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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part . 2

익명
2026-07-30 16:45
26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평범한 샐러리 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혼이니 뭐니 이상한 것들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 우리가 고객한테 영혼에 관해 설명할 때에는 컴퓨터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

' 컴퓨터? '

' 네 , 컴퓨터요. 지금 형씨 상태를 컴퓨터에 빗대면 바이러스에 감염 된 거죠. 형씨는 컴퓨터고, 바이러스는 곧 형씨가 말하는

미치광이 여자죠 '

' 그것 참 신선한 비유네. '

' 악령이 씌었다고 하죠? 들어본 적 있죠? 그럼 구체적으로 인간의 어디에 씌이는지 아세요? '

나는 조용히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 뇌 입니다. 뇌. 악령은 인간의 뇌를 해킹하는 것처럼 씌이는 거에요. 그리고 뇌 안에 바이러스처럼 뿌리내려 지배하고,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환각을 일으켜 정신과 육체를 파괴하는 겁니다.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당연히 다른 사람들은 알아 차릴 수가 없죠.

일반적인 영혼이라면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호령이 방화벽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걸 넘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드물게 강력한 해킹 능력을 가진 악령도 있거든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악령에 씌인 인간의 뇌에 개입해 제령을 하는 것 입니다 '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혹시.. 얽히면 안되는 곳에 발을 디디고 만 것인가?

' 여기까지 질문 있으신가요? '

' 그 악령이라는 건 왜 나한테 씌인거야? 나와는 아무 인연이 없는 여자일텐데 '

' 우연히 씌었다고 하는 게 적절할지도 모르겠네요 '

' 우연이라고? 이유가 없다는 거야? '

' 네, 우연히 침입하기 쉬웠다는 이유 뿐 일 겁니다. 진짜 목적은 누가 되었든 괜찮으니까 자기 수중에 넣겠다는 거겠죠.

악령은 산 인간을 죽이고, 수중에 넣으면서 힘을 키워갑니다. 형씨를 본진으로 삼고 계속 범위를 넓혀 가겠다는 거죠 '

' 무엇을 위해서? '

' 아마도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아니면 원한을 채우기 위해서던가요. 양쪽 모두일 수도 있고요. 그런거에요.. 정작 그런 걸 해봐야

무의미 하달까? 오히려 역 효과만 일어나지만 . 그녀가 아무리 채우려 한 들, 그건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거든요 '

' 질문이 하나 더 있어.. 너는.. '

' 존 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

' 존? '

' 동료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부르고 있어요, 본명을 말하기 좀 그래서.. '

존 인가.. 어릴 적 기르던 개와 같은 이름이다.

' 그럼 존, 아까 사장한테 제령을 하라는 말을 듣고 머리를 감쌌잖아, 그리고 대충하다가는 너도 죽는다고 했고 ,

이것을 좀 설명해줬으면 하는데 '

' 아, 들으셨나요? 음.. 뭐라고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감당 할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

' 어쩔 도리가 없는 거야? '

' 형씨, 혹시 모르겠어요? 의사랑, 경찰관, 간호사까지 남자 세 명 '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녀석이 그걸 어떻게 아는 거지?

' 짐작 가는 것은.. 있어.. '

' 그 자식들은 형씨가 말하는 미치광이 여자가 지금까지 죽여온 놈들이에요. 지금은 완전히 그녀에게 종속되서, 그 여자의

방화벽 역할을 하고 있죠 '

' 죽여왔다고? '

' 그래요, 지금 형씨처럼 악령이 씌여서 괴로워하다 죽은 겁니다. 개중 의사랑은 연결이 강해요, 아마 첫 피해자일테고,

부모 자식 관계 일 수도 있겠네요 , 저로써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건, 그 세 명 때문입니다. 사장은 형씨를 본 순간

미치광이 여자의 모습까지 확인 했을 거에요, 하지만 저한테는 아직도 여자는 보이지 않아요. 고작해야 방화벽인 그 세 남자만 보이거든요 '

훗카이도에서 봤던 환상..

그 병원 안에서 만난 세 남자가 모두 그 여자한테 살해 당했다고?

' 만약 억지로 그들을 돌파했다간, 그들에게 발목을 잡혀 먹히겠죠. 그 틈에 여자가 역으로 침입해 형씨처럼

나에게 씌일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그렇게 되면 나도 죽을 운명인 겁니다. '

그 때, 의사가 했던 말의 뜻은 뭐지?

A? 그 여자의 이름인가?

' 방법은 일단 생각해보겠습니다. 나도 이 일을 계속 하려면 어떻게든 형씨 구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할 테니까 '

나는 한번에 많은 정보를 잔뜩 얻은 탓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 형씨 ,괜찮아요? '

' 저기, 존. 만약 이대로 아무것도 안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야 ? '

키보드를 치던 존의 손가락이 멈춘다.

' 죽겠죠, 사고사던 병사던 자살이던.. 나는 예언자가 아니니까 사인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지금까지

세 사람이나 죽였어요, 정말 위험한 여자입니다. 가만히 있는다면 형씨도 살해 당하겠죠? '

나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미칠 것 같았다.

' 존.. 내가 지금까지 그 여자를 본 건 두 번이야, 그 이야기를 해줄게 '

나는 존에게 훗카이도에서 있었던 사건과, 처음 존을 만난 날 밤에 겪은 사건을 이야기했다.

존은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를 다 듣던 존이 꺼낸 첫 마디는 ' 예상 보다 귀찮을 것 같네요 ' 였다.

' 그렇게 어려워? '

' 어렵습니다.. 형씨, 그 병원 안에서 ' 이건 현실이 아니야 ' 하고 위화감을 느낀 적이 있지 않아요? '

' 위화감은 없었어.. 지금도 그건 현실처럼 느껴지고 '

이야기를 듣자 존의 표정은 더욱 심각하게 굳었다.

' 그 정도로 현실적인 병원을 형씨 뇌 안에서 구현하다니.. 게다가 동시에 세 명을 한 자리에 불러내고.. 그건 그 여자,

A라고 했죠? 그 여자가 형씨의 뇌를 꽤 깊은 부분까지 침식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세 명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고..

상당히 심각한데요 이거.. '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바닥이 없는 늪에 푹 빠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 형씨,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해볼까요? '

' 뭔데.. ? '

' 지금까지 잘도 살아 있었네요 '

밤이 되자 나와 존은 호텔방에 있었다.

' 좋은 방이죠? 여기, 사장의 사촌이 운영하는 호텔입니다 '

확실히 좋은 방이었다. 20층에 위치한 객실 창문 너머,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 형씨, 가족에게는 연락했어요? '

' 응.. 어떻게 설명할 지 고민했지만.. 어떻게든 했어.. '

' 일이 끝날 때까지는 미안하지만, 형씨를 여기 가둬놔야 하니까요. 까딱하면 가족한테까지 폐 끼칠 우려가 있고 . '

내게 가족이란, 어머니와 누나 둘이다.

아버지는 3년 전,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죽었을 때,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집에서 혼자 돌아가신 걸 발견했으니.

아버지는 정말 좋은 분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장 많이 울었었다.

어머니는 몸도 약해져서 내가 지켜줘야 하는데.. 정작 내가 이 꼴이라니.

' 이봐 존, 너에게도 가족이 있겠지? '

' .. 피가 이어진 가족은 없습니다. 저 고아원 출신이거든요.. '

' 아.. 그렇구나 괜히 물어 본 것 같네.. '

' 아뇨, 저한테도 가족이 있습니다. 사장이랑 다른 사원들 모두요, 저는 사장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정말 쓸모없는 인생을 보내다 끝났을 거에요 '

' 그 사장.. 히스테릭하고 무서운 사람 같았지만, 존, 네 말대로 원래는 좋은 사람 같더라 '

' 뭐.. 그렇죠, 평상시에는 무섭지만.. 그리고 형씨? '

' 응? '

' 그 사람, 여자 아니에요 '

' 뭐?!! '

' 이미 개조가 끝난거죠 '

나는 한동안 야경을 보고 있었다.

존은 계속 노트북으로 계획서를 만들고 있었다.

' 이봐, 존 '

' 네? '

' 나 같은 사람.. 많이 있어?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악령에게 씌어버린 사람이.. '

' 많죠, 하지만 형씨는 운이 좋은 거에요. 우리랑 만났으니까. 대게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죽어버려요.

처음 형씨가 말했던 것처럼,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믿어버린 채.. 다들 죽어버리는 거죠 '

존은 담배에 불을 붙힌 채 말을 이었다.

' 최근 들어 자살하는 사람은 3만명이 넘어요. 하루에 100명 꼴로 목숨을 끊는거죠. 행방불명이나 왜 죽었는지 모르는 경우까지

합치면 더 될 수도 있고요. 사장은 말했었어요. 일본인의 수호령은 해가 갈 수록 약해지고 있다 라구요. 그 탓에,

정말 약한 악령이라도 간단히 사람한테 씌인다는 거죠. 물론 자살한 사람 전부가 악령 때문은 아니겠지만 '

' 수호령인가..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영혼 같은 건 잘 몰라.. 수호령이라는 건 뭐야? '

' 수호령과 악령.. 같은 영혼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존재입니다. 악령은 자기 자신의 감정과 의지에 의존해서 존재하죠.

반대로 수호령은 인간의 따스한 기억에 의존해서 존재하고요. 악령의 힘은 자신의 염원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좌우되고,

수호령의 힘은 따스한 기억에 따라 좌우 되는 겁니다. '

' 따스한 기억? 그게 뭐야? '

' 상냥함이죠. 사람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보호 받으면서 상냥함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서로 돕고 돕는거죠.

그런 정신이 곧 수호령의 힘으로 이어지는 거에요 '

' 그거 무슨 종교 같은 거야? '

' 아뇨, 사장이 한 말을 그대로 한 것 뿐이에요 , 그치만 형씨의 수호령은 강해요 '

' 뭐? '

' 전에도 말했지만, 형씨는 원래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몸이라구요. 그 정도로 강한 놈이 씌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형씨는 안 죽고 살아 있잖아요? 수호령이 지켜주고 있는 덕입니다. '

' 내 수호령이라는 건..? '

' 아버님 이세요. 형씨 아버님이 지켜주고 계십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막아내고 계신 정도지만요.

정말 온 힘을 다해주고 계세요. 형씨 아버님, 정말 좋은 분이셨던 것 같네요 '

저녁이 되자 존이 먹을 것을 권했다.

' 먹어두세요, 이제부터는 체력 싸움이 될 테니까요 '

존에게는 미안했지만 나는 식욕이 없었다.

깨적 대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걸 보며 존은 한 숨을 쉬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불안해서, 마음이 바짝 쪼그라든 상태였다.

뭐가 뭔지도 모를 일에 말려들어, 이 모양 이 꼴이다.

어째서 이런 일에 내가 말려들고 만 것일까..

생각에 잠겨있던 내 귓가에 무엇인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사람 손이 창 반대편에 달라 붙어 있었다.

여기는 20층이다. 베란다도 없다.

사람이 서 있을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 곳에 사람의 손이 있는 것이다.

나는 존의 이름을 외쳤다. 그 순간 존은 내 앞을 가로막고 ' 창에서 떨어지세요!! ' 라고 외쳤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에 붙은 손에게서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으니까요. 이 방 안으로는 못 들어옵니다 '

존이 벌벌 떨고 있는 나에게 말했다.

그 순간, 서서히 손의 주인이 기어 다니듯 움직였다

그리고 그 주인의 얼굴을 본 순간, 나는 머리를 한방 세게 맞은 듯한 충격에 말을 잃었다.

내가 그곳에 있었다. 창 너머에, 내가 있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나였다. 나는 아예 머리가 새 하얘졌다.

왜 내가 창 너머에 있는 것일까.

나는 여기 있는데, 창 너머에도 내가 있다.

' 사장님, 접니다 존이요!! 큰 일 났어요!! 도플갱어가 나왔어요 !! 형씨의 도플갱어가 나왔다구요!!

제 눈에도 보여요!! 지금 창문 밖에 있어요!! 네!! 부탁 드립니다!! '

존은 사장에게 전화를 한 듯 했다.

무언가를 부탁하고 전화를 끊었다.

' 형씨!! 저 놈한테 절대 닿으면 안됩니다!! 만약 닿으면 나도, 사장도 형씨를 구할 수가 없어요!! '

창 너머의 또 다른 내가 격렬히, 미친 듯이 창문을 두드린다.

그 충격으로 방 안이 쿵쿵 울린다.

' 열어라아아아!!! 열어라아아아!! '

내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나는 잔뜩 겁에 질려 마음 속으로 그저 ' 멈춰줘.. 이제 그만 멈춰줘.. ' 하고 외칠 뿐이었다.

존은 ' 빨리 빨리 빨리!! ' 라고만 중얼 거렸다.

그 순간, 존의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 벨 소리가 나자 창 너머의 또 하나의 내가 놀란 표정을 짓더니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 뭐야!! 저건 도대체 뭐냐고!! 존!! 내가 있었어!! 내가 있었다고!! '

소리치는 나를 무시하고 존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 네. 사라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

나는 뭐가 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존은 쇼파에 앉아 지금 일어난 일들을 설명했다.

' 진짜 큰 일 났습니다. 형씨, 창 밖에 있던 형씨는 그 여자, A가 만들어 낸 분신이에요. 그 분신에 닿으면 무조건 죽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도플갱어라는 거죠. 그 여자는 진심으로 형씨를 죽이려드는 거에요. 도플갱어의 살상력은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아마 원래 그 여자는 형씨를 느긋하게 괴롭히다 죽일 생각이었을 거에요. 그렇게 해야 형씨가 강한 악령으로 거듭나고 도움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나타났으니 마음이 급해져 바로 수를 쓴 것 같아요 '

존은 화가 난 듯 씩씩대며 말을 이었다.

' 사실 형씨한테는 사장 특제 방화벽을 심어 뒀었습니다. 보통 악령이라면 손 하나 깜짝 못 할 놈으로요.

그런데 그 여자는 그걸 가볍게 돌파해서 형씨의 분신을 만들어 낸 거에요. 더 큰 문제는, 저에게도 형씨의 분신이 보였고 그걸 제가 보고 싶어서

본 것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 여자가 강제로 저에게도 보여준 거죠. 저도 어느샌가 그 여자한테 씌어버린 거에요. 금방 전에는 사장에게 부탁해

제령을 받았습니다. 지금 저로서는 저걸 쫓아 낼 재간이 없어요. 저한테 가장 충격인 건,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그 여자가 저렇게 완벽한

분신을 만들어 저랑 형씨 앞에 나타냈다는 거에요. 저는 그 전까지 전혀 눈치도 못 챘고요. 저 여자는 저보다 아득히 윗 단계에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

존은 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몸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존의 이야기가 나의 공포심을 더욱 부추겼다.

나는 존에게 소리쳤다.

'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데!!! '

존은 고개를 숙였다..

' 어떻게 하지.. ' 이렇게 얘기하고 존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우리는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를 느끼고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내 마음 속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어떻게 도망쳐야 할지..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 존, 사채를 쓰든 뭐든 할게.. 200만엔 준비 할 테니까 사장한테 부탁 좀 해줘 '

존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 무리에요, 형씨. 사장은 한번 말한 건 절대 주워 삼키지 않는 사람이라구요. 나보고 제령을 하라고 한 이상, 설령 나나 형씨가 죽어도

사장은 개입하지 않을 겁니다 '

나는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 장난 하냐!! 내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

' 형씨 '

' 너도 그 여자는 못 이긴다면서!! '

' 형씨 '

' 200만으로 모자라면 300만이라도 만들어 볼 게!! 그러니까 살려줘!! '

' 형씨!!!! '

존은 소리를 치며 일어났다.

' 나를... 나를.. 믿어주세요 '

' 너를 믿으라고? '

' 내가 형씨를 지킬 겁니다. 형씨는 내가 반드시 살린다구요. 내가 죽더라도 반드시 형씨는 내가 살릴 거에요. '

이 녀석 왜 이렇게 까지 말하는 거지?

' 왜 이렇게 까지 나를 지키겠다는 건데? 너도 위험하다면서? '

' 우리가 제령을 할 때는 대게 수호령의 힘을 빌리게 됩니다. 형씨 아버님이요. 아버님 하고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존이라는 이름.. 형씨 집에서 예전에 기르던 개 이름이랑 같죠? 그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님은 웃으셨어요.

나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형씨 아버님이랑 이야기하는 사이에 아버님한테 감화 된 건지도 몰라도. 지금은 형씨가 진짜 내 형처럼 느껴진다고요 '

' 너... '

' 아버님이 형씨를 지키고 싶어 하는 건 분명합니다.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 가족들을 떠올렸어요.

미안하다는 마음으로 가득하셨죠, 그래서 지금도 아버님은 형씨를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계신거에요.

저도 그 마음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존이 내 어깨를 잡았다.

' 나를 믿어주세요 '

늦은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어떻게 될 까 무서웠다.

' 존.. 우리 아버지는 괜찮으셔? 저런 여자랑 싸우는 건 보통 일이 아니잖아 '

' 그 여자는 형씨 말고 다른 가족들한테도 침입하려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형씨는 내가 지키기로 했고 아버님은

다른 가족들을 지키고 계세요. '

' 이게.. 무슨 일이야.. 가족들한테 까지.. '

' 괜찮아요, 아버님이 지켜주실 테니까 '

' 저기 존.. 수호령이 아버지라는 건 알 것 같아.. 하지만 네 수호령은 어떻게 되는 거야? 넌 가족이 없다고 했잖아 '

' 있어요. 제 수호령은 사장입니다 '

' 어? 그 사람 살아있잖아? '

' 수호령도 악령도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는 상관이 없어요. 영혼이라는 말을 들으면 죽은 사람을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그게 아니거든요, 전에도 얘기했죠? 악령은 자신의 감정이나 의지에 의존하고 수호령은 따뜻한 기억에 의존한다고.

저한테는 사장과 함께 한 따뜻한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내 안에서 형성된 사장의 이미지가 수호령으로 자리 잡은 거죠.

이건 저 뿐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마찬가지에요 '

나는 가만히 앞에 놓인 컵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을 만나고 이상한 이야기만 듣게 되는구나.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나는 놀라서 쇼파에서 떨어졌다.

' 이런 시간에 누굴까? '

존은 현관으로 향했다.

' 존!! 괜찮은 거야? 그 여자면 어떻게 해? '

존은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했다.

문을 열자 , 그곳에는 사장이 서 있었다.

사장은 방 안으로 들어와 쇼파에 앉더니 담배에 불을 붙였다.

' 상태는 어때 젊은 노숙자 친구? '

존은 와인을 따라 사장에게 건냈다.

' 이런 새벽에 무슨 일이에요 사장? '

' 아, 존 네가 메일로 보낸 계획서를 읽었거든, 나쁘지 않더라 '

' 감사합니다. '

' 하지만 결정적인 착각을 했어 '

' 착각이요 ? '

' 뭐, 어쩔 수 없지 나도 그걸 깨달은 건 아까 전이었으니까. 네가 못 알아차린 것도 무리는 아니지 '

' 무슨 말인가요 사장? '

사장은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어냈다.

긴장된 분위기가 방 안을 채웠다.

' 아까 전에, 이 젊은 노숙자 친구의 도플갱어가 나타났었지 '

' 네, 저도 강제적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저도 침입 당한 거 같아요 '

' 나는 네가 현장 실습을 시작할 때, 안전장치 삼아 젊은 노숙자 친구에게 미리 방화벽을 심어 뒀었어, 만약을 고려해서 말이지.

하지만 그게 돌파 당한데다, 놈은 도플갱어까지 만들어 냈지.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 더러운 여자한텐 그런 힘이 없을 거였거든.

뭔가 위화감 못 느꼈어 존? '

' 확실히 저도 놀랐습니다. 설마 사장의 방화벽이 찢어질 줄이야.. 하지만 위화감이라니.. 무슨 말인가요? '

' 그 더러운 여자는 중심에 있긴 하지만, 핵심이 아니야. 그게 문제인거지. 나도 방금 전까지는 몰랐을 정도로.

핵심은 더 깊은 곳에 숨겨져 있어. 아마 그 녀석은 살아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고 게다가 실력도 만만치 않아.

생각 이상으로 까다로운 문제인 거지 '

나는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쩐지 이야기는 내가 예상도 못한 곳으로 뻗어 나가는 듯 했다.

' 그 핵심은 나한테 맡겨, 이 사건은 젊은 노숙자 친구가 의뢰한 것 이상이야. 공짜로 해주는 건 짜증 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그냥 내 버려두기엔 너무 위험해, 다만 그 더러운 여자랑 하수인 세 놈은 존 , 네가 책임지고 제령 해라 알았어?

영혼을 정화한다던가 그런 건 생각하지 말고 제령에만 집중하라고 '

사장이 방에서 나가고 다시 둘 만 남았다.

나가며 사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 이번 일이 끝나면 아버님 성묘 좀 가라. 쓸쓸해 하고 계신다고, 그리고 가서 좀 자. 다크 서클 장난 아니네 '

그러고 보니 최근 온갖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아버지 성묘도 제대로 못했다.

이 소동에서 살아남는 다면 꼭 가자.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몹시 지쳐있었다. 자는 것이 두려웠지만 감겨오는 눈꺼풀을 이길 도리가 없었다.

나는 어느덧 잠에 빠져 있었다.

눈을 뜨자, 어느 빌딩 옥상에 서 있었다.

' 존!! 이봐 존!! '

큰소리로 존을 불러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근처를 바라보다 시야 구석에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머리를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이 나를 덮쳤다.

힘없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

땅에 쓰러진 나를 처음 보는 거구의 남자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 뭐야.. 넌..? '

남자는 주저앉아 내 머리채를 잡았다.

' 발버둥 치지 마라, 왜 가만히 죽지 않는 거지? '

남자의 뒤에는 미치광이 여자와 의사 , 경찰관, 간호사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기분이었다.

' 핵심은 더 깊은 곳에 숨겨져 있어 '

사장이 말한 게 이 녀석이구나.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 니 놈이구나!! 니 놈이 나를!! '

남자는 내 머리를 땅에 마구 찍었다.

나는 머리에 미지근한 것이 흐르는 걸 느꼈다.

그럼에도 나는 남자를 노려봤다. 용서 할 수 없다.

' 니 놈 만은.. 니 놈 만은 절대 용서 못해!! '

남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 네가 나를 용서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널 죽이는가 못 죽이는가다.

귀찮은 남자를 끌고 오다니. 적당히 해라.. 나도 화가 나 미칠 지경이니까. 네 놈 가족까지 데려오지 않으면

여동생도 만족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니 그냥 가만히 죽으면 좋을텐데 일이 귀찮아졌잖아 '

나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 가족에게 손 대는 것 만은 절대로 용서 못해!! '

남자는 내 팔을 떨쳐냈다.

' 네 놈 애비도 그런 말을 했었지, 부모 자식이 멍청한 것도 매한가지군. 이제 됐다. 나도 진심으로 너를 죽이고 싶거든 '

내 뒤에서 발 소리가 났다.

뒤를 보자 그곳엔 나의 도플갱어가 있었다.

' 형씨!! 저 놈에게는 절대 닿으면 안됩니다!! 만약 닿으면 나도, 사장도 형씨를 구할 수가 없어요! '

나는 존의 말을 떠올렸고, 전력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좁은 빌딩 옥상에서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

나는 출입문을 돌렸다. 문은 잠겨 있었다.

뒤에서는 또 다른 내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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