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사이트, 꽁머니, 사이트 홍보, 구인구직 중심 종합 커뮤니티 | 올블랙
올블랙보증업체후기게시판

유머게시판

[공포] 살(煞)이 내린 터

익명
2026-09-03 16:55

내가 사는 곳에는 지도에는 번듯하게 나와 있지만, 동네 사람들은 해가 지면 그쪽으로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흉가가 하나 있다.

산 중턱, 기괴할 정도로 덩그러니 남겨진 그 낡은 집. 왼쪽에는 우리 군 최초의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오른쪽 도로 너머로는 교회가 십자가를 밝히고 있다. 마치 그 불길한 터를 어떻게든 억누르려는 듯이. 하지만 그 집은 수십 년째 썩어가는 입을 벌린 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시작은 70년대, 그 집에 살던 부부 무당으로부터였다.

신통하기로 소문나 TV에도 나올 정도였던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재물에 눈이 멀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거액을 받고 사람을 저주하는 살(煞)을 날리고 비방을 썼다. 신을 모시는 자가 악의를 품으면 끔찍한 벌전(벌)을 받는다는 무속의 금기를 비웃은 대가는 참혹했다.

어느 날, 부인 무당이 뒷산에서 돈을 받고 퇴마 의식을 하던 중이었다. 화전치기(불을 이용한 의식)를 하던 그녀의 치맛자락에 작은 불씨가 튀었다. 평소라면 툭툭 털어 껐을 불길은, 마치 산 채로 잡아먹으려는 듯 순식간에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가장 기괴한 건 그다음이었다. 옆에서 징을 치고 돕던 악사들과 다른 보살들은, 불길에 휩싸여 살이 타들어가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구는 그녀를 그저 가만히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목이 졸린 사람들처럼, 초점 없는 눈으로 활활 타오르는 그녀를 방관했다. 다들 정신을 차렸을 때, 여자 무당은 바닥에 눌어붙은 까만 숯덩이가 되어 있었다.

부인이 그렇게 끔찍하게 죽었으면 신벌을 두려워해야 했건만, 남편 무당은 이미 탐욕이라는 악귀에 씌어 있었다. 그는 멈추지 않고 저주 굿을 계속했다. 그리고 얼마 뒤, 신병 걸린 자의 내림굿을 해주며 날 선 작두 위에 올랐던 그는, 허공에서 무언가에 강하게 떠밀리듯 뒤로 고꾸라졌다. 시퍼런 작두날이 그의 목을 찢었고, 그는 뇌진탕과 과다출혈로 제단 위를 피바다로 만들며 즉사했다.

그들이 끔찍하게 죽고 난 뒤, 비어있던 그 집에 30대 부부가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이사를 왔다. 참극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집에 강도가 들었다. 아내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한쪽 눈에 깊숙이 칼이 박힌 채, 현관 쪽을 부릅뜨고 쳐다보는 기괴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남편은 부엌에서 목이 난도질당해, 끊어진 식도 사이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온 주방이 붉게 코팅되어 있었다고 했다. 자식들은 2층 방에서 질식사한 채 발견됐는데, 형사들이 시신의 입을 벌리자 쑤셔 넣어진 양말 뭉치가 식도 안쪽까지 꽉 차 있었다. 단순한 강도의 짓이라기엔 너무나도 잔혹하고 광기 어린 살해였다.

동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지만, 집값이 떨어질까 두려워 억지로 입을 닫았다. 마침 건설회사가 그 집을 밀고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포크레인이 그 집 담벼락을 건드릴 때마다 쇠사슬이 끊어져 인부의 머리를 박살 내거나, 비계가 무너져 사람이 깔려 죽는 등 끔찍한 압사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결국 건설사는 겁에 질려 그 집만 덩그러니 남겨둔 채 주위를 둘러싸듯 아파트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2년 뒤, 아무것도 모르는 타지의 40대 부부가 70대 노인과 고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그 흉가로 이사를 왔다. 가장 먼저 미쳐간 건 할아버지였다. 밤만 되면 할아버지는 며느리의 얇은 블라우스를 뒤집어쓰고 낄낄거리며 어두운 동네 골목을 배회했다. 금실 좋던 부부는 눈빛부터 달라졌다. 핏줄이 터질 듯 붉어진 눈으로 서로의 머리채를 뜯고 식칼을 집어 던지며, 사람의 소리라고는 믿기 힘든 짐승 같은 괴성을 지르며 싸워댔다. 가장 소름 끼치는 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모범생 아들이었다. 아이는 학교 화장실 구석에 쪼그려 앉아 벽에 머리를 쿵쿵 찧으며 기괴하게 실실거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학교 창고에서 내장이 터져 죽은 쥐 시체를 주워와, 자신의 교복 마이에 고이 싸서 안고 다녔다. "우리 아기, 자장자장..." 썩은 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장가를 부르는 아이의 눈동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부녀회장이 참다못해 "이 집 터가 안 좋으니 굿이라도 한 번 해보라"고 권했지만, 타 종교였던 안주인은 불쾌해하며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2주 뒤 추석날 새벽. 남편은 잠든 아내와 아들, 그리고 노쇠한 아버지의 머리를 둔기로 수십 차례 내리쳐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짓이겨 놓았다. 피와 뇌수가 벽지 사방에 흩뿌려진 집을 뒤로하고, 남편은 비틀비틀 뒷산으로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굵은 나뭇가지에 목을 맸다.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러 갔을 때, 마을 노인들은 경악했다. 남편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그 나무 아래는, 20년 전 여자 무당이 산 채로 불타 죽어 흙이 새까맣게 죽어있는 바로 그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집은 완벽한 폐가가 되었다. 하지만 저주는 집 밖으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이 이유 없이 하나둘 죽어 나갔다. 처음엔 노인들이 심장마비로 죽더니, 이내 멀쩡하던 젊은 사람들이 2주에 한 명꼴로 교통사고, 추락사, 돌연사로 목숨을 잃었다. 마을 전체에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듯했다.

공포에 질린 이장이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다 마을 입구에서 큰 굿을 벌였다. 작두를 타며 펄쩍펄쩍 뛰던 무당이, 갑자기 허공을 멍하게 응시하더니 방울을 쥔 손을 툭 떨궜다. 그리고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떨며 눈동자를 위로 까뒤집었다. 입가에 기괴한 미소가 번지더니, 찢어질 듯한 쇳소리로 소리쳤다.

"이 집은... 우리 집이야!!!! 절대 아무도 못 들어와!!!!"

무당은 자신의 목을 긁어대며 악을 썼다.

"이 집에 손대는 새끼들은... 뼈와 살을 발라 씨를 말려버릴 것이야!!!!"

그 비명과 함께 무당은 시커먼 피를 한 바가지 토해내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거품을 물고 쓰러졌던 무당은 의식을 차리자마자 짐도 챙기지 않고 사색이 되어 도망쳐 버렸다.

만신이었던 우리 친척 할머니는 그 이야기를 듣고 파랗게 질린 얼굴로 신신당부했다. "그 집구석에는 악귀가 똬리를 틀었다.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마라. 그건 인간이 달랠 수 있는 원한이 아니야."

무당의 굿 덕분인지 마을을 휩쓸던 줄초상은 겨우 멈췄지만,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집은 그 누구도 철거하지 못하고 있다. 용역업체를 부르면 포크레인 기사가 현장으로 오던 중 차가 전복되어 즉사했고, 재개발을 추진하던 담당 공무원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었다.

그 집은 지금도 산 중턱에 웅크리고 있다. 깨진 유리창 너머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이쪽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어쩌면 그 부부 무당은, 지금까지도 그곳에 앉아 새로운 제물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