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거운 초강력 엘니뇨 온다
기후변화에 역대급 엘리뇨 겹쳐
해수면 온도 6월 이후 매일 최고치 경신
한 달 반 시간차 두고 지구평균 기온에 반영
내년, 올해보다 더 뜨거울 전망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 여름 더위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경고가 나왔다. 하반기부터 초강력 엘니뇨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올해가 지난 2024년과 2025년 기록을 넘는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기후연구기관 버클리어스는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을 3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인 7%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현재까지 올해 여름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더운 수준이다. 역대급 폭염에 북미와 유럽에서는 대형 산불이 확산하고, 가뭄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까지 발생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기후 과학자들은 지금 겪고 있는 폭염은 예고편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번 폭염을 촉발한 기후변화에 더해 하반기 초강력 엘니뇨 발생이 맞물리면 2024년 기록을 뛰어 넘는 기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니뇨 효과는 통상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기후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해수면 온도다.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지난 5월부터 2024년 수준에 도달했고, 6월 이후에는 거의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양 표면의 약 82%가 해양 폭염 상태에 놓여 있다.
40년 넘게 기후변화를 연구해 온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과학자 제임스 한센은 올해가 2024년을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해양에서 나타난 열이 약 한 달 반 정도 지나 전 세계 평균기온에 반영된다. 이제 지구 전체가 본격적으로 기록을 깨기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뜨겁게 달궈진 해수면은 초강력 엘리뇨를 예고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일부 해역의 수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자연현상으로, 지구 평균기온을 높이고 전 세계 기상을 극단적으로 변화시킨다. 현재 대부분의 예측 모델에서 이번 엘니뇨는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강력 엘리뇨도 결국 기후변화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비영리 과학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의 기후과학자 재커리 레이브는 “엘니뇨는 원래도 바다에 축적된 열을 대기로 방출하지만, 온실가스 때문에 더 많은 열이 바다에 저장돼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방출되는 열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해양에 축적된 열의 양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이 수치가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2026년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지만, 2027년에는 올해보다 더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지크 하우스파더 버클리어스 기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세상이 불타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