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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죄송한데, 길을 잃었어요

익명
2026-10-22 15:43

거의 밤 10시쯤이었어.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어.

“저기요…….”

뒤를 돌아보니 어린 여자아이가 인도에 서 있었어.

아무리 봐도 일곱 살을 넘지 않아 보였어.

“저 길을 잃었어요.”

아이는 겁에 질린 표정이었어.

울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도 아니었어.

그저 길을 잃고 무서워하는 아이였지.

나는 몸을 낮춰 아이와 눈높이를 맞췄어.

“이름이 뭐니?”

“에밀리요.”

“그래, 에밀리. 집이 어디인지 아니?”

아이는 고개를 숙였어.

“모르겠어요.”

“엄마나 아빠 이름은 기억나니?”

아이는 그저 고개를 저었어.

“기억이 안 나요.”

나는 주변을 둘러봤어.
거리는 텅 비어 있었어.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는 알아?”

아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어.

“……아니요.”

“괜찮아.”

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어.

“우리 같이 알아보자. 나도 길을 잃었거든.”

그러고는 윙크를 했어.

우리는 거의 한 시간 동안 거리를 돌아다녔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봤지만 아무도 아는 게 없었어.

사람들은 그저 우리 얼굴에 대고 문을 쾅 닫아버렸지.

그런데 에밀리는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어.

그저 내 손을 꼭 잡은 채 나란히 걸을 뿐이었지.

결국 나는 경찰에 신고했어.

몇 분 지나지 않아 경찰관 두 명이 도착했고, 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전부 설명했어.

경찰관들은 주변을 둘러봤어.

그러더니 다시 나를 바라봤지.

“선생님…….”

나는 그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어.

에밀리는 여전히 내 옆에 서 있었어.
내 손을 잡은 채로.

“뭐가요? 여기 있잖아요.”

경찰관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어.

상대방이 뭔가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이 짓는 그런 표정이었지.

경찰서에 도착한 뒤, 한 형사가 나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어.

에밀리는 다른 경찰관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지.

형사는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었어.

중간에 끼어들지도 않았고,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지도 않았어.

그저 차분하게 질문을 던졌지.

“아이가 어떤 옷을 입고 있었습니까?”

“흰색 우비요. 빨간 신발을 신고 있었어요.”

“외모는 어땠습니까?”

“갈색 머리에, 일곱 살 정도로 보였어요.”

형사는 모든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했어.

그러다 갑자기 손을 멈췄어.

“아이 이름이 에밀리라고 하셨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네.”

형사는 한동안 자신이 적은 내용을 바라봤어.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지.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형사가 돌아왔을 때, 그의 손에는 낡은 판지 서류철 하나가 들려 있었어.

그는 그것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어.

안에는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어.

어린 여자아이의 사진이었어.

흰색 우비.

빨간 신발.

갈색 머리.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

“이 아이예요. 에밀리가 맞아요.”

형사는 내 표정을 유심히 살폈어.

“확실합니까?”

“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오늘 밤 내내 이 아이와 함께 있었어요.”

형사는 천천히 서류철을 펼쳤어.

“이 아이의 이름은 에밀리 루이즈 카터입니다. 32년 전에 실종됐죠.”

나는 사진을 바라봤어.
그러다 형사를 봤고, 다시 사진을 바라봤어.

형사는 다른 서류 한 장을 꺼냈어.

“이 사건은 끝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서류를 넘겼어.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학교에서 친구와 함께 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형사를 바라봤어.

그가 사진 한 장을 더 탁자 위에 올려놓았어.

두 아이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었어.

그중 한 명은 에밀리였어.

“옆에 있는 아이가 누군지 알아보시겠습니까?”

형사가 다른 아이를 가리키며 물었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사진 속 남자아이는 바로 나였거든.

“당신은 에밀리 카터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입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어.

“아니…….”

형사가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어.

“당신의 이름은 당시 수사 기록에도 등장합니다.”

나는 다시 사진을 내려다봤어.

형사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어.

“당신 역시 32년 동안 실종 상태였습니다.”

형사는 내 얼굴이 서서히 굳어가는 모습을 지켜봤어.

“그러니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나는 공포에 질린 채 고개를 들었어.

“……도대체 에밀리는 어디에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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