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은 맞아야 정신차린다?"…대만 '태형 국민투표안' 통과

대만 입법원(의회)에서 음주운전이나 성폭력 사범 등에게 태형(채찍질)을 부과할지 묻는 국민투표안이 단 1표 차이로 통과됐다.
이에 대만 내 시민·인권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제 인권 규약 정면으로 반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15일 대만 TVBS에 따르면 입법원은 전날(14일) 제1야당인 국민당이 발의한 ‘태형 도입 국민투표안’을 표결에 붙였다.
그 결과 찬성 52표, 반대 51표, 민중당 전원 기권으로 해당 안건이 단 1표차 가결됐다.
이번 가결로 태형이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국민 투표를 거친 뒤 실제 형법 개정까지 마무리돼야 제도가 도입된다.
이에 대만 사형폐지추진연맹, 인권규약이행감독연맹, 민간사법개혁기금회, 대만인권촉진회,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 등 주요 인권단체는 즉각 공동 성명을 내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음주운전이나 성폭력 같은 특정 범죄에 태형을 적용하자는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들 단체는 태형이 헌법 정신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고문 금지를 규정한 국제 인권 의무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태형은 단순한 형벌 강화를 넘어,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해 고의로 신체적 고통과 수치심을 가하는 비인도적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국제 인권법이 금지하는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처벌의 경계를 넘어서는 조치다.
동시에 대만이 2009년부터 시행해 온 ‘양대 인권규약 시행법’ 및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보장하는 기본권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민투표가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라 할지라도, 다수결을 핑계로 국제법상 이미 금지된 형벌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며 ”국민투표를 거친다고 해서 국가가 인권 규약을 위반할 권한을 얻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