 말에 일행이 주섬 주섬 일어났는데... 큰 충격에 얼굴들이 허옇게 떠 있었다.

"끝난거야?"

형의 물음에 항구의 눈빛이 다시 변했다.

"아니...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어.."

"아...."

일행은 동시에 정식이를 생각했다.

"정식이가 움직이지만 않으면... 끝나... 종수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꺼야..."

일행은 숨직이고 기다렸다.

시계를 보니 두시 삼십분....

겨우 삼십분이 지나간 상태였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별안간 정적을 깨는 비명 소리가 터졌다..

"끄아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거칠게 문여는 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와 함께 거칠게 문여는 소리가 들렸다.

".................."

"병신... 망했다.."

항구가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살려줘... 원교야... 살려줘..."

곧 복도로 무섭게 뛰어오는 정식이의 모습이 보였다.

도망치는 정식의 뒤를 귀신이 미친듯이 뒤쫓고 있었다.

"우어어..."

귀신은 필사적으로 바닥을 기며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

"끝났어.. 끝났다고..."

심적으로 충격을 받은 항구가 귀찮다는 듯이 눈을 감아 버렸다.

"우아악..."

달려오던 정식이 뒤를 바라보곤 기겁을 해대며 뛰어왔다.

"씨X ....."

형이 욕설을 내뱉으며 일행을 바라보았다.

"뛰어 ..!!!"

7명이 동시에 계단으로 날랐다.

"우당탕탕..."

미친듯이 계단을 내려오자 굳게 닫힌 셔터가 보였다.

"미친 경비 개새X ....."

일행은 어쩔 수 없이 2층 복도를 달렸다.

"같이가..!! 아악 !!!"

정식이가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필사적으로 따라왔다.

형이 슬쩍 뒤를 바라보자 정식과 귀신이 보였는데... 실로 끔찍한 광경이었다.

귀신의 눈은 완전히 뒤집혀서 길게 찢어 졌는데... 정식을 거의 잡을 듯이 보였다.

"위로 !!!"

제일먼저 복도 끝에 도착한 형이 다시 3층으로 올라갔다.

"헉...헉"

가쁜 숨을 몰아 쉬며 3층 복도를 뛰던 일행의 눈에 항구의 모습이 보였다.

쓰러질 듯 항구에게 다가간 형이 소리를 질렀다.

"야 이새끼야... 정식이 저새끼 죽는단 말이얏!! 빨리 뭐라도 해봐!!!"

항구가 눈을 뜨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병신새끼... 완전 병신새끼.."

항구가 일어나자 필사적으로 뛰어오는 정식이가 보였다.

그 뒤로 귀신의 모습이 보이자 항구가 몸을 움직였다.

"그만해!!! 종수!!! 멈춰... "

항구가 눈을 부라리며 정식이를 향해 뛰어갔다.

정식이 항구를 보고 탈진 한 듯 쓰러지자.. 귀신도 멈추었다.

"속인거 미안해!! 미안하지만 넌 이미 죽었어!! 어서 사라져!!"

귀신은 다가 오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물러 나지도 않았다.

형과 일행이 정식이를 부축해 뒤로 멀찍이 물러섰다.

"꺼져!! 꺼지라고.!!"

항구가 복숭아 가지를 때릴 듯이 휘둘렀다.

"스륵..."

귀신이 그제야 뒤로 물러났지만... 두 눈은 억울함을 호소 하고 있었다.

"휘익...휘익"

항구가 미친 듯이 복숭아 가지를 더 휘두르자.. 마침내 귀신이 완전히 사라졌다.

"하악..하악..."

항구가 힘겹게 심호흡을 하며 물었다.

"몇시야?"

형이 재빨리 손목시계를 보았다.

"세..세시다... 세시가 넘었다..."

형이 기쁜 음성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아...."

모두들 안도감에 자리에 주저 앉았다.

"이제 끝난 거지?"

상진이 항구를 쳐다보며 물었는데... 항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럴거야... "

항구의 말에 모두의 안색이 환해졌다.

"드르륵..."

일행이 안도하던 그 순간 아래쪽에서 커다란 소음이 들렸다..

"쿵쿵쿵.."

곧이어 누군가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경비새끼.. 이제야 셔터문을 열었나보네.. 망할 놈..."

경호가 말하자 모두가 씨익 웃었다.

"쿵쿵쿵쿵..."

경비가 무척 빠른 속도로 달려 오는 듯 복도가 크게 울렸다.

"이상한데... 저렇게 뛸 이유가 없잖아..."

형의 말에 항구의 안색이 급변했다.

"쿵쿵..."

곧 경비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한손에는 삽을 들고 있었다.

"모..모두 피해.. 빙의닷..!!"

"뭐?"

항구가 경비를 보고 다급히 외쳤다.

"이런 씨X ...."

일행이 미처 일어서기도 전에 경비가 삽을 번쩍 들고 다가왔다.

눈빛은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평소에 바보같을 정도로 온화하던 경비가 아니었다...

"퍽.."

내려친 삽이 항구의 어깨를 내리쳤다.

"크악..."

항구가 쓰러졌고... 그 틈을 타서 모두가 도망쳤다.

"우아아악..."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죽자 살자 뛰었다.

그렇게 10초나 뛰었을까....

"멈춰!!"

달리던 일행이 형의 외침에 급히 몸을 세웠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경비도 보이지 않았다...

"정식이는?"

형이 묻자 모두의 눈이 희둥그래졌다.

"미친"

형이 다시 왔던 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나머지 일행은 쭈삣쭈삣 거리며 감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형이 가까이 뛰어가자 경비가 정식을 마구 내려찍고 있었다.

정식은 꼼짝도 않고 있었는데.... 죽은 듯이 보였다...

"안돼!!!"

형이 달려가던 속도 그대로 힘껏 점프했다.

"빠각!!"

그리곤 형의 무릎이 경비의 얼굴에 그대로 작열했다.

"털썩.."

경비는 기절 한 듯 쓰러졌고..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형이 피투성이의 정식을 마구 흔들었다...

" 야 이 새끼야.. 일어나 일어나..!!"

정식은 햇살 가득한 교실에 있었다.

화창한 날씨에 창 밖 새들까지 지저귀자... 정식의 기분은 몹시 좋았다.

아이들은 즐겁게 떠들며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정식도 활짝 웃었다.

"정식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식이 고개를 돌렸다.

밝은 표정의 종수가 서 있었다.

"종수구나!! 어젠 정말 재밌었어.... 엄마한테 고맙다고 전해드려..."

"그래... 울 엄마도 니가 오니까 무척 좋아하셨어..."

"하하.."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린 정식이 종수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얌마.. 친구 좋다는 게 뭐냐... 하하.. 오늘 끝나고 노래방이나 갈까?"

"오케이!"

둘은 서로를 보며 크게 웃었는데... 종수의 표정이 특히 밝았다.

갑자기 풍경이 바뀌엇다...

환하게 웃고 있던 정식이.. 깜짝 놀라 사방을 둘러 보았다.

"헉"

교실 한켠에 두명이 보였는데... 정식은 깜짝 놀랐다.

"저건... 나잖아.."

정식의 눈에 비친건 정식과 종수였다.

둘은 싸우고 있었는데... 정식이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왜 그래.. 안 간다고.. 니네 집 안간다고 새끼야.."

정식의 말에 종수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울 엄마가 너 오면 해준다고... 맛있는 거 잔뜩 사놨어... 너 잘 못 먹는다고..."

순간 정식의 표정이 사납게 물들었다.

"이런 씨X .... 그래 나 가난하다 이 씨X놈아...

병신 같은 놈 같이 놀아줬더니... 진짠 줄 아나보네?"

"................."

정식이 거칠게 말을 이었다.

"이 찌질한 새끼야 잘들어... 너같이 찐따 같은 새끼랑 놀았던게 쪽팔려....알아?"

"........정식아.... 그러지마.."

"ㅋㅋㅋ ...별 병신같은 새끼가 기분 잡치게 하네..."

정식이 비웃으며 돌아서자... 뒤에 우르르 서 있던 친구들이 환호했다.

"오.. 정식... 센 걸?"

"닥쳐.. 새끼야.. ㅋㅋ 자자 나가자 한 잔 빨러 가야지.."

"가자가자!!"

다들 우르르 교실밖을 빠져 나가자 종수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맙소사...."

정식은 지금 본 광경이 차마 믿기지 않았다..

"저..저게 나야?"

정식은 머리를 쥐어 뜯었다.

"왜..왜.. 정말 친했는데... 어째서..."

다시 풍경이 바뀌자 정식이 고개를 들었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몰려 있었는데... 무언가를 보며 비명들을 질러대고 있었다..

간신히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자 충격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잘 보고 있어... 그리고 비밀이다..."

정식이 쓰러진 종수의 팬티를 내리고 있었다.

"와아아..."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종수를 비웃어 댔다..

"오 하느님...."

정식은 울부짖으며 쓰러졌다...

다시 풍경이 바뀌고 이번엔 빈교실이 나타났다...

정식이 자세히 보자 한명이 앉아 있었는데... 종수였다...

정식이 미친듯이 달려가서 무릎을 꿇었다..

"종수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미친놈이야.."

"내가 완전 개 또라이 사이코야.. 내가..개새X야 "

"나 좀 때려줘... 씨X ... 마구 때려.. 오, 내가 미쳤지.."

정식이 오열하며 종수의 바지를 잡았다..

말없이 정식을 내려보던 종수가 입을 열었다..

"고개 들어.."

눈물,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정식이 고개를 들었다...

무표정한 표정의 종수가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왜 그랬어?"

"흑.. 미안해.. 제발 날 죽여줘..."

정식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를 죽여... 우리 저승서 다시 만나자... 다시만나면.... 정말 잘할게..."

정식의 단호한 말에 종수의 표정이 변했다.

미소를 짓는가 싶더니 곧 종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왜...왜 그랬어... 정식아..."

"흑흑.... 종수야... 그럼 나 용서하는 거야?"

정식이 다급하게 물었다.

"넌 처음부터 내 친구였어..."

둘은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삑-삑-삑-삑"

별안간 요란한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엇..."

조용하던 병실이 순간 떠들썩 해졌다.

"정신이 드니.. 정식아? 눈 좀 떠 봐!!"

"괜찮아?"

"정식아!!"

형과 친구들이 정식에게 몰려 들었다.

힘겹게 눈을 뜬 정식이 입을 열었다.

"여기가............"

형이 재빨리 대답했다.

"여기 병원이야.. 너 살았어.. 이제 다 끝났어... 귀신도 이제 안나타나....너만 일어나면 돼.."

모두가 흥분해서 의사를 부르고 난리가 났다.

잠시 생각하던 정식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나 좀.. 일으켜줘.."

"어.. 그래.."

형이 당황해서 얼른 정식을 부축했다.

정식이 힘겹게 침대위를 내려왔다.

"다들 뒤로 물러나 줄래?"

"뭐?"

"무슨 말이야?"

다들 의아해 하며 물었다..

"잠깐이면 돼... 물러나서 뒤돌아서줘..."

정식은 힘겹게 부탁했다...

"알았어..."

"그러지 뭐.."

모두가 멀찍히 물러서서 뒤로 돌았다...

10초나 지났을까... 별안간 창문이 홱 하고 열렸다.

모두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

"헉... 안돼!!"

정식이 창문으로 몸을 구겨 넣고 있었고... 이미 반 이상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멈춰!!"

모두가 달려갔지만... 정식의 모습이 곧 사라졌다...

"아................"

"이런............."

병실은 5층이었고 정식은 즉사할 것이 분명했다.

"왜...... 다 끝났는데.......왜.."

형이 털썩 주저 앉으며 읊조렸다..

그 순간 정식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엄청난 바람에 눈도 뜨기 힘들었지만..

정식은 환하게 웃었다...

"기다려... 얼른 끝내고 갈게.. 종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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