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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게시판

무서운이야기26

익명
03-15
269

세번째,

어렸을 적 이야기이다.

나는 청주의 모 동네의 무심천 근처에 살고있다.

때문에 무심천에 놀러가는 일이 많았는데, 하루는 무심천에 빠졌었다고했다.

사실 난 기억이 잘 안난다만, 당시 6살이였고 이틀전 비가 내리면서 물이 불어있었던터라 한참을 떠내려갔다고했다.

지나가던 어떤 누나가 구해주었다고 하는데 감사할 일이다.

다행히 무심천은 물이 많이 불어도 유속이 빠르지않는 편이였고,, 또한 그나마도 많이 줄어들어서 여자가 구할 정도였다.

나는 어려서 인지 빠지면서 정신을 잃은 모양인지 물에빠졌는데도 허우적거리지 않아서 물도 많이 안먹고,

떠내려가며 부딪히지도않아서 상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꿈을 자주 꾸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새하얀 손들이 촉수처럼 길게 뻗어나와서는 내 몸을 붙잡았다.

하지만 악몽같지도않고, 너무 오랜시간 자주 꿈을 꾸어서인지 이상하다는 생각도 없었다.

몇년이 지나서 부모님은 원래 청주에서 하던 일을 접고 상경하시면서 나는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했다.

할머니는 집안의 막내였던 나를 매우 아끼셨고, 나도 할머니를 굉장히 따랐다.

그렇게 한도안 시골에서 지내게 되었다.

국민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된 시절에 시골에는 티비와 냉장고 한대가 전부였는데,

우리 시골집은 아궁이를 사용해서 난방을 했다. 우리집은 잘 사는편이 아니였고 나는 늘 아파서 골골거려서 병원에 가도 차도가 없었고

계속 몸이 나빠지기만 했다. 요양차 시골에 내려갔던 터였다.

티비도 재미없었고, 밖에서 뛰어놀 정도로 몸이 좋지도 않았기때문에 친척형들이 사놓은 책을 읽거나 뒹굴거리다 자거나 그랬다.

어느날, 불꺼진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있었다.

딱히 할 일이 없었기때문에 유일하게하던 장난이 불장난이였으니,

소 여물로 사용하려고 쌓아둔 짚단에서 지푸라기를 뽑아서 사람처럼 만들어서 옆에 잔뜩 쌓아놓고는

화형놀이라면서 장난을 치곤했는데, 지금생각하면 그 나이때 굉장히 잔인한 놀이였다.

한참을 태우고도 나무에 불이 제대로 안붙어서 또 태우고 놀고있는데,

어두운 아궁이 안에서 익히 보던 무엇인가가 빠르게 기어나왔다.

꿈속에서 보던 촉수처럼 긴 하얀 손이였다.

하지만 꿈속의 흐릿한 모습과는 다르게 촉수처럼 흐느적거리지않고, 길고 가는 손과팔은 빠르게 튀어나와 내 앞의 흙을 쇠스랑 처럼 콱 찍어 긁어냈다.

길고 두꺼운 그리고 시커멓게 때가 낀 손톱이 바닥을 미친듯이 긁었다.

나는 너무놀라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고도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를 쳐다보던 나를 아쉬운듯 손을 휘적거리며 잡아채렸다.

자세가 낮고 키도 작았던지라 아궁이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어두운 구석 먼발치에서 새빨간 눈이 보였다.

길고 가는팔을 위협적으로 흔들던 그것은 처음에 빠르게 튀어나왔던 속도와는 다르게 천천히 팔을 안으로 끌고들어왔다.

그리고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아가, 우리 이쁜 아가 이리오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아이를 부르는것과 같은 말투와 목소리였다.

하지만 어두운 어둠속에서 반만 보이는 그 얼굴, 말을 할때마다 벌어진 입속으로 아궁이의 어둠보다 더 새까만 어둠은 나를 두려움에 빠지게만들었다.

"엄마한테 와야지, 어서~"

그것은 두 팔을 내밀며 나를 불렀다.

그러자 나도모르게 몸이 아궁이 근처로 천천히 기울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내 앞에 뭔가 휙 하고 내려쳐진 것은.

"어디!!이것이 어디!!!"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장작으로 쓰는 나무를 집어들고 나를 향하는 손을 계속 내리쳤다.

팔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러지지도 않고 계속 나를 향해 뻗어왔다.

"아가, 이쁜아가"

팔이 계속 휘적거리자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후다닥 부엌을 나가셨다.

그리고 그대로 방 안에 들어갔는데, 집의 벽엔 수많은 부적들이 붙어있었다.

할머니가 무속신앙을 많이 믿으시던 분이였기때문에 특히나 안방엔 노란부적들이 잔뜩 붙어있었다.

나에게 절때 방을 나오지 말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궁이 깊은 곳에서 팔을 뻗어왔다.

앞으로 더와서 손을 뻗으면 충분히나를 잡고도 남았지만 더 앞으로 오지 못한것은 아마 아궁이 위쪽 벽에 붙어있던 부적때문이 아닌가싶다.

아궁이들은 솥을 끓여 밥을 하거나 했기때문에 벽에서 많이 튀어나와있었는데,

그 덕에 아궁이 속 그것이 벽의 부적을 기점으로 머리를 밖으로 내밀지 못했던게 아닌가 싶다.

깜짝 놀란 가슴에 방에 가만히 앉아서 벽만 바라보고 있는데 바닥에서 다시 나지막한 그것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 내 사랑스러운 아가.. 우리 아가를 누가 데려갔니?"

까드득-까드득-

손톱으로 천천히 바닥 아래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밖에 나갈 수 조차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큰아버지 내외가 밭일에서 돌아오셨다.

하지만 문 밖에서 할머니가 지키고 계셨기 때문에 들어오시지 못하고 사랑방으로 가셔야했다.

당시 할머니는 내게 한없이 인자하신 분이였지만 큰아버지들이나 형들이나 누나에겐 한없이 무서우신 분이셨고,

또한 큰아버지 형제분들은 할머니 말씀이라면 꿈뻑 죽는 분들이였기 때문에 다음날이 될때까지 나는 방에 갇혀서 빌어먹을 목소리와 바닥긁는 손톱소리를 들어야했다.

그러다 잠이들었을때 차가운 바람이 휙 하니 들이닥쳤다.

아궁이에 불도 못펴서 차디찬 바닥에서 새우잠 자던 나는 깜짝놀라 잠에서깼다.

새벽, 색동옷 입은 아주머니가 서계셨는데 머리는 동백기름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얼굴은 하얗고 입술은 새빨갛게 화장하신 아주머니가

손에는 작두칼이 하나씩 들려있었고 버선발로 올라온 아주머니는 할머니보다 한참 어려보였지만 할머니에게 반말을 했다.

"저놈이여?"

"예, 우리 막둥이입니다. 꼭 좀 구해주세요."

"예끼! 이 여편네는 나이를 먹더니 눈에 백태가 낀게야? 귀한 손주놈이라며 어떻게 저지경이 되도록 그냥놔뒀어!"

"예??"

"이X아 저놈봐라 저놈! 온갖 잡것들이 잔뜩 붙어서 애 진기를 쏙쏙 빼쳐먹고 앉아있는데, 이년은 눈깔이 어찌 됫길래 저걸 못봐?

처녀땐 영특하다 싶었는데 나이를 쳐먹더니 노망끼가 든게야?"

딱 봐도 아줌마는 4-50대 정도 되보셨고, 할머니는 칠순을 넘기셨는데도 할머니를 어린아이 취급하며 말을했다.

어릴적 어릴적 하는걸 보아선 할머니를 어릴적부터 본 사람처럼 보였고, 할머니역시 그렇게 아줌마를 대접했다.

아줌마는 쇠로만든 작두칼을 들어 대들보에 꼽더니

"일단 저놈에게 붙은 잡것들부터 떼내고 그 빌어먹을 X을 집어넣어야지. 어디 죽은것이 산 애를 지 애라고 잡아가려는게야?"

라고 크게 소리치면서 방안으로 들어왔따.

난 이상하게 아무리 잠을자도 눈이 뻑뻑하고 피곤한게 늘상 힘들었는데, 아줌마가 다가오자 정신이 번쩍들며 처음으로 맑은 정신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닥에서는 나지막히 그것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는데,

그 소리는 어제와는 다르게 마치 울부짖느것처럼 들려왔다.

"돌려줘!!!!돌려줘!!!내아이야!!!내 아이를 돌려줘!!!"

그리고 바닥을 긁는 소리는 더욱 빨라졌고, 금세라도 땅을 뚫고 기어나올것만 같았다.

아줌마는 그런 소리가 들리는지 모르지만 내 몸에서 뭔가를 잔뜩 떼어내는 시늉을 했다.

대부분 등에서 떼어냈는데 떼어낼 때 마다 진짜로 몸이 한결 편해지는걸 느꼈다.

하지만 어린나이였던지라 당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판단도 못했을 뿐더러 플라시보 효과를 느낄정도는 아니였다.

아줌마는 계속 떼어내는 시늉을 하며

"이것들 뭐 이리 많이 붙어있어?! 물귀신놈들!! 이놈이 죽을 놈 처럼 보였냐? 여긴 물도 없어!!"

소리치고는 바닥에 뭔가 떨어져 있다는 듯 주섬주섬 주워들더니 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분홍색 보자기에 담는 시늉을 하더니 저고리에서 노란 부적을 몇장 뜯어 보자기에 같이 집어놓고 마당에 들고나가 태웠다.

아줌마는 그렇게 보자기가 전부 다 탈때까지 보자기 앞에서 뭐라 중얼거리다가 다시 내게 돌아와 내 손을 잡고 부엌으로 갔다.

"이X아! 내가 말했지! 부엌에 어린 사내놈들 들어가지 못하게 단속하라고! 정신 말짱한 녀석들도 헛것이 보일 정도로 악독한 X인데 ,

어렸을때 물에빠져 죽을뻔하고 (내가 물에빠졌다는건 할머니도 이야기한적없으며 나도 이야기한적없었다) 온몸에 잡것들을 잔뜩 붙은 애가 들어오니 이지경이지!"

아줌마는 할머니에게 호통을 치고는 나를 아궁이 앞에 앉히시며 말했다.

"앞에 보이냐?"

"네? 네..."

"저것도 보여?"

여전히 그것은 나에게 너무 잘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번엔 손을 뻗지못하고 주저하고있었다.

하지만 모정의 승리인건지 뭔진 몰라도 그것은 다시

"우리아이 사랑스러운 우리..아이..내 아이..."

라고말하며 손을 뻗어왔다.

그러자 아줌마는 하나 남은 작두칼로 그것의 길고 앙상한 두 팔을

퍽-!

내리치며 소리쳤다.

"잡것!!!돌아가!!!"

그러자 그것은 팔이 푹 잘려나가며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

"잘 들어. 저 것은 어차피 이 밖으로 못나와. 그리고 어린애가아니면 접근할일도 없을거야"

팔이 쏙 들어가 씩씩 거리며 자신을 쳐다보는 귀신을 바라보던 아줌마는 잘려나간 두개의 귀신팔을 들더니 작은 관을 꺼내어 그 안에 넣고 닫았다.

그리고 노란 부적을 붙이고 금줄로 칭칭 동여맸다.

"이제 팔도없으니 애들이와도 아무것도 못할거야. 벽에 붙은 부적만 안떨어지게 잘 해둬."

라고 말씀하셨고, 공포스러웠던 시골의 나날들은 지나갔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이지만 시골 형들도 부엌에만 들어가면 크게혼났다고한다.

하지만 형들과 내가 나이차이도 많이났고 , 형들은 아무일도 없었기에 할머니도 잊고계셨던 금기사항이라고했다.

그리고 몇년 뒤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고, 집을 허물어 예쁜 양옥집이 만들어졌기에 아궁이도 없어졌고 귀신도 없었다.

당시 기억은 나혼자만 간직한 기억이되었고, 간간히 군대에서 후임들에게 들려주거나 여자친구를 놀려줄때 가끔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이 일을 다시 꺼낸이유는 밤이면 찾아와 뒤에서 날 천천히 끌어안는 그것 때문이다.

"우리아기..엄마가왔어. 우리아가 엄마 많이 보고싶었지?엄마랑 가자. 엄마랑가자"

그것은 그리 말하며 내 목을 조르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것은 팔이 없어서 내 목을 조르지 못하는것 같다. 다행이겠지.

하지만 지금도 내 뒤에서 나를 자신의 아이라 부르며 내 목을 조르고 싶어하는 그것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너덜거리는 하얀 소복에 새하얀 몸뚱아리, 뱀처럼 긴 목 팔뚝 관절 앞부분이 모두 잘려나간 길고 앙상한 팔.

그것은 나를 내려다보며 그동안과는 다른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X이 죽었으니 이제 엄마 팔만 꺼내면돼. 우리아가 조금만 기다려."

그 아줌마를 찾다가 남긴다.

2013년 11월 3일 돌아가신 무속인을 알고 있으시다면 제부부탁한다.

요즘 뒤의 그것이 말이 바뀌었다.

"줄은 거의 다 풀었어. 이제 이 종이만 떼어내면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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