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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악마의 카드 part.1

익명
2026-09-01 13:44

신부님이 내게 물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준 카드였다는겁니까?"

"네.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김준우씨 말은... 그 사람이 악마다?"

"맞습니다. 그가 카드 대금으로 제 영혼을 가져갔을겁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네요. 김준우씨 말대로라면 지금쯤 준우씨 영혼은 그자의 것이로군요. 맞습니까? 헌데 아직까지 살아 계시잖아요?“

난, 그만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상대의 말은 반박불가였기 때문이다.

그래, 맞다. 그때 그 악마가 분명히 그렇게 말을 했었다.

한도액을 다 써버리면 그땐 내 영혼을 가져가겠다고 말이다.

악마의 카드...!

지금부터 이 믿지 못할 기괴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

"네? 부도요?"

4년 전 여름이었다.

그날은 여느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마누라의 잔소리에 잠을 깼고, 그날도 징징거리는 돈무새 딸아이와, 사춘기 2년차 중2 아들놈의 과묵함이 뒤섞인 흔한 40대 가장의 일상 말이다.

그런데 이 평범한 일상이 박살난 것은 출근 직후였다.

"부도라니요? 아니 왜...?"

-김과장. 벌써 지사장놈들은 간판 내리고 다 튀었다더만. 우리 제대로 당한거라고..."

"그럴리가...그럴리가 없어요. 곧 상장할 회사라고 했잖아요."

난 믿을 수가 없었다.

몇년 전, 아는 선배를 통해 확실한 투자처라 소개 받았던 회사에 내 전 재산으로도 모자라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 썼고 심지어 거액의 은행 대출까지

받아 밀어 넣었던 회사!

그런데 그게 감쪽같은 투자 사기였다고?

악몽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가정이 무너졌다.

집 담보로 받은 무리한 대출이 상환 불능의 채무가 되어 돌아왔다.

"이제 어쩔거냐. 우리 이대로 길바닥에 나 앉아?"

마누라는 미친듯이 절규했고 아이들은 말없이 울기만 했다.

그 후 회사에서도 짤리게 된다. 과도한 채무로 인한 업무 불가능이 원인이었다.

그렇게 아파트에서 쫓겨나 반지하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1년 후, 난 마누라와 이혼했다. 아이들까지 뺏긴 채로...

처음 몇달은 술이었다.

그 후는 도박에 빠졌다.

없는 돈을 쥐어짜내가며 술에 취해 도박판을 전전했다.

끔찍한 현실을 잊을수만 있다면 난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았다.

이런 폐인의 시간이 다시 1년이 지나자 마침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게 되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느날, 나는 바퀴벌레가 기어다니는 그 악취 가득한 반지하 방 천장에 긴 줄을 매달게 된다.

-죽자. 차라리 그게 덜 고통스러울거야.

나는 의자에 올라섰고 그 줄을 내 목에 감았다.

찰나의 순간 지나온 내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울컥했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의자를 발로 밀어 넘어뜨렸다. 내 목을 감싼 줄이 순식간에 무지막지한 압력으로 옥죄여 왔다.

-컥...커어어억...!

숨이 막히는 고통이 내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바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아직 기회가 있어."

난 흐릿해진 시야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희미한 사람의 실루엣을 봤다.

그가 말했다.

"어때? 좋은 계약건이 있는데, 투자 한 번 다시 해 볼텐가?"

"투....자?"

"이번건은 절대 실패할수가 없어. 보장이 확실하니까."

"누...누구...?"

신기하게도 그와 대화하는 동안은 숨막힘이 없었다.

그는 계속 말했다.

"원하는게 뭔가? 돈? 명예? 권력? 말만 하시게. 댓가만 제대로 지불한다면 그 어떤 것이든 너에게 가져다 줄테니까."

"댓가라니요?"

"너의 영혼!"

"영....혼?"

"어때?"

난 그때야 비로소 그의 본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다.

멀끔하게 생긴 30대 초 중반의 남자.

하지만 그의 등 뒤에는 검은 날개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파랗게 빛나는 아름다운 안광까지...

그때 나는 본능적으로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천사...십니까?"

그는 피식 웃었다.

"뭐 대충 비슷하니까 일단 그렇다고 해 두지. 그래서 뭘 원하지?"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돈... 돈을 주세요."

난 고민할것도 없이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었다. 돈만 있다면 명예든 권력이든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니까.

내 대답에 그는 곧바로 움직였다.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건넸다.

그것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인 카드였다.

"이게...뭐죠?"

"네가 원하는 돈이지. 아주 넉넉하게 넣어놨으니 마음껏 써."

"한...한도가 얼마나?"

"없어. 무한대야."

"무한...요? 정말입니까?"

"물론이지. 아 근데 말이야. 이건 조심해야돼. 절대 현재의 부가 과거를 위해 쓰여서는 안돼.. 오직 지금 순간만을 위한 지출이어야 하지."

"과거를 위해 쓰지 말라구요? 그게 무슨 말이죠?"

"맞아. 그랬다가는 그 즉시 한도 초과가 되고 계약도 종료야. 말인즉, 네 영혼도 그때 내것이 된다는 뜻이니까 반드시 명심해."

과거를 위한 지출은 안된다고? 대체 그게 무슨 말인지 그때 난 제대로 이해하지 모했다.

아무튼 그는 그 후 그야말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마지막 말을 남긴 채...

“계약을 축하해 김준우씨.”

난 잠깐 정신을 잃었고, 내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놀랍게도 사흘이란 긴 시간이 지난 후였다.

처음에 나는 내가 꿈을 꾼것이 아닌가 여겼다. 그러나 곧 나는 그것이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쓰러진 자리 바로 옆에서 검은색의 그 카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도가 무한인... 카드라고...?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여전히 반신반의였다.

그렇게 그 길로 은행부터 찾았다.

-하.. 설마... 될까?

atm기 앞에서 나는 수십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자의 카드를 쑥 하고 집어 넣었다.

그로부터 5분 후...

난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오만원권 다발을 손에 쥔 채 멍하니 서 있게 된다.

그자의 카드로 받은 현금서비스!

오만원권 40장! 현금 200만원.

-맙소사... 이게 정말...된다고?

나는 그 뒤, 서울 시내 은행 서너곳을 더 돌아다녔고, 그날 카드로 받은 현금서비스만 무려 2000만원에 달했다.

아무 재재 없이 마음껏 돈을 뽑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나를 더 흥분시킨건, 무한 한도라는 그자의 한마디를 기억하고서였다.

그날 이 후, 내 삶은 180도 달라졌다.

돈과 가족을 모두 잃고 생을 마감하려 했던 비참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대신 주체할 수 없는 어마무시한 돈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매일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현금...

그리고 한도가 무한의 원없이 긇어댈 수 있는 마법의 카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 또 사들였다.

집, 차, 땅, 건물....

또, 내가 하는 모든 일이 한 하나의 실패 없이 모두 성공일변도를 달리기도 했다.

그렇게 그자와의 거래 후 3년.

어느새 난 수많은 부동산과 주식, 수십대의 슈퍼카, 수백억의 현금 자산까지 보유한 어마무시한 재벌급 부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 같은 천사 같은 새 와이프와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금쪽같은 내 딸까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180억대 130평 한남더윌에서 천사 와이프의 달콤한 속삭임으로 아침을 맞이했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사랑스런 내 딸의 재롱을 보면서 이 세상 모든 행복이 곧 내 것인양 난 그렇게 새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알지 못했었다.

곧 내게 닥쳐올 가혹한 선택의 순간을 말이다.

****************

공교롭게도 그날 역시 여름의 한 가운데였고 너무나 평온했다.

내게 불행이 닥쳐왔던 그 옛날 그때처럼 말이다.

“저기... 민이 아빠...”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

그리고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직 여전히 익숙한 어느 여자의 목소리가 있었다.

“당신....?”

전처였다.

내 불행과 몰락을 가차없이 뿌리치고 내 아이들까지 뺏어 내 곁을 떠났던 그녀...!

난 그때 옳지 잘 되었다 싶었다.

못된 년. 배신자...!

날 떠나 어디 얼마나 잘 사나 확인해볼까?

난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에게 내 축복받은 인생을...

하지만 난 내 자랑을 늘어놓을 시간도 없었다.

그녀가 나보다 먼저 선수를 쳤으니까...

“민이가 아파요... 좀 많이.”

내 첫째딸 민이...

아프다고??

난 잠시 얼어붙었다.

제 엄마를 따라간 후 내게 연락 한 번 없고, 소재마저 감춘 모진 자식이었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혈육이었다.

“어디를? 얼마나?”

“암...이라는데... 병원 치료비가.. 치료비가...”

“어디야? 어디 병원이냐고...”

30분 뒤 난 미친 듯이 내 슈퍼카를 몰고 병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대체 애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뭐한거야?”

난 이성을 잃고 소리쳤다.

내 목숨같던 첫딸 민이가 초췌한 몰골로 병원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선...

민이는 위암 2기...

다행인 점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

새로운 암치료법으로 치료를 진행하면 완치 확률 또한 현저하게 높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 새로운 치료법에 막대한 치료비가 소요된다는 것인데...

사실 이 문제는 내 전처에게나 큰 문제였자 내게는 일도 아니었다.

그때 내 주머니에는 주체 못할 돈이 가득 들어 있었으니까.

하지만 바로 그때 경고음이 내 귓가에 울리게 된다.

기괴한 세 번의 비프음이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과거를 위한 지출은 계약 위반입니다.

난 그제서야 당시 그자의 말을 이해했다.

과거가 아닌 오직 순간만을 위한 지출이어야 계약 조건이 보장된다는 그 아리송했던 이야기 말이다.

전처와 민이는 바로 내 지나간 과거였다.

“일단 기...기다려봐.”

난 집으로 돌아와 고민했다.

그자와의 계약을 여기서 끝내?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것이 안겨주는 달콤함이 너무 컸다. 평생 돈 걱정 없이 무한대로 펑펑 써가며 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 내 핏줄... 내 금쪽같은 새끼를 외면할수도 없었다.

내 마음은 그야말로 시시각각 출렁였다.

자식을 위해 계약을 종료하고 내 영혼을 그자에게 넘길 것인가...

아니면 이미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뿐, 현재에 충실하며 영원한 부와 행복을 누릴 것인가...

난 사흘 밤낮을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흘째에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 지금 내 현실 또한 내가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과거는 과거의 사람들끼리 해결하면 될 일.

천륜을 거스르는 결정이었다.

난 내가 그토록 고통스러웠을 때 제 엄마를 따라 날 버리고 간 민이에 대한 원망이 새삼 되살아나고 말았다.

전처의 간곡한 부탁을 난 그렇게 거절했다.

그리고 1년 뒤 민이는 세상을 떠났다.

전처 역시 반년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홀로 남은 아들 녀석의 사고 소식은 2년 뒤에 들려왔다.

배달 오토바이를 몰다 트럭에 치여 현장에서 즉사!

물론 그 순간에도 내 부는 멈추지 않고 쌓여가고 있었다.

무한대의 자금은 내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성을 안겨주었고 그것이 곧 내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내 부와 명예만은 아니었다.

내 사람됨마저 과거와 철저하게 이별을 고하고 있었다.

내 혈육마저 외면하며 지키려 했던 현재의 행복을 내 스스로 걷어차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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