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와》 # 2편 벽 뒤 열려있길래 봐버림 ㅋㅋㅋ
벽 뒤 봤다
하지 말라는 댓글 많았는데 이미 봐버렸음 ㅋㅋㅋ
정확히는 내가 억지로 연 게 아니라 원래 열려 있었음
병풍 벽화 오른쪽 아래에 조그만 틈 있더라
안에 나무 손잡이 같은 게 있고
그거 당기니까 벽이 살짝 움직임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 공간 나옴
안에 장부 있더라
처음엔 손님 명단인가 했지
겐나(元和) 2년. * 1616년
돌아오지 않으심.
간에이(寛永) 9년. * 1632년
첫 손님을 기념하여 참외를 봉납하다.
겐로쿠(元禄) 10년. * 1697년
두 번째 계승.
덴포(天保) 15년. * 1844년
벽화의 색이 바래 보강하다.
메이지(明治) 34년. * 1901년
벽화의 떨어진 부분을 보강하다.
대충 전부 저런 식으로만 적혀 있었음
사람 이름은 하나도 없고
그분.
손님.
딱 이것만 반복됨
마지막 페이지엔 이렇게 써있더라
이름이 잊혀도 과일은 다시 열린다.
그때 뒤에서 시어머니 목소리 들림
「벌써 거기까지 보셨네요.」
나 장부 손에서 툭 떨어뜨림 ㅋㅋㅋ
혼날 줄 알았거든
근데 시어머니가 웃더라
「젊은 분들은 참 눈이 좋으시네요.」
이제는 안다
그거 칭찬 아니더라
그 말은
보지 말아야 할 걸 봤구나
이쪽에 더 가까운 느낌임
그날 저녁에
단골손님 하나가 나 보더니 말함
「아직도 며느리로 계시네요.」
나도 웃으면서 대답함
"네. 아직 배울 게 많아서요"
그러니까 그 손님도 웃음
「아라. 아직 좋은 시절이시네요.」
교토 와서 이런 말 자주 듣는데
아라
한국어로 치면 어머 정도려나
놀랄 때도 쓰고 못마땅할 때도 쓰고 그냥 웃어넘길 때도 쓰는 말이라더라
근데 그 말이 이상하게 계속 마음에 남음 ㅋㅋㅋ
그 손님 얼굴은 좀 흐릿하긴 한데
## 댓글
u/nanasi663
교토화법으로 “눈이 좋다”는 말은 진짜 상황 따라 엄청 불편할 수 있음. 봐버렸네, 같은 느낌.
u/nanasi21
장부가 장부가 아니었네. 일지 또는 보고서랄까.u/nanasi7867
계승이 제일 이상한데.
무슨 계승?
오카미? * 료칸의 여주인
가문?
아니면 다른 거?
u/nanasi143531
ㅋㅋㅋㅋ OP 이제 교토화법 번역기 필요함
u/nanasi4296
이름이 잊혀도 과일은 다시 열린다
↓
과일은 봉납했다던 그 참외인가?
u/nanasi88
겐나2년?
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